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61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붉은 멍게 유생’ 사진을 추가 공개합니다
유수한 학자와 전문가 분들이 자료를 공유하여 실체에 접근

(서프라이즈 / 신상철 / 2011-03-31)


지난 3월 24일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공개한 ‘붉은 멍게 유생’과 관련하여 인터넷상에서 소소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실체가 ‘히드라’류 혹은 심지어 ‘붉은 장갑 조각’이라는 ‘물타기성 썰’까지 난무하고 있기에 이에 대하여 분명히 하고자 하며 아래와 같이 추가 사진을 공개합니다.

아울러 작년 11월 초 제기되었던 ‘참가리비 논란’부터 차근히 짚어 봄으로써 참가리비와 붉은 멍게로 이어지는 어뢰 속 해양생물체의 존재 여부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1. 2010년 11월 초 ‘참가리비 논란’

작년 11월 초 어뢰 뒤 구멍 속에서 발견된 ‘참가리비’ 사진을 입수한 후 몇몇 전문가 분들의 자문을 통해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참가리비’라는 결론을 얻은 후 그것을 공개하였습니다만, 국방부는 요원을 보내어 구멍 속 참가리비를 제거한 후 2.5cm x 2.5cm 크기의 패각(조개껍질)을 내보이며 그것이 ‘서해안에서도 서식하는 비단가리비’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스크루 구멍 속 가리비는 고착된 형태이며 하얀 침전물 역시 가리비에 침전된 형태임에도 국방부의 발표 내용은 “어뢰 스크루 구멍에 끼워져 있는 이물질은 생물 조가비가 아닌 부서진 조개껍데기(2.5cm x 2.5cm)였다”며 “부서진 조개껍데기의 들어가 있는 상태가 느슨한 것으로 보아 어뢰가 폭발 후 해저면에 있던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스크루의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하였고, 또한 “조개껍데기의 흡착물은 폭발 후 조개껍데기와 흡착물이 동시에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서 붙었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국방부의 공식발표를 보고 참으로 황당했던 것은, 어뢰 뒤 참가리비가 발견된 구멍이 겨우 1.8~2cm 지름의 작은 구멍인데 어떻게 2.5cm x 2.5cm 조개껍데기가 조류의 영향으로 밀려 들어갔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가리비의 크기가 스크루 구멍보다도 작은 1cm 남짓 크기에 스크루 속에서 고착된 형태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으며, 그것을 재차 확인키 위해 몇몇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시 전쟁기념관으로 가서 전시되어 있던 어뢰를 확인한 결과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장 재확인 후 그러한 내용을 지적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만 국방부는 일체의 답변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였으며, 그러한 사실에 대해 KBS 추적60분팀에서 집중 취재를 하였고 편집까지 완료하였으나 외부의 압력을 받은 KBS 사측에서 ‘참가리비를 빼지 않으면 불방도 불사하겠다’며 BBC다큐를 중복편성하는 등 압박을 가함으로써 결국 ‘참가리비 부분만 빼고’ 방송이 나간 바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나름대로 추론해 본바, 다음과 같습니다.

국방부 책임자는 어뢰 뒤 구멍에서 참가리비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대단히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하여 급한 마음에 요원들을 전쟁기념관으로 보내어 유리케이스 안에 전시된 어뢰에 접근하여 ‘문제의 참가리비를 제거하도록’ 지시한 것 같습니다.

