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유와 성찰]‘정권 안보’ 위해 등장한 사드

 

본문듣기

 설정
기사입력 2016.08.12 오후 9:40
역대 정권, 특히 보수정권들은 불리한 여론이 활기 있게 퍼져나갈 때마다 상투적으로 ‘안보’ 문제를 들이댄다. 안보를 통한 ‘불가사리 전술’이다. 불가사리는 먹이사슬의 최상위에서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알파포식자에 속한다. 바로 안보라는 불가사리가 불리한 모든 여론을 먹어버린다는 것이다.

l_2016081301001687500137531_99_201608122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드 사태도 정부의 불가사리 전술의 하나가 아닐까 의혹을 품는다. 4·13 총선 참패로 레임덕이 가속화됐고, 검찰 비리·언론통제·대우조선해양 비리 등 이 정권의 핵심인물들로 연결되는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5일 만에 배치될 장소도 발표됐다.

사드 배치가 과연 군사적으로 한국의 필요에 의한 것인가, 배치 장소로 결정된 곳은 한국의 이해와 맞는 것인가, 주민의 안전에 관한 면밀한 검토는 있었는가, 사드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외교상의 문제와 경제적 손실 문제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등, 무수한 논점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해명은 당위적이거나 모호했다. 안보 문제이니 시시콜콜 토론할 사안도 아니고, 배치될 곳의 주민들에게 사전 양해를 받아야 할 사안도 아니다. 국가를 위해 지역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이다. 또 외교상의 문제나 경제적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부적절한 해명에도 여론은 양편으로 갈라졌다. 그런데 극한적으로 나뉜 주장 간의 진지한 토론은 예상했던 대로 거의 전무하다. 정부는 토론할 만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말했듯이 당위적이고 모호하게만 말할 뿐이다. 그리고 때로 물타기 전술을 편다. 가령 최근 야당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한 것을 내용이나 과정과 관계없이 매국노, 종북 운운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류 방송과 신문들은 이러한 물타기 전술의 가장 적극적인 행위자로 활약한다.

또다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다. 현 정부는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고 그것으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은 좀 지나치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MD) 체제에 관한 총책임자인 미해군 작전사령관의 과학자문관을 지낸 과학자 데오도어 포스톨은 사드가 한국 방어용이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방어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는 MD의 필연적인 한 단계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포스톨의 관점과 같은 맥락에서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 당국의 지적처럼 동북아 지역을 신냉전주의 상황에 빠뜨릴 것이고, 이미 일본은 그렇게 미국과 합의하고 향후 진로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을 제외한 주변 강대국 모두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동북아의 치열한 군비경쟁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한국 정부가 모를 리는 없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에 의하면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 배치 문제가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결정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도 이 결정에서 소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부는 담당 전문기관의 검토와 연구도 거치지 않은 채 이 사안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권 안보라는 정치공학적 필요에 의해 안보가 동원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신냉전 상황 속에 국가와 국민을 몰아넣는 위험한 불장난이 고작 정권의 안보를 위한 것이라면 현 정부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성서 얘기를 해보자. ‘신명기’는 역사적으로 제1성서(그리스도교의 구약성서)의 출발점에 있는 문서다. 기원전 7세기 말 유다국의 개혁군주인 요시야왕의 핵심 개혁문서가 ‘신명기’의 초본이었고, 이것에 기초해 작성된 문서들이 훗날 제1성서의 근간을 형성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문서에 의하면 왕은 소농을 보호하는 각종의 정책과 함께 군비와 병력을 감축하는 정책을 취했다는 점이다. 당시 대외적으로 제국들의 준동이 심상치 않았고, 대내적으로는 소농의 몰락이 속출하고 있었다. 이때 왕이 추구했던 안보의 우선순위는 군사력의 증강보다 복지를 통한 백성의 안전에 있었다. 이 전통은 이후 유다국이 몰락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왔고 1세기의 예수나 바울의 운동도 그런 신앙의 기반 위에 있다.

