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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북 리뷰에서 퍼왔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위기를 

네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것 

좋은 지적이라 생각됩니다. 


이 글의 제목은

퍼온 글 내에 있는

왕목사의 말에서 따왔습니다. 


======


이력서 특기 란에 '독서'라고 쓰는 만용을 부린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를 냈던 마흔한 살 때도 그랬으니 지금 생각하면 꽤나 치기어린 행동이었다. 나름이유는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번듯한 취미나 특기를 갖지 못해 기껏해야 독서나 음악 감상 취미에 운동이 특기라고 읊던 시절이었다. 그런 풍조에 대한 반발에, 어떤 책이든 빨리 읽어내고 심지어 이해할 수 있다는자부심도 한몫했다.

지금은 일삼아 책을 읽어야 하니 더더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다. 그런데 종교 관련 책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본래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는 생각하면서도 예수니 부처니 하는 이름으로 의인화하는 데는 거부감이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정치와 종교는 유쾌하지 않은 화제라는 무의식이 작용한 탓이라 짐작한다. 그러니 성경이나 불경 같은 경전, <성경 왜곡의 역사>(바트 어만 지음, 민경식 옮김, 청림출판 펴냄)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윌리엄 슈니더윈드 지음, 박정연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같은 종교사, 아니면 종교인들이 쓴 에세이집을 읽는 것으로도 호기심을 풀고 마음을 닦는 데 충분했다. 오강남 교수의 <예수는 없다>(현암사 펴냄) 같은 책은 쟁여만 놓은 상태였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 책에 눈길이 간 것은 순전히 흘러간 명화를 연상케 하는 제목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지은이 김진호도 낯설었다. 한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공부가 됐다. 이런 책을 처음 읽었으니 평하기 조심스럽지만 자료는 튼실하고 문제의식은 순정하다는 인상이었다. 기왕에 단편적으로 알면서 눈살을 찌푸리던, 이런저런 개신교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눈에 보이는 대로 공격한 것이 아니라 뿌리를 캐고 흐름을 정치 사회적 맥락에서 학문적으로 분석한 덕분이다.

▲ <시민 K, 교회를 나가다>(김진호 지음, 현암사 펴냄).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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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한국 교회의 위기를 배타주의, 성공지상주의, 극우 반공, 친미 네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았다. 한국 개신교의 어제를 짚은 <시민 K, 교회에 나가다>란 제목의 책 1부에서 흥미롭고 풍성한 자료를 동원해 그 뿌리를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일제 시대 개신교의 신자 80퍼센트는 평안도와 황해도에 살았는데 이 지역은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력이 가장 막강했고, 이들의 활약으로 조선 전역에서 미국 선교사들의 헤게모니가 확고해졌다고 지적한다. 1910년의 통계에 따르면, 당시 인가된 학교의 35퍼센트가 미션스쿨이었고 이곳에서시행된 문명주의적 편견의 효과로 1920년대 한 연구에 따르면 미션스쿨의 조선인 청년들은 미국인을 닮는 것과 근대화하는 것, 그리고 복음화하는 것을 동일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뿌리를 내린 미국주의, 백인 우월주의 종교는 해방 이후에도 미국 본국에서의 막대한 후원금이 교회로 몰려드는 등 견고해져 제1공화국 때는 교인이 전체 인구의 3퍼센트도 안 되면서도 정계, 법조계, 언론계 등의 요직 중 20~3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극우 반공의 뿌리를 보는 시각은 이색적이다. 지은이는 일제에 의해 강요되었던 신사 참배의 굴욕감과 수치심이, 해방 후 공산 세력이 판치던 북한에서의 경험과 합쳐지면서 공산주의 증오로 전환되었고 북한 출신에 의한 '월남자 교회'가 남한의 반공주의를 추동하는 중심 세력이 되었다고 본다여기에 1961년 군사 쿠데타 이후 정부의 정치적속셈과 맞아떨어지면서 교회와 군부는 공산주의라는 공동의 적을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성장 지상주의 목회 모델의 성공 사례는 1958년 자택에서 예배 모임을 시작한 순복음교회를 꼽는다. 1960년대 개발 정책에 따라 빠른 속도로 도시로 유입된 대규모 이농민을 대상으로 치유, 풍요 그리고 영의 축복이란 '3박자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 순복음교회는 1970년대 10년 동안 교인 성장률이 1600퍼센트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대형 교회의 성장을 신앙적으로 뒷받침한 '번영 신학'이 그것이다. '적극적 사고'를 신학적 키워드로 제시한 노먼 빈센트 필이나 '목적이 이끄는 삶'을 쓴 릭 워렌, '긍정의 힘' 저자 조엘 오스틴 등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 목사들이 제시한 번영 신학은 '번영'을 신앙적 현실관의 최상위에 두고 이를 위해 자신의 내면을 적극적으로 구성해 가는 자기 계발적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다.

1부는 2003년 1월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독교도들의 친미 집회에서 세계 최대 감리교회 목사인 김홍도가 10만 군중 앞에서 영어로 기도를 올려 어느 대목에서 "아멘"하는 추임새를 넣을지 몰라 당황했다는 코미디 같은 일화로 시작한다. 그런데 한국 개신교의 오늘을 살핀 2부 '시민 K, 교회를 떠나다'에도 상징적인 일화가 나온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직할 교회 목회자들에게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는 말을 믿지 마라. 목회에 실패한 사람들이나 하는 변명이다. 주님 보기에 큰 교회가 아름답다"고 했단다. 반면 10년 동안 900개 교회를 지원한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의 '목회사관 훈련 서약'엔 "성인 출석 교인 100명이 될 때까지 목사 부부는 휴일, 공휴일, 명절에도 쉬지 않고 전도한다" "주 5일 이상, 매일 4시간 이상 전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단다. 지은이는 양측 모두 한국 교회가 지향하는 성공 지상주의를 보여주는 단편들이라고 지적한다.

교회 매매와 '세계 2위 선교 대국'을 자부하는 '단기' 선교 붐 역시 성장 지상주의의 폐단임을 지적하는데 이는 어지간히 알려진 사실들이나 시각이 '교회 성장'에 전력을 다하느라 설교를 준비할 틈이 없어 설교 모음과 설교 보조자가 난무하는 세태를 짚은 대목은 새롭다면 새롭다.

지은이는 승자만 독식하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대중은 신을 필요로 한다며 3부 '시민 K, 작은 교회를 만나다'에서 '작은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시민 종교'라 할 촛불 집회 등에서 보듯 대중의 종교성은 여전한 만큼 불안에 빠진 사람들을 위안하기 위한 신의 귀환, 아니 신들의 귀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상적 열정은 넘치지만 성찰이 결핍된 종교는 위험하다는 이유에서 '사회적 영성'을 재발견하고 회복하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록 이 책을 읽고 신앙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지만 이런 이들이 분투하는 그만큼 한국 개신교는 아직 건강하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와 함께 이 책이 한국 개신교를 공격하는 데 쓰여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학대학원을 나와 한때 교회 담임 목사를 지내기도 한 재야 신학자가 비록 교회 권력이나 학문 권력에 구애 받음 없이 썼다고는 하지만 한국 개신교에 대한 애정에서 우러나온 비판-비난이 아니다-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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