즉, 국방부에서 문제의 참가리비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를 하였다면, 최소한 사이즈나 모양에 있어서 뜯어낸 참가리비와 유사한 조개껍질을 준비했을 터인데, 현장에서는 제거해 버리고 본부에서는 별도로 준비를 하다 보니 실물과 판이하게 다른 사이즈와 모양의 패각을 준비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문제는 국방부에서 준비한 패각의 사이즈인데, 어떤 연유로 지름이 2cm에 불과한 구멍 속에서 2.5cm 사이즈의 조개가 있었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었는지 유추하자면, 본부에서는 어뢰 도면 혹은 사진만으로 구멍의 크기를 판단하다 보니 어뢰 뒤에 있는 구멍(지름 2cm)과 그 앞부분에 있는 또 다른 형태의 구멍(지름 5cm)을 혼동하면서 빚어진 오류이거나, 아니면 당시 인터넷으로 공개된 참가리비 사진을 보고 구멍과 가리비가 제법 큰 사이즈인 것으로 착각함으로써 2.5cm x 2.5cm 패각을 준비하여 공개하였던 것이 아닌가 판단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국방부로서는 중대한 과오가 드러나는 어마어마한 사건에 해당하는 일임은 물론, 이 문제와 관련 언론검증위에서도 문제를 삼았을 뿐만 아니라 KBS 추적60분팀에서도 이와 관련 취재 및 보도를 추진하게 되자 ‘불방압박’까지 가하며 적극 차단에 나섰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사건으로 우리는 ‘국방부가 중요한 증거를 너무나 쉽게 인멸해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증거나 사실을 공개함에 있어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당시 어뢰 뒤 구멍 속에서 발견된 참가리비의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요원들이 전쟁기념관에 와서 참가리비를 떼어 낼 때 그 자리에 함께 참관하였던 전쟁기념관 소속 전시팀장의 언론 인터뷰에 잘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떼어낸 조개껍데기는 새끼손가락의 손톱만 한 크기로 보였다”고 하는데, 국방부는 2.5cm x 2.5cm 조개껍데기를 내어 놓았던 것입니다.


2. 붉은 멍게에 대하여

이번에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공개한 붉은 멍게의 사진 역시 작년 11월 초에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사진입니다. 서프 독자이신 닉네임 ‘가을밤’님이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어뢰를 마이크로렌즈를 이용 근접접사촬영으로 해양생물체의 사진을 최초로 확보하였고, 그 사진을 공유한 이후 몇몇 전문가 분들과 함께 여러 차례 방문을 하여 어뢰의 구석구석을 근접 촬영하여 중요한 자료들을 확보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방부가 참가리비를 쉽게 뜯어내고 없애버리는 모습을 보았던 탓에 참가리비 이후에 발견된 해양생물체의 사진은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하고 사법부의 판단과 명령 하에 과학적 검증을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님들의 자문을 받음은 물론, 해양생물체에 대한 실체를 밝히기 위하여 국내외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 분들에게 확보된 사진들을 송부하고 자문을 받는 일을 거듭하는 가운데 ‘붉은 멍게 유생’이라는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4일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해양생물체의 실체’를 공개하게 된 것은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수구언론에서 지나치게 왜곡된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미 ‘해양생물체의 존재’에 대하여 국내외 여러 전문가 분들에게 자료를 송부하며 조언을 구하는 가운데 그러한 사실이 관련 기관에 상당 부분 노출되어 버렸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으며 공개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천안함 관련 많은 부분에서 그래 왔습니다만, 최대한 검증과 검증을 거치고 분명한 확신이 들었을 때에 비로소 하나씩 공개해 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자체가 갖고 있는 비중과 무게감,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의 압박감이나 중압감까지 더하여 지극한 신중함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누구보다도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두드리고 두드리며 이 지점까지 왔다는 것에 대하여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바, 서프라이즈에 댓글을 통하여 ‘양식업자 혹은 야인, 촌부’의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던 분은 그러한 과정에서 알게 된 분 중 한 분으로 그분 역시 해양생물 관련 일을 하시던 분으로 상당히 정확한 전문지식을 갖고 계심에 틀림이 없는 분이셨으며, 현재까지 그분이 조언했던 내용은 다른 루트를 통하여 확보한 전문가 혹은 학계에 계신 분들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분께서 더 이상의 글을 쓰지 못한다는 말과 함께 모든 분들께 사과하는 글을 올리셨습니다만, 지금까지 그분께서 쏟았던 정성에 대하여 감사드리며 그분께서 본의 아니게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하여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학자나 전문가 분들이 언급 자체를 회피하거나, ‘실체에 대한 답변’ 이외의 그 어떤 것도 노출되기를 꺼려하는 상황에 견주어 볼 때 그분은 매우 순수하고 용기있는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붉은 멍게 유생’과 관련하여는 지금 현재도 국내외 유수한 학자와 전문가 분들이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들이 교류되고 있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으며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서재정 박사님과도 만나서 충분히 논의를 하였고 미국으로 가신 이후 전문가 분들께서 보내어 주실 관련 자료들을 잘 정리하여 추후 법정에서 논의될 때 중요한 증거자료 및 검증자료로 제출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추후 ‘붉은 멍게 유생’이 아닌 ‘또 다른 해양생물체’의 존재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변호사님들과 진지하게 의논하여 결정할 것입니다.

