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여

by fallbaram. posted Jun 25, 2016 Likes 0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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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표면으로만 떠 다니던 

통영 앞 바다의 추억이

육십이 훨씬 지난 오늘에는 파도에 밀리지 않는

굴떼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윗돌이 되어

바닥에  게으르게 누워 있습니다


지금은

그 위로 새로운 세대의 팔팔한 고등어들이

파도를 타며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고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질긴 낚싯줄로 살아서

삼천포 영감님은

새벽기도를 나온 고기들 모가지 줄줄이

꿰어 "여보 할매" 부르며

도다리의 가는 비늘을 쓸어내고

있겠지요


바다냄새라고는 

어린시절 오징어를 좋아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나의

서울 할미와 오랜세월

공동으로 잊어버리고

살아온

바다가

오늘은 새삼 그리워 집니다

미국의 바다는 짠맛도 냄새도

통영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기름떼가 흘러 나와 있는 항구에 

어선들이

조기처럼 줄줄이 꿰어있고

그 사이사이에서 짐승같이 투박한

뱃사람들의 욕찌끼들이

공중에 둥둥 떠 다니던 그런

그림은 다시 그려볼 수 없는

통영의 추억입니다


오늘 아침엔

통영하고 뱃길로 한시간이면

연결이 되는 

부산의 바다님이

손수건을 흔들고 있네요


민초를 떠났다고 생각한 일이

한번도 없읍니다


누군가 민초에서

나의 낚싯줄에 걸렸던 

대갈빡이 큼직한 심성좋은

물고기 한마리가

제발 교회를 떠나지 말고

순도 백에 가까운 복음 이야기

카스다에 와서 들려 달라고 하는

소원을 빌었고 그래서

처음엔 왔다갔다 하다가

외관상 아니 시간상 한곳으로만

걸치고 지냈습니다


어제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일곱의 주인이 사흘에 벌리는

나중에 퍼다주는 포도주

그것이 십자가의 일이며

먼저 마셨던 모세의 포도주 보다

영생의 맛이 더 분명하다는 내용으로

평소의 나답지않게 열을 내는 광경을

청중 한분이 찍어서 페북에 올린 모양입니다


거기에서 반가운 눈팅이 있었군요


사실 거의 절망적 포기상태로 기울고 있는

카스다에서도

소리니지 않는 펜들을 숱하게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그분들대로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거나

기왕에  시작한 갈라디아서의 씨리즈는

끝내달라고 하는데

지금 생각중입니다


교리적이던

신앙적이던

그런 범주를 벗어나서

윤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인간적으로

오히려 실명을 우선하는

동네가 훨씬 못하다는 결론은

내 맘속에 자라난지 오래됩니다


소리없는 지지자들의 손가락을

떨게 만드는 특유의 율법적 완고함 속에서

간간이 자신들이 복음적이라고 해 쌓다가

심지어 "오직 예수" 라고 하는 제목을 걸고

나중의 나오는 포도주를 율법이라고 하는

옛부대에 담아서

퍼다 올림을 보면서 가나의 혼인잔치와

게시판의 혼인잔치가 진정 비교되기도 합니다


둘째하와와 둘째아담의 혼인잔치

마리아와 예수의 혼인 잔치

교회와 어린양의 혼인잔치가

아니고


모세와 그리스도의 혼인잔치

선지자와 예수의 혼인잔치처럼 보이는

잔치에 하얀 예복도

떡과 포도주도 다 떨어졌는데


성경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하지않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완고하다고 말합니다


아직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랬었다는

설명을 바다님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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