성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 그것은 모든 정부가 명심해야 하는 근본 원리임을 청와대의 그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01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4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5385 “지난 6년간 ‘946명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졌지만 2016.05.04 49
15384 2016년 세계여성선교강조 천안중앙교회 안식일 예배실황(특창설교) 예배 2016.06.10 49
15383 아래 '소리없이' 님의 글을 다른 곳에 링크시키려는데, 자세한 주소가 나타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2 알고시포요 2016.06.13 49
15382 양자역학, 창조원리를 물리학으로 설명할순 없을가? 이메진 2016.07.09 49
15381 성적 지향성에 관한 미국 정신의학회의 입장 일부: 원문과 번역 김원일 2016.07.12 49
15380 김무성 “중간층 투표 포기하도록 하는 게 우리 전략” 2 비열한 2016.02.01 50
15379 2/2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 꽃 2 file 난감하네 2016.02.01 50
15378 국민정보원 13회 - 세월호와 무지개공작 대한 2016.02.21 50
15377 통일의 급행열차 1 하현기 2016.03.02 50
15376 우리나라에 제2의 노무현 대통령이 나올 수 없는 이유(최진기 인문학 특강) - 젊은 친구들이 지지하는 후보는 당선되지 않는다 1 진기명기 2016.04.08 50
15375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마녀사냥 도시산업선교회 선교 2016.04.15 50
15374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리는 공범들 내부자들 2016.05.09 50
15373 [재림교회에 관한 오해와 진실] 제1편 부당한 이단의 멍에를 멘 재림교회 필립스 2016.05.27 50
15372 [팩트체크] 한국만 믿는다는 '선풍기 돌연사'…사실일까? 팩트 2016.07.28 50
15371 안식일들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표징(Sign, 징조, 표시)인 이유 1 김운혁 2016.05.16 51
15370 '변호인' 법정 명장면 2 외교관 2015.11.29 51
15369 親日警察(친일경찰)・廬徳述(노덕술)(【韓国(한국)MBC】「今だから言える」(이제는 말할 수 있다)2004.4.13) 진실한근혜씨 2016.01.27 51
15368 전용근과 함께 걷는 음악산책 ''When Dreams Come True' - Michael Marc - Inspirational Guitar Music 전용근 2016.02.07 51
15367 남북 정상회담 김정일 집중취제 통일로 2016.02.20 51
15366 親日警察・廬徳述(【韓国MBC】「今だから言える」2004.4.13) 이제는말할수있다 2016.03.18 51
15365 가족사망때도 <애도예배>가 아닌 <감사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예언 2016.02.27 51
15364 [성명] 우익집단 집회사주와 매수행위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빈곤해결책 2016.04.22 51
15363 그것이 알고싶다 E771 고도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 100925 생활 2016.06.01 51
15362 [김상래 교수와 함께 하는 구약 다시 읽기] 제1편 죄가 용납된 이유 푸르름 2016.06.07 51
15361 [팩트체크] 트럼프, 5분에 한 번 꼴로 거짓말? 확인해보니… 팩트체크 2016.06.21 51
15360 봄날은 간다 - 최백호 1 여름날 2016.07.29 51
15359 제 20회 미주 재림 연수회 file 새벽별 2016.08.15 51
15358 사드 반대운동 3곳으로 확산…김천이 가장 큰 변수 국가대표 2016.08.22 51
» 경향신문 [사유와 성찰] ‘정권 안보’ 위해 등장한 사드 여론 2016.09.01 51
15356 148회 연평해전 특집 (with 김종대) 숙제 2016.04.18 52
15355 뉴스타파 - 주체사상 배운다고?... 날조와 왜곡으로 국정화 회귀(2015.10.15) 그림자 2015.11.05 52
15354 29/1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꽃 file 난감하네 2016.01.28 52
15353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여 ! file 구미자 2016.03.24 52
15352 전두환 보도지침 사건 30년 "대통령 무서워" 달라진 게 없다 2016.03.26 52
15351 노무현 명연설 "내부자들"을 뛰어넘다 거라사 2016.04.07 52
15350 (류근일 칼럼) 또 호남 동포 속이려는 전대협 운동권의 전략전술. 문재인 '對호남 호소문' 하하 하하 2016.04.10 52
15349 영생을 사모하면서 동시에 "영원"을 불신하는 우리들 김운혁 2016.05.26 52
15348 지구역사의 마지막 때에 특별한 빛이 있게 될 것이다. 달처럼 2016.06.27 52
