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ern Cross님께서
요 밑에 잔나비님의 글에 대신 댓글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요즘 민스다 에 들어와 보면,
이전에 학문적으로 토론되던 이슈들이 오늘날의 재림교회의 실제적인 상황에서 확인 된다는 점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재림교회의 특별한 교리들, 신학들은
누가 학문을 하고 신학을 조직하겠다고 사변하다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실제적인 상황을 살아내고 돌파하려는 사람들의 선택 이었습니다.
신학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는 밀러에 의해 날짜가 잡히고, 단 8장과 레위기 16장이 연결되었고
역시 아마추어인 하이람 엣슨이 환상을 보고
세천사의 기별이 목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몸으로 살아 내던 우라이야 스미스가 예언을 해석하고...
그렇게 생겨난 교회에서
이제는 PhD 까지 주어 가면서 설을 다듬고 학문을 세웁니다.
오늘날 신학이라는 학문을 모르는 교인들이
'1844년부터 조사심판이 시작되어, 내 이름이 언제 불려질지 모르는 궐석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이후에는 남은 때가 없으니 존절히 깨어 있어라. 이 세대야 말로 진짜 마지막 세대다.
일요일휴업령이 곧 내리고 저들은 우리를 핍박하려고 칼을 갈고 있다'
라고 하는 믿음 가지고는
자신과 가족의 믿음 지탱하기도, 교인과 교회로서 의미있게 살기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했고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은 이제 이 교회의 교단에서 더 이상 거론되지도 않습니다.
그저 빨간 책에나 있는 얘기죠.
저의 경우에는
세미나리를 졸업할때 까지
학문적으로 이런 문제를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에서는 교회가 뒤집어질 사태가 일어나고 있었던 시절에) 삼육대학 신학과나
포드 이후 앤드루스 세미나리에서는 그런 이야기는 낌새도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말한 대로 중학시절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해 온 단 8:14 해석도
아무런 반성 없이 그냥 그대로 믿고 가르쳤습니다.
돌이켜 보면 2000년이라는 작위적 연대의 문턱을 넘은 것이
저의 사상적 방황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home-grown heretic 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러고 나서 보니까
이미 40년 전에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이 길을 가던 많은 선구자들이 그런 생각을 했었고, 말했었고, 싸웠었고
그러다가 희생을 당했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도 학문을 하다가 그렇게 된 것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다가 그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누가 나에게 그것을 알려 주었었더라면
혼자 끙끙대고 고민하고 눈물 흘리고 자학하던 그런 시간들은 절약될 수 있었을 텐데^^
재림교인들의 natural history는
교단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매 세대마다 같은 경로로 여기에 발을 들여놓고
그러다가 고민하고 흔들리고
나름대로 정체성을 찾아 뿌리를 내리든지 아니면 떠나가든지
지금도 '보수적' 인 가르침으로 교인이 늘어난다고
그것만 가르치면
그렇게 해서 교인이 된 사람들은 또 위의 역사를 반복하고...
이전 세대가 알고 있는 것들이 전수되고 발전되어
후세대는 그 위에 건설하는 전통이 없어졌습니다.
우리는 그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얘기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 자빠질 정도로 말이죠.
그렇게 전도해서 들어온 교인들은 앞문으로 들어와
뒷문으로 나가고
그 밀물과 썰물이 해마다 어김없이 계속 반복되는 동안
이 교단에 혈연 학연 지연 혼연 직업연으로 묶인 사람들만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대로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바보
라고 했던가요.
교단과 목사들은 똑같은 점괘를 풀어 먹이면서
이제나 저제나 그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젊은 주의 종들은
저와는 다르게 이미 그 젊은 시절부터
이것을 깨달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민스다가 환풍구였던 것 같습니다.
골방에 몰래 숨어서 단파 라디오로 듣는 자유의 소리 방송이라고나 할까요
이들이 얻은 학문과 지혜가
그 다음 세대로 전달되고
(여기서 '세대' 란 21세기 식의 매우 짧아진 세대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후배들은 우리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교회가 되는 것
저는 그것을 바랍니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저는 학문으로서의 신학에는 관심도 소양도 없습니다.
그것이 이 상황을 사는 민초들에게 의미 없는 말로 끼리끼리 논의되어지는 것은 뭐 그렇다 해도
그것이 마치 민초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전문적인 지식이라는 식으로 가르쳐지는 것은 견딜 수 없습니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시대에
이 민초스다에
신학을 제대로 공부하신 분들이 들어 오셔서
쉽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남십자성님의 입촌을 환영하며
바쁘시겠지만
앞으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도 알지 못하면서, 왜 예수님이 지성소에 들어가신 날은 정확히 안다고 떠들어댈까?" -- 이 말을 진심으로 한 겁니까? 이걸 말이라고 지어낸 겁니까? 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