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본회퍼의 관계적 교회론 연구_한신대 전철 교수

by 무실 posted May 27, 2016 Likes 0 Replies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국조직신학논총 제 38집(2014년 6월)에 실린

"디트리히 본회퍼의 관계적 교회론 연구" 논문을 요약해 본다.


"본회퍼의 삶과 증언을 통해 새로운 교회론을 고민하며 교회다운 교회를 희망하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귀한 울림이 된다."라고 전철 교수는 논문 끝에 밝히며


사회(국가)와 문명에 대한 교회의 성찰과 자리를

실천적으로 구상하고 드러낸 인물이 본회퍼라고 논문은 시작된다.


히틀러의 등장에 대한 당시 독일 교회들은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본회퍼의 저항과 투옥 그리고 죽음을 통해

사회와 교회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간 것이다.


본회퍼가 21살에 받은 그의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성도의 교제"였다.


((이후부터 그는 본회퍼를 말하고 인용부호 안의 글은 본회퍼의 글임))


그의 신학은 현실성의 신학이었다.

추상의 언어와 종교적 형식보다

그리스도의 사건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 할 수 있는가가

교회의 핵심 과제임을 인식하였다.


신학과 실천이 어떠한 형식으로 교회 속에서 긴밀하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 것이다. 

당시 교회는 무비판적으로 국가 권력을 승인한 것에 반해 그는 저항운동을 하겠다고

고백하였는데 그 전거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산상수훈이었다.


본회퍼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에게 이웃은 섬김의 대상이다.

섬김의 과제가 바로 그리스도의 생을 통해 부과된 희생과

사랑과 섬김의 삶이라는 것이다.

섬김이 나 중심의 사람에게는 고통이지만

남 중심의 그리스도인에게는 상대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주요한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격에 대한 서양 철학에서 내려오는 인식의 잘못된 사용이

오랜 세월 동안 고질적으로 개인 중심으로 변형된 것을 비판한다.

즉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의 인격으로

공동체적인 인격의 사건으로 교회의 정체성을 조명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인격은 타자와의 사회적 관계라는 것이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이고

하나님의 사랑의 계시에서 타자를 알고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인격이고 교회의 자리라는 것이다.

나와 너 사이에는 그리스도가 존재하고 있으며

서로가 그리스도를 매개로 사귐을 갖는다는 것이다.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첫째, 교회는 국가에 이렇게 물어야 한다.

국가의 행위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가? ....

교회는 오늘날 유대인 문제와 관련하여 이 질문을 분명하게 제기해야만 한다....


둘째, 교회는 모든 사회질서에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조건 없는 빚을 지고 있다.

설령 그들이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속해있지 않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교회는 국가가 과다하게 법을 집행하는지 감시하여,

바퀴에 짓밟힌 희생자를 싸매어 줄 뿐 아니라 바퀴 자체를 저지해야 한다."


당시는 전쟁 시기였다.

하지만 유럽에는 그 전부터 "대체복무제"가 있었다. 

그는 그리스도인은 마땅히 병역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다름이 아닌 그리스도를 따름으로 갖게 되는

선택의 상황에서 비폭력을 따르는 평화주의를 택한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비범성은 '온전한 비폭력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파국으로 가는 국가주의에

교회는 현실에 안위함으로 교회의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대항으로 죽음과 고통과 억압이 와도

2000년 내려온 교회의 전통을 이어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양자 선택해야 할 상황이었다. 


당시의 교회는 국가사회주의 위협에 포기한 상태였다.

국가에 대한 저항에 대한 이해나 행동을 수행하지 않았음을 그는 자각했다.

세상과 투쟁하기보다 야합하는 역사 앞에 그는 절망을 가졌다.


앞서 언급한 인격에서

인격은 개인적으로 발현되지 않고

사귐 속에서 구현되는 그리스도적 가치로 보면서 그것이 성숙한 인격이며

공동체적 관계를 통해서 구현된다고 보았는데 교회가 바로 그 공동체라는 것이다.