15347 돈 없어서 감옥 가는 사람 돕는 장발장은행 ... 무이자·무담보 대출,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시민사회·종교계 참여 요구 장발장 2015.03.17 53
15346 John Lennon - Imagine serendipity 2015.11.30 53
15345 [심상정 국정감사] 심상정의원 질의 4대강은 실패한 사업_환경부가 오염된겁니다_환노위_환경부 국정감사 호수 2016.03.01 53
15344 루스벨 - 제국주의적 상징 곰솔 2016.04.07 53
15343 <재림신문 95호> 희망 잃은 국민에게 교회가 희망 줄 수 있어야 교회 2016.04.10 53
15342 [김병준 칼럼] 청와대는 스스로의 판단을 믿지 말라 1 현자 2016.04.21 53
15341 허(虛)의 여유 1 신비 2016.04.23 53
15340 5월10일 오늘의 꽃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file 난감하네 2016.05.10 53
15339 절망의 눈치를 보며 그리다 수영 2016.05.15 53
15338 제20회 미주 재림 연수회 file 새벽별 2016.06.16 53
15337 ‘철근 410톤’ 실은 세월호는 그날 밤 왜 홀로 떠났을까? 410톤 2016.06.28 53
15336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시여! file 구미자 2016.07.03 53
15335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시여 ! file 구미자 2016.07.22 53
15334 텅빈 거리와 마트... 한국경제 뒤흔드는 메르스 (백화점·마트 등 5월보다 25% 급감, 관광업계 직격탄... 정부 뒤늦게 지원책 내놔) 물과불 2015.06.10 54
15333 임신부·어린이도 마음 놓을 수 없다 조심 2015.06.18 54
15332 ▲제1부 빅데이터로 보는 이번 주의 남북평화소식 (제24회) (3:00-4:00) :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명지원 / ■제2부 38평화 (제54회) (4:00-5:00) : 한국 현대사 50년을 고스란히 기록한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 최창규 / ●제3부 평화의 연찬 (제193) (5:00-6:00) : 통일을 위한 준비 - 마라톤 정신으로 II 박문수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11.19 54
15331 위안부와 일본,중국 김보영 2016.01.03 54
15330 ▲제1부 빅데이터로 보는 이번 주의 남북평화소식[북한 알아가기] (제33회) (3:00-3:30): 남북 관계 신년토론회. 좌장(발표자 의견 종합): 이소자 / ■제2부 38평화 (제63회) (3:30-4:30) : 새시민[새터민] 돕기 현실적 실천 방안. 김현철 / ●제3부 평화의 연찬 (제203) (4:30-6:00) : 상대방의 언어로 대화하기. 최창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1.29 54
15329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여 ! file 구미자 2016.03.30 54
15328 Dogs Meeting Kittens for the First Time 2016 고개 2016.04.10 54
15327 "북풍, 야당 무대응으로 힘 잃어 군대 안 간 '특권층 안보' 끝내겠다" 1 진보 2016.04.22 54
15326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5월 12일) 1 아바타 2016.05.11 54
15325 한국 재림교회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기별 (오디오) 김운혁 2016.05.09 54
15324 외교문서로 드러난 518의 배후 file 현대사2 2016.05.18 54
15323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이시여! file 구미자 2016.07.03 54
15322 전용근과 함께 걷는 음악산책 ' Romance 금지된 장난' 2 전용근 2016.08.05 54
15321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II 하늘이 내리신 대통령 하늘이 2016.08.10 54
15320 최진기-북한 미사일 발사의 의미2 팩스 2016.08.24 55
15319 "저열한 백성들이 있는 나라도 역사책을 바꾼다!" 커이 2015.10.09 55
15318 기사로 담지 못한 세월호 유족들의 눈물 미디어 2015.12.17 55
15317 ▲제1부 빅데이터로 보는 이번 주의 남북평화소식[북한 알아가기] (제29회) (3:00-3:30):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신년사' 어떻게 볼 것인가? 명지원/ ■제2부 38평화 (제59회) (3:30-4:30) : 우리 시대의 문제점과 고민의 방향. 서만진/ ●제3부 평화의 연찬 (제199) (4:30-6:00) : 유가(儒家)의 동아시아 세계 지배와 그 역할의 시효성 논란 - 한국 기독교문화의 유교문화적 요소와 극복 장성록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5.12.17 55
15316 ‘재협상’ 아니라 ‘철회’면 된다? 가능성 따져보니.. 1 미디어 2016.01.01 5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