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by fallbaram. posted Aug 19, 2016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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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님이

육공칠공 시절의 노래인 어니언즈의 편지를 올려 놓았는데

책을 읽으며 듣다가 문득 하나의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까지는 유행가 한절이라도 입에 담아본 일이 없습니다.

거룩하게 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성악을 전공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클라식 음악외에는 음악이 아니라고 하는 막연한 교육이나 생각때문입니다.


대학에 진학을 해서 조금씩 통기타로 부르는 포크송을 접하게 되었고

처음엔 흥얼거리다가 기타를 배우면서 더 많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점점 익숙해져 갔습니다.


삼학년 시절에는 청량리 어느 다방이 주최하는 즉석 노래자랑에 나가서

비록 클라식한 창법으로 부른 포크송이지만 상을 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엔 나의 모친을 비롯해서 클라식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글라식 외에는 모든 대중음악하고 담을 쌓고 대중음악을 부정하는

세대였습니다. 


타고난 목소리를 최고의 경지로 끌고 가기 위하여

악기처럼 목소리를 통째로 울림으로 발전시켜 나간 클라식 창법하고는

달리

목소리를 쥐어짜는 뽕짝이나

목소리를 긁어 내는 듯한 기법의 대중가요는 누구나 따라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오늘 소리없이님이 올려놓은 편지라고 하는 노래는

아마도 유명 합창대가 클라식 창법으로 부른 노래입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아무런 이상한 느낌도 없이 듣다가

깜짝 놀란 것은 대중음악을 클라식으로 소화한 노래도

너무 아름답게 들을 수 있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나의 귀의 진화입니다.


그당시의 삼성이 소니를 뒤집을 가능성이 전무했던 것처럼

나의 귀로 이런 음악을 듣고싶어 하는 날이 오리라고 하는

가능성도 전무했는데...


그러고보니 어머님 생전에

"이 미자 만큼은 목소리나 창법이 듣기에 편하더라" 고 하시던

성악가의 간증이 생각 납니다.


"십자가" 라고하는 구원의 노래

소위 어린양의 노래는

어떤 창법으로던지 부를 수 있고

어떤 귀로도 들을 수 있어야 복음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교회와 교회간에

이날과 저날간에

찬미가와 찬송가간에

침례와 세례간에

담이 없어져버린 이상한 나의

신앙심이 문득 떠 오릅니다.



자신의 것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되

남의 것을 핍박하지 않는 이곳이 되기를

예수의 이름으로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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