교회는 안온함을 위해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종교적 행위를 넘어서서 이 세상 안에 하나님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며

그것이 교회의 궁극적 존재양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은 유별나게 종교적으로 된다거나

경건주의의 특정한 자세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크리스천을 크리스천 되게 하는 것은 어떤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는 고난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면하고 짊어진다.

그리스도를 따를 때 피할 수 없게 되는 고통과 봉변과 괴로움을

책임지고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래에 나는 그리스도인의 현세성을 매우 깊이 인식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저 종교적 인간이 아니며 온전한 사람입니다.

예수는 세례 요한과 차이를 지닌 온전한 사람이기도 하였습니다.

계몽주의자들, 일하는 사람들, 혹은 그저 편안함을 추구하는 자들과

음탕한 자들의 저열하고 천박한 현세성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부활의 인식이 항상 현재화되는

충일한 훈육으로서의 심오한 현세성을 저는 헤아리고 있습니다."


교회는 계시의 현실이다.

그러나 국가는 세상의 효율성과 세계 내적 가치에 의해 포착되는 영역이다.

서로 고향이 다르다.


교회는 하나님에 대한 복종을 통한 세상의 저항권을 그 심장으로 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점에서 세상의 국가와 권력이

소위 자신에게 부여된 올바른 과제를 이행하고 있지 않을 때

교회는 하나님의 왕권으로 세상에 대한 날 선 비판의 지위와 역할을 가해야 한다. 


논문에서 전철 교수는

오늘날 교회는 신도들의 목적과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사교의 공간이 된 측면을 비판한다.

교회가 오용되고 남용된 것이다.


본회퍼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귐의 중심에 그가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와 너 사이에 직접적이고 인간적인 사귐은 매우 위험한 사귐이라고 밝히며

인간적인 사귐의 기원은 영적인 사귐과는 다른 어둠이라고 말한다.

인간적인 지배와 욕망이 가득한 공동체를 본회퍼는 매섭게 비판한다.


"그리스도가 나와 타자 사이에 서 있기 때문에

나는 타인을 향한 직접적인 사귐을 소망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와 교회적 사귐의 관계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타자가 필요하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다른 이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다.

셋째,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 전부터 택함을 받았고,

시간 안에서의 삶을 허락받았으며 영원히 하나의 존재가 되었다.


교회의 정체성이 인간의 욕망적인 개인적인 것으로 바뀔 때 타락하고

삶의 이익을 위한 부수적인 공간으로 추락할 수 있다.


(결)

본회퍼는 교회가 타자를 위한 교회일 때 진정한 교회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교회는 시대를 대면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추상적이 아닌 구체적인 과제를 문제 삼는다.


"교회는 사실을 인식하던 상태에서 하나님의 말씀

곧 전능한 말씀을 구체적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전혀 다른 말 곧 인간적인 말, 무력한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늘 참된 원리를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참된 계명만을 선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늘 참인 것이 오늘 참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늘 오늘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는 민감하게 종교와 교회를 차별하려고 애썼다.

종교적인 위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씨름하는 평화의 천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트의 종말론에 대해서 그는 비판하기를

종말론이 윤리 감각의 둔화와 현실적 결단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공동체적인 사귐을 통해서 교회의 원형적인 모습을 보고

그것이 그의 주요한 가르침이며

그 사귐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존재하며 그 존재양식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우정, 사랑, 연대,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소망이 피어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끝으로 교회는 기복신앙이나 성장 신화를 이루며

삶의 욕망을 구심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섬기며

물질적 욕망이나 소유를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시대 안에서 새로운 시대를 제시해야 할 과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았다. 


"교회는 그의 고루한 정체성에서 이제 깨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이 세계와의 영적인 화해의 시원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 고 본회퍼는 말한다.


-----------------


교회가 위기라는 작금에도

행동으로 보여준 그의 신학과 모습이 지금도 이어진다면

아직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적절한 시기에 논문을 통해 일깨워준

전철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전철 교수의 웹 사이트 "신학동네"  http://theology.co.kr


Articles

9 10 11 12 13 14 15 16 1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