 

신상철

  • ?
    로산 2011.03.30 13:46
    <iframe frameborder="0" marginwidth="0" marginheight="0" scrolling="NO" width="200" height="200" src="http://ad.yieldmanager.com/st?ad_type=iframe&ad_size=200x200&entity=178554&site_code=news§ion_code=center_200x200"></iframe> 천안함사건 1주년을 맞아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그리고 좀더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9월 13일 발표된 정부의 최종 조사결과를 두고 여전히 수많은 의문과 반론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정부는 이런 문제제기 일체를 '친북좌파의 음모론' 혹은 '이념에 치우친 트집'으로 낙인찍는 압도적인 물량공세를 펼쳤다.

    이 공격의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5개국(한·미·영·호주·스웨덴) 전문가들과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북한 잠수정이 발사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폭침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둘째, 그럼에도 이를 믿지 못한다면 이념적 혹은 정치적인 편견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셋째, 이렇듯 이미 검증된 '천안함 폭침'을 두고 발생한 국론분열이 연평도 피격 같은 안보위협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천안함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근거로 다음과 같은 주장 역시 제기될 수 있다.

    사건 실체 밝히라던 보수언론의 표변

    첫째, 천안함 조사과정 자체에 불신을 자초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 "국민 불신이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커진 것은 정부의 초기 접근이 정치적으로 무신경했고, 군의 세부 사항에 대한 잇따른 발표 실수가 의혹을 확대 재생산한 탓이 크다. 특히 무엇보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은 피해야 마땅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둘째,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의뢰해야 한다. "이 난삽한 내용을 국민에게 날것으로 내놓기 전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검증하도록 하는 신뢰 보강 절차를 밟아야 했다."

    셋째, 국회검증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번 열리고 활동을 마감한 국회 천안함조사특위를 즉시 재가동해 국정조사에 버금가는 강도로 이 최종보고서에 대해 토론하고 검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각계의 최고 전문가를 총동원해서라도 이번 결과에 대한 반론과 이론(異論)을 기탄없이 제시하도록 하고 조사단이 그들을 납득시키는 모습을 공개함으로써 그 과정을 통해 일부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일이다."

    몇몇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을지 모르지만, 따옴표로 표시된 부분은 최종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조선일보가 내놓은 사설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의문을 제기한 몇몇 전문가, 언론인, 그리고 시민단체 활동가와 지식인은 이 사설이 주문했던 바를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바로 그것 때문에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으로부터 공격받는 기괴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합조단 최종보고서의 핵심 모순

    먼저 <추적 60분> 제작진의 예를 들어보자. 이들은 지난해 11월 17일 방영된 '천안함 의혹, 논란은 끝났나?'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400여명의 전문가에게 천안함과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이른바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흰색 분말)의 쌤플 분석을 의뢰했다. 그 전문가들은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신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추천했다. 이에 <KBS> 프로듀서들과 <한겨레21> 기자들은 K모 교수에게 분석을 요청했다. K모 교수가 내놓은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외부폭발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합조단이 주장한 흰색 분말이 자연상태에서 형성되는 침전물(황산염알루미늄수화물)의 일종으로서, 폭발로 형성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윤덕용 전 합조단장은 이 물질이 "대체로 폭발이 아닌 100℃ 이하의 자연상태에서 침전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역으로 이 물질이 폭발로 생성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없었기 때문에 폭발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물질을 분석한 합조단의 구성원은 황(S)이 포함된 화학물질이 폭발로 형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 물질이 폭발재(알루미늄 산화물)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했으면서도 합조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수중에서 (폭발 외의 다른 원인에 의해-인용자)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 형성될 어떤 요인도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합조단의 '과학적인' 검증과정을 논리적으로 다지 정리해보자.
    1) 흰색 분말은 황산염알루미늄수화물로서 통상 100℃ 이하의 자연상태에서 침전된다. 황이 포함된 화학물질은 폭발로 형성될 수 없다.
    2) 다만, 이 물질이 폭발로 절대 생성되지 않는다고 입증한 연구결과가 없으므로 폭발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3) 이 물질을 통칭하여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라 부르기로 한다.
    4) 수중에서 폭발 외의 다른 원인에 의해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 형성될 어떤 요인도 없다.

