탁 까놓고 얘기해 보자

by 김주영 posted Feb 11, 2012 Likes 0 Replies 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늘 안교 교과는 입법자 하나님을 말한다. 


율법의 영원성을 눈물겹도록^^ 역설하는 우리의 의도는 무엇인가?

까놓고 얘기해 보자.

 

안식일 때문이다. 


우리는 구약의 율법을 2분해서 

십계명은 영원하고

그 외의 모든 법 (분명 하나님께서 주신 법) 은 한시적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십계명은

하나님 만큼이나 불변의 자리에 올라 있다. 


----


'법은 도덕의 최소한' 이라고 중학교 정치경제 시간에 배웠다. 


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정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도구요 장치이다. 


십계명도 

예수께서 확인하신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 을 실현하는 일을 위한 장치일 것이다. 


----


'하나님의 율법은 하나님의 품성의 사본이다'

'북한의 법이 김일성의 품성의 사본이고

유신헌법이 박통의 품성의 사본이듯

하나님의 율법은 하나님의 품성의 사본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은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율법의 조항들은 

하나님의 품성 (사랑 공의) 의 사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더 

그 법의 규제를 받는 사람들/사회의 정황의 사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보자. 


십계명 (출20)  바로 뒤에 나오는,

하나님의 '율법' (출 21:1) 의 첫째 조항은

노예에 대한 법이다


히브리인을 노예로 삼으면

6년만 일 시키고 7년 후에는 놓아주라는 법이다. 

'아, 자비로우시다.  과연 하나님의 품성의 사본 아닌가?'


그러나 바로 그 법 조항은

주인이 그 노예를 장가들게 해 주었으면

그 아내와 아이들은 안식년에도 나가지 못하고 주인의 소유가 되도록 했다. 

아내와 자식들 버리고 혼자 자유롭게 나가겠다는 머슴이 있을까?

그래서 귀 뚫는 예식이 나온다. 

('주인을 사랑' 해서 영원히 남겠어요 했다지만

따지고 보면 아내와 자식들 때문에 발이 묶였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의 성적 대상인 여자 노예는

자유롭게 되지 못한다는 조항도 나온다. 

그리고 주인이나 주인의 아들이 그 여자 노예에 싫증을 느끼게 되면

어찌어찌 하라는 조항이 나온다. 


히브리인 아닌 다른 민족 출신의 노예에 대한 배려는

아예 거론되지 않는다. 


이런 율법들은 

노예가 재산으로 취급되던 당시, 여자는 경제권이 없던 당시에 그나마 최소한의 정의를 보장해 준다는 면에서

'하나님의 품성의 사본' 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 당시 사회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당시 정상이라고 여기던 관습

그것의 사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출애굽한 히브리인들 사회 말고

이집트나 앗시리아에는 이미 그에 상응하는 '법' 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사회는 무법천지가 아니었다

매우 정교한 법 체계가 있었을 것이고 그것은 나름대로 정의와 공평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을 터이다)


율법이 하나님의 품성의 사본 이라고 잘못 떠들면

구약의 그 수많은 도태된 법 수준으로 하나님의 품성을 끌어내릴 수 있다.


------


십계명은 영원한가?


위에서 잠깐 말한 대로 

SDA 에게 십계명은 하나님 만큼이나 영원하다. 


그러나 몇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십계명의 서문은

애굽땅 종 되었던 곳에서 구원해낸 여호와께서 이르시는 말씀으로 되어 있다. 


이집트의 노예가 아니었던 사람들, 후세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이라고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십계명은 

노예 아닌 성인 남자에게 내리는 명령으로 되어 있다. 

'네 아들이나 딸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했다. 

'이웃의 아내' 를 탐내지 말라고 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노예가 없는 오늘날에도 십계명의 글자(내용)는 유효한가?


십계명은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고하면서

이웃의 아내도 그의 집이나 노비나 나귀나 소처럼 소유로 취급하였다. 

여자를 소유물로 여기던 그런 시대의 법이 오늘도 유효한가?


소생의 말하고자 하는 바는

십계명이 폐했네 안했네 어쨌네 하는 시덥잖은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십계명이 마치 영원불변의 것으로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올라 있는 우리의 생각을

좀 재고해 보자는 것이다. 


------


십계명은 영원한가?


탁 까놓고 얘기하면

우리가 그렇다고  말하는 이유는 

안식일 때문이다. 

안그런가? 


우리는 이사야의 묵시 예언의 한 구절을 함께 인용하며

안식일이 천국에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을 역설하기 위해

십계명이 영원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자. 


장가가고 시집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천국에서

간음하지 말라는 조항은 성립하는가?


또 그 천국에서 '너나 네 아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는 성립하는가?


지구만 벗어나면 해당 사항이 없는 우리의 낮밤과 요일 따지기로

온 우주에 안식일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밤이 없다고 하는 곳에서 제칠일은 어떻게 세길래 안식일이 있다고 하는가?


잘 모르겠다. 


그건 그 때 가보면 안다. 


천국은 그야 말로 매일이 안식일일지,

거기서도 굳이 옛하늘과 옛땅의 24시간 7일을 따져 안식일을 지킬지

아니면 무슨 다른 날을 지키라 하실지

Who cares?


천국의 안식일은 우리가 관심할 사항이 아니다. 


안식일은 오늘 내가 거하는 이 곳에서 지킬 것이다. 


------


법은 최소한이다. 


그 자체로 영원한것도 거룩한것도 없다. 


인간의 관습과 문화의 사본이다. 


율법은

하나님의 품성 (사랑과 공의) 를 

최소한으로 실현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요 장치일 뿐이다.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