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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04:15

익숙해질 때까지

조회 수 122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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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聖人)이 성인이 된 까닭은
‘숙(熟)’ 한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
숙(熟) 자를 깊이 음미해 보면
그 의미가 무궁하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聖人之所以爲聖人, 不過一熟字耳.
성인지소이위성인  불과일숙자이

深味熟字, 其意味無窮, 豈不好乎!
심미숙자  기의미무궁 기불호호


- 임성주(任聖周, 1711~1788), 『녹문집(鹿門集)』 권17 「한천어록(寒泉語錄)」



해설
   1730년, 녹문(鹿門) 임성주는 한천정사(寒泉精舍)에서 도암(陶菴) 이재(李縡, 1680~1746)를 뵈었습니다. 젊은 녹문은 노성한 도암에게 그간 학문하며 의문스러웠던 점을 여쭈었습니다. 「한천어록」은 그때 도암과 녹문 사이에 오고 간 대화를 문답식으로 정리해 놓은 글입니다.

 

   녹문이 그 유명한 『논어』의 맨 첫 장,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에 대해 묻자 도암은 자세하게 답을 해 주고 이렇게 말합니다. “성인이 성인이 된 까닭은 ‘숙(熟 익숙함)’ 한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 ‘숙(熟)’ 자를 깊이 음미해보면 그 의미가 무궁하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사람이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알면 제대로 행동한다는 것이 성리학의 기본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격물치지(格物致知)를 그토록 강조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배우기만 해서는 부족합니다. 배워서 알게 된 것을 때때로 익혀서[時習]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도암은 여기에서 ‘숙(熟)’ 한 글자를 강조합니다. 배운 것이 진정 내 것이 되려면 완전히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전에 나오는 성인(聖人)들도 사실 익숙해질 때까지 자신이 배운 것을 익힌 사람들이었지, 처음부터 우리와 바탕이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도암은 녹문에게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고, 익숙해지도록 해서 종국에 성인이 되기를 기약하는 공부를 하라고 당부한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현대인과 공부(工夫)의 목적도 다르거니와 공부 과정 역시 다릅니다. 지식의 홍수라고 할 만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어느 한 가지만 진득하게 탐구할 여유가 없습니다. 더 많이 보려 하고 더 많이 얻으려 해서 조금이라도 진척이 보이면 어서 빨리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옛사람들이 특히 경계했던 것들입니다. 그들은 오히려 진득하게 노력하여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렇듯 옛사람들의 방식은 ‘더 빨리 더 많이’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반성(反省)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글쓴이하기훈

[고전명구 291] 익숙해질 때까지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 ?
    무실 2016.06.23 04:16
    세상 교육과 기술은 얼마나 빨리 변해가는지
    새로운 것이 나와 배우려고 하면
    어느새 다른 것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배우기를 포기할 때가 여러 번이다.

    기독교도 배우는 것을 중요시하고
    주님께서도 너희가 가르치라고 하셨다.

    그중에 기도가 있다.
    제자들은 기도하는 법을 물어보았고
    기독교의 여러 전통에도 나름의 방법이나 내용을 가르친다.

    동방정교회는 기도할 때 호흡을 중요시한다.
    숨을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숨을 쉴 때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은지 가르친다

    그것들은 책을 보고 하지 말고
    가르치는 사람에게 직접 배워야 한다고 권한다.
    혼자 하다 잘못하기 쉽다고 한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고
    부모를 공경하고
    간음하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고...

    이런 것들도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다.
    늘 하다 보면 익혀질 것이고
    나중에는 몸에 밸 것이다.

    어느 목사님이 치매가 와서
    대부분을 잊어버리고 사람들도 몰라보는데
    매 주일 예배시간만 되면
    예배 순서와 성경 구절들을 외우고
    찬미와 기도를 인도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릴 수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 ?
    fallbaram. 2016.06.23 04:21

    무실님


    오랫만에 눈길이 자동으로
    쉽게 그리고 깊이 끌려가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내 철학하고 잘 어울리는 이야기
    다시한번 "그렇지" 하면서
    감사믜 마음 전합니다.


    온퉁 교회가 진리라고 하는 추상적

    가르침에 혼과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지금에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일이 결코 추상적이지 않고

    우리의 믿음속에 현실처럼 나타나는 변화를

    추구하고 기도할 일입니다.



  • ?
    소리없이... 2016.06.23 14:08

    오랫만이세요 무실님!
    저부터라도 글이 길면 안읽어지지만
    그러나 관심이 가는 분야는 길어도 읽고 또 읽습니다만...
    지금 한국은 인문학을 천시하는 풍조를 국가가 나서서 조장하고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학문이란 그저 내가 더 성공하고 출세하도록 경쟁수위를 높히니 더 삭막해질것같습니다.

    참고로 시간이 되실때 한국사 설민석샘의 유툽을 보십시요.
    길지도 않고 10분 좀 넘는 시간으로 짜여져 너무 재미있어
    한동안 모조리 찾아 들었지요.

    지금도 신상 나올때마다 찾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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