    위의 검증과정을 종합해보면 합조단은 천안함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자신들의 믿음에 과학적 사실을 꿰어맞추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황산염알루미늄수화물이 알루미늄산화물로 둔갑해, 황이 포함된 화학물질은 폭발로 형성될 수 없다는 사실이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은 폭발 외의 다른 방법으로 형성될 수 없다는 정반대의 전제로 뒤바뀌었다. 조선일보의 주문대로, 그리고 과학적 검증절차에 따라 <추적 60분> 제작진은 합조단의 조사결과가 부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그 결과 그들이 직면한 것은 해명이나 재반론이 아니라, 중징계였다.

    해외조사단은 과연 무엇을 밝혀냈나

    한편, 조선일보나 국방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논리가 바로 '5개국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내린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음모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일 해외조사단이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 무엇인지 합조단이 투명하게 제시하고 있다면 이런 비난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물론, 조사단을 파견한 각국 정부도 자신이 찾아낸 진실을 드러내는 데 몹시 인색하다. 국방부는 합조단에 전문가를 파견한 4개국 정부와 조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담은 양해 혹은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 각서의 목적 조항에는 "천안함사건 조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조사에 참여"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정보공개금지라 할 만하다.

    예컨대 토머스 에클스 미 조사단장은 2010년 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 회견에서 "미군 조사단은 한국과 긴밀한 협조하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증언과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조사결과에 모두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그후 미국정부는 한국정부의 조사결과를 '과학적 분석'이라고 평가하면서,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언론과 민간과학자들은 어뢰추진체의 흡착물질과 관련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중요한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지만, 국방부 최종보고서 어디에도 해외조사단이 어뢰추진체에 대한 분석에 참여했다는 기록은 없다.

    또다른 사례는 천안함의 우현 스크루가 크게 휘어진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다. 스크루가 회전 반대방향으로 휘어졌다면 이는 선체 외부의 저항이나 장애물로 인한 것이며 좌초나 충돌의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국방부가 발간한 최종보고서는 "스웨덴 조사팀은 이와 같은 변형은 좌초로 발생할 수 없고, 프로펠러의 급작스러운 정지와 추진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KBS '추적 60분'의 인터뷰에서 합조단의 민간위원 노인식 교수는 "스웨덴 쪽에 5000불을 주더라도 스크루 변형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자료를 받아보자"고 했지만 합조단에서는 유료조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도 '보고서 기술(記述)상'의 실수임을 '인정했다'고 시인했다.

    중립국감독위, "비밀정보에 접근 가능해야"

    스웨덴 정부는 중립국이므로 이 조사와 검증의 과정이 과연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평가하기 적합한 위치에 있다. 문제는 스웨덴 정부가 이를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스웨덴 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했을 뿐만 아니라 군사정전위의 중립국감독위 구성원으로서 천안함사건에 대한 유엔사의 검증작업을 참관하기도 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유엔안보리에 회람된 참관보고서에 따르면, "중립국감독위 참관인들이 정보 브리핑에 참여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스웨덴 대표는 세탁된 버전(a scrubbed version)의 정보 브리핑을 받았다. 폴란드와 스위스 대표들도 취사선택된 정보에 한해 별도의 브리핑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충분한 수준의 투명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립국감독위가 한반도에 파병한 국가들(교전국)과 같은 수준으로 비밀정보에 접근하도록 제도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참여연대는 현재 주한 미대사관에 이와 관련된 질의서를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주한 스웨덴대사관에도 사실관계를 밝혀주기를 요구하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그런데 보수언론과 국방부는 이런 의문점에 대해 보도하는 대신, 질의서 발송 자체를 '음모론'에 경도된 국론분열 행위로 매도하기에 급급하다.

    합리적 문제제기는 시민의 기본권

    참여연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천안함사건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합조단이 발표한 내용을 번복한 사례는 무려 23개 항목에 이른다. 심지어 합조단은 최종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여러차례 말을 바꾸었다.

