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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3 01:14

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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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 입은 목사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환하게 나왔다.

단하에서도 할렐루야로 응답하였다. 할렐루야 서너 차례의 화답 연호로 교감은 이루어졌다.


불의 사자 목사 역시 반말조에 걸걸한 쉰 목소리였다.

수연은 늘 그렇듯이 사람의 인상을 살폈다.


상스러운 인상의 소유자였다.

이곳이 아니면 야바위판에서나 볼 인상이었다.


법원 경매장 따라다니다 목사가 된 옆집 아저씨 분위기와 흡사하였다. 쉰 목소리는 목사표 트레이드마크였다. 성대 결절보다는 가공된 겉멋으로 보였다.


설교의 요지는 “불 받으라.”였다.

불 받아야 만사형통이며 불 받아야 병마를 물리친다고 역설하였다.


원장 목사는 이내 찬송을 부르기 시작하였다.

찬송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또 다시 격하게 고조되었다.


갑자기 한 여자가 뛰어나왔다. 뒤에서부터 나와 강당 한 바퀴를 뛰더니 한곳에 푹 고꾸라져서 아버지를 부르짖었다. 여자는 쓰러져 몸을 비틀고 용천지랄을 하였지만 입에 거품은 없었다.


또 한 사람은 단위로 올라가더니 거기서 편한 자세로 벌러덩하였다.

원장목사는 싫지 않은 표정으로 연신 찬송을 불렀다.


분위기는 달구어지고 다시 춤추는 무도장이 되어 갔다. 많은 이들이 맘껏 춤을 추며 찬송을 불렀다.

불, 불, 불하며 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옷을 붙잡고 어린아이가 같이 울고 있었다.


수연은 여자의 눈물과 어린 딸이 흘리는 두 눈물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하였다.

목사의 설교는 1인 경극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앉아서 별별 오두방정을 떨기도 하고 강단 앞으로 떼굴떼굴 구르는 사람도 있었다.

구르다 지치면 그 자리에 대자로 누웠고 진행요원들은 다치지 않도록 통제를 하고 있었다.


무릎 끓고 박수치던 사람들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일어설만한 사람은 다 일어섰다.

불은 여기저기서 났다. 단상 위의 원장 목사의 멘트는 계속 불, 불, 불, 성령의 불이었다.


청중 속에서도 불, 불, 불 불타령이었고 우는 사람 틈에 끼어서 웃는 사람이 있고

누워서 우는 사람도 있었다.


수연은 정리되지 못한 마음으로 아연실색하였다.

사람들은 숨도 쉬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구르는 사람, 불불불하며 발발 떠는 사람들,

좀비들의 광란이었다.


상체를 빙빙 돌리는 사람,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사람, 누가 더 엽기인가를 보여주는 가지가지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옆자리의 점쟁이 집사님은 고수답게 유연한 놀림을 하고 있었다.

멍해져서 앉아있는 수연을 점쟁이 집사님이 일으켜 세웠다.

이번에 불 받아야 병마가 물러간다며 머리에 손을 얹으려고 하였다.


목사는 이제 상의를 벗고 손을 들어 장풍을 쓰기 시작하였다.

불로, 불로하고 손을 뻗으면 그 방향의 앞자리 사람들이 쓰러져나갔다.


다른 방향으로 하면 그쪽 사람들도 불의 장풍을 맞고 낙엽처럼 쓰러졌다.

사람들은 쓰러져나갔다.


강단의 목사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장풍으로 쓰러뜨리려고 방향을 계속 달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쓰러지는 것인지 쓰러져 주는 것인지 거의 쓰러져나갔다.


진행요원들은 넘어지는 사람들이 다칠까 뒤에서 대기하며 받쳐주고 있었다.

수연은 무안한 상황에 슬그머니 주저앉았다.


이것은 예고편이었다.

다음은 본격적 ‘귀신 쫓아내기’였다.


목사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으며 단 아래로 내려왔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겠다고 하였다.


목사는 떨어대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헤집으며 안수하고 다녔다.

안수 받은 신자들은 하나같이 뒤로 벌러덩 나자빠지고 있었다.


뒤로 나자빠지는 것이 안수에 대한 보답처럼 모두가 쓰러져 갔다.

목사는 안수에 대한 반응을 유다른 사람들을 찾아내어 귀신을 쫓는다고 하였다.

목사는 쓰러져 떨어대는 사람의 입을 벌리고 나가, 나가를 외치고 있었다.

쓰러진 자는 안 나가 안 나가로 반응하고 있었다.


목사는 “그래도 안 나갈래 예수이름, 나사렛 예수”를 무한 반복하였다.

보조요원들은 쓰러진 여자의 입에 마이크를 바싹 대었다.


목사는 기대대로 되지 않는 듯 더 용을 쓰기 시작하였다.

쓰러진 여자를 거의 때려잡을 듯이 하자 위기감을 느낀 여자의 입에서

‘나갈게요.‘ 가 새어나왔다.

주위의 박수가 터지고 여자는 손아귀를 벗어났다.


목사는 진짜 미친 사람은 넘어가고 예민한 촉으로 적당히 광기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었다.

귀신은 많이 쫓겨나고 있었다.

보조요원들도 넘어진 사람들의 수족을 붙잡고 나사렛 예수를 함께 외치고 있었다.

목사의 손에 붙들려 ‘나갈게요.’를 강요받던 한 사람은 겨우 도망쳐서 생사람 잡는다고 소리쳤다.


멀쩡한 사람은 수연 혼자 같았다.

대명천지에 웃을 수 없는 촌극이었다.


수연은 어린 시절 교회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회상하였다.

“아 교회!” 수연의 머리는 띵하고 복잡해져 갔다.

  • ?
    바다 2016.07.24 20:43
    생생하네요

    어릴적 건너편 언덕위 천막교회에서 북치고 찬송을 크게 부르는 그 장면은
    가사도 무서웠고(술마시고 담배피고 죄만 짓다가 ~~~~어찌하리요~~~ )
    좀 무서웠던 기억이 있지요

    그런데 당사자들은 아무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죠
    그것을 미신같다고 하기에는 인간적으로 할 수가 없지요 ㅎ
    당사자들은 아주 중요한 일이니깐요
  • ?
    깨알 2016.07.24 23:13

    네 바다님 감사해요^o^

    수연은 교회와 마주하며 몸살이를 겪지만
     버겁게 감당해 냅니다. 

    만신창이 되어도 별을 놓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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