    물기둥, TOD 동영상, 어뢰설계도처럼 잘 알려진 쟁점도 있지만, 어뢰를 발사했다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에 대한 말바꾸기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사례도 있다. 합조단 주장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5년간 연어급 잠수정을 식별하여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세계 유수의 군사정보기관에 제공해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미 정보당국이 주축을 이루는 다국적정보분석 태스크포스(TF)는 5월 20일 발표 당시 연어급 잠수정의 배수량이 130톤급이라고 발표했다가 유엔 보고서에서는 70~80톤급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정부는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와 시민을 좌경분자로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바는 지극히 자유민주주의적인 것이다. 최소한의 투명성, 책임성, 표현의 자유, 과학적 엄밀성이 그것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아닌 것이 있는가?

    지금 천안함사건 조사결과에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민주적 기본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친북 반국가세력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없다, 차라리 북으로 가라'는 비난을 숱하게 듣고 심지어 일신상의 위협마저 감수해야 하는 지경이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우리가 사는 여기가 부족하나마 민주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한방에 갈 수 있다'는 눈 부라림에 주눅들지 않는 이성적이고 용기있는 시민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천안함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또한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할 민주적 권리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한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01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4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5665 자유토론의장이 되길 1 익명 2010.11.14 8524
15664 안타까움에... 1 안타까움 2011.03.27 8518
15663 재림교인이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면 정교분리에 위배되는가? 유머 2011.03.30 8489
15662 가족의 저녁 먹거리를 위해 선택한 어느 가장의 위험한 길 무실 2011.03.27 8483
15661 70억 닉네임의 박진하 목사 선배 목사님께 드립니다. 2 거짓말 2012.03.30 8443
15660 기축통화와 리비아사태-폄글 9 로산 2011.03.28 8411
15659 로산 장로님의 질문에 답을 드립니다. 1 삼천포 2011.03.27 8410
15658 일본,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검정 통과 2 왜놈 2011.03.30 8360
15657 제 얼굴을 공개합니다^^ 20 file 유재춘 2011.04.03 8346
15656 베누스토오케스트라 연주회포스터 게시합니다 2 유재춘 2011.03.29 8346
15655 한인 분들이라면 필요한 곳 file 지은이 2011.03.26 8319
15654 낡디낡은 영화 같은 이야기 김원일 2011.03.27 8264
15653 붉은 멍게 4 로산 2011.03.29 8250
15652 이 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삼천포님 3 로산 2011.03.27 8211
15651 고물과 비행기에 관하여--김성진님 4 노을 2011.04.01 8210
15650 신정아의 인권이 정운찬의 인권보다 더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 2 로산 2011.03.30 8210
15649 재네 뭐야! 왜 그래?? 5 필립페 2011.04.02 8144
15648 리비아 폭격의 진상 1 김원일 2011.03.27 8143
15647 페르시아의 시장에서 4 바다 2011.03.20 8118
15646 예언(예지)과 예정의 차이에 대한 질문!!! 4 고바우생각 2010.11.14 8103
15645 고기도 굽나요 1 붕어빵 2010.11.14 8100
15644 예수쟁이의 해탈 5 로산 2011.03.30 8085
15643 ‘오직 성서·믿음·은총’의 독 탓에 교회가 죽었다 기쁨 2011.03.31 8053
15642 이웃집 문전옥답을 제꺼라고 억지쓰는 일본 7 땡초 2011.03.29 7893
15641 Jesus is coming now!!!(이건 절대 낚시 글이 아닙니다.) 2 최종오 2011.03.26 7845
15640 일본 또 독도 영유권 주장 민초2 2011.03.29 7815
15639 submarino australiano 1 민초1 2011.03.24 7807
15638 쥔장님, 민초스다라는 간판이라도 답시다.?^^ 2 김민철 2010.11.12 7796
15637 동해에만 사는 붉은 멍게 =실력님 반고님 참조 1 로산 2011.03.23 7742
15636 자유 정의 실천-1 5 로산 2011.03.23 7718
15635 이건 어떻습니까 삼천포님 로산 2011.03.27 7643
15634 이곳으로 옮깁니다 12 유재춘 2011.03.31 7633
15633 윈스턴 처칠 경의 농담 펌글 2011.03.30 7632
15632 BLUE PRINT!!! STAR WARS!!! IT WILL CHANGE YOUR LIFE!!! 정무흠 2011.06.16 7625
» 의심하는 자를 위한 고언-붉은 멍게에 대하여 1 로산 2011.03.30 7619
15630 이런 된장, 저런 된장--동물과 거시기하는 자들, 동성과 거시기하는 자들... 3 김원일 2012.05.22 7616
15629 BBK편지 신명 "MB 친인척이 편지조작 진두지휘" 오메가 2011.03.22 7598
15628 "김형태 성추행 보도 은폐, KBS 대신 사과합니다" 국민의방송 2012.04.24 7584
15627 교회지남 유감 안식교, 안식일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17 지경야인 2012.12.30 7577
15626 ‘추적 60분’ 천안함편에 중징계라니..........우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1 유머 2011.01.05 7568
15625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로산 장로님 1 삼천포 2011.03.27 7537
15624 축하합니다. 2 1.5세 2010.11.12 7470
15623 페론님, 화잇의 글(예언의 신)을 믿으십니까? 5 안도마 2011.04.01 7406
15622 [김진의 시시각각] 유시민, 아직도 ‘소설’인가 (중앙일보 칼럼) 1 국민 2011.03.27 7317
15621 창조론을 믿느냐? . . 진화론을 믿느냐? (케로로맨님:) & 지구 직경은 약 8,000마일 & Black Hole Mass Scales.(+자료모음) 6 북극星 2012.11.24 7249
15620 @ 김정은의 불 장난 (3 번째 핵 실험을)의 소식 . . . 서울을 쓸어 버리겠다고 협박 !! 1 반달 2012.04.24 7171
15619 기술 관리자님께 3 김원일 2010.11.14 7171
15618 집들이 축하드리며 질문하나 드립니다. 5 파란하늘 2010.11.13 7152
15617 마담뚜 2 로산 2011.05.05 7040
15616 어느 동성애자의 양심 고백 4 바이블 2013.02.06 6992
15615 출석도장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 바다 2010.11.14 6917
15614 천안함 이야기 9 민스다사랑 2011.03.24 6908
15613 새해에 함께 들어보는 음악 - 베에토벤 제 9 번 교향곡 잠 수 2010.12.30 6902
15612 일제 강점기 시대 (귀한사진) 1 새마음 2010.12.06 6803
15611 STOP REPRESSION IN SOUTH KOREA! 대한민국 내 정치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1 Noam Chomsky 2013.10.01 6724
15610 충격 - 이명박의 숨겨진 아들에 대한 기사 전문 햇빛 2011.08.10 6681
15609 베누스토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초대합니다 8 유재춘 2011.03.20 6670
15608 [평화의 연찬 제45회 : 2013년 1월 19일(토)] ‘태어나던 날부터 생애를 관통하며 계속 나를 놀라게 하는 미국이라는 …’ 최창규 (사단법인 평화교류협의회 상생협력대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1.15 6654
15607 은혜로 웠던 한주간의 해프링~~ 16 박희관 2013.03.23 6650
15606 카이스트의 비극, 조선일보에 책임을 묻는다 pow 2011.04.07 6549
15605 한국의 안식일교인수는 얼마일까? 발해를 꿈꾸며 2010.11.14 6537
15604 한번 장로이면 영원한 장로인가? 5 발해를 꿈꾸며 2010.11.14 6515
15603 독서모임 안내 5 백근철 2013.07.01 6514
15602 주변에서 맴돌기 2 자유인 2010.11.14 6508
15601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나에게 질문 말라 로산 2011.03.30 6446
15600 MISSION NORTH KOREA _ 평화교류협의회 명지원 교수님의 글입니다. 2 기술담당자 2013.05.01 6441
15599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한인 안식일 교회가 있읍니까?? 7 박희관 2012.12.28 6423
15598 [평화의 연찬 제52회 : 2013년 3월 9일(토)]‘중국동포의 시각으로 보는 대한민국’이영호(중국조선족교회 장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3.06 6388
15597 '타종교'와 '이웃종교'사이 종교다원(WCC) 4 김진실 2013.02.15 6371
15596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위해... 최종오 2011.03.22 63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