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맞춤법/문법 검사기가 친절하게 말해줬다.
"'민초'는 일본어에서 온 말입니다. 우리말로는 '백성'으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건 내게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나는 "순결한" 민족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어에서 왔건,
중국어에서 왔건,
영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에서 왔건,
아랍어에서 왔건,
이미 우리가 받아들여 쓰는 과정에서 우리말처럼 되어버린 차용어를
많은 경우 나는 우리말로 그냥 받아들인다.
"배달민족" 어쩌고 하면서
"순수한 한국 피" 운운하는 사람들이
내게는 밥맛인 것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내가 혼혈인이 아니었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정말 고민스러웠던 건
이 누리에 들어오는 사람 중
"민초"가 얼마나 될까, 하는 거였다.
우선
컴퓨터를 소유하고 사용한다는 것부터
전 세계에 널리 깔린 "민초"에는
낄 수 없다는 뜻이다.
바로 이 점이
이 누리를 열기 전부터 고민스러웠다.
그럼에도
"민초"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민초"란
다분히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이 누리의 이름은
"민초"다.
꼭 고집할 마음 없고,
바꾸자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이름이다.
그러나 만일 안 바꾼다면,
이 누리의 "정체성"이 거론되고 있는 지금
"민초"의 뜻을 다시 한 번 묻자.
우리는 "민초"인가.
적어도
민초이고 싶은가.
민초의 뜻 ---
1. 백성을 일컫는 말
2.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잡초 - 이름도 없는 풀을 말한다.
초목(草木)은 일월변화 즉 수화풍(水火風)이 땅위에 닿아
변화하는 자연의 법칙을 거부하지 않고 순응하며
순리를 따라 생명력이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해 땅 위에 뿌리를 내려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자연법으로 살아 간다..
이러한 초목(草木)들의 생명력처럼
인간법이 아닌 자연법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민중을 민초(民草)라 한다.
목회 초년병 시절이다.
그 때 명상의 주제가 민초였다.
시간이 나면 민초에 관해 시를 쓰고 글도 쓰고
그 기억이 남아있어
이곳에서 말하는 민초에 감동을 먹었나보다.
주님은 민초의 삶이였다.
주님을 믿는 각 시대의 성도들은 민초의 삶이였다.
마지막 재림 성도의 삶 역시 민초의 삶이여야 한다.
민초론을 설파하자면 넘 길다.
민초란
1. 바닥 인생이다
2. 거만과 교만을 멀리하는 ( 생태적으로 ) 겸손한 사람이다.
3.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을 일컫는다.
4. 권력앞에 아부하지 아니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5. 일신의 영광을 꾀하지 아니하고 순리에 적응하는 삶을 말한다.
6. 주님 가신 그 길을 말없이 걸아가는 마지막 남은 백성을 말한다.
7. 이 땅이 아닌 하늘의 보상을 더 귀하게 여기는 미래 지향적인 백성이다.
8. 물 마시고 하늘보며 청빈의 삶을 사는 백성을 말한다.
나는 민초이기를 바란다
나는 민초의 삶을 지향하는 인간이기를 바란다
나는 민초이기를 거부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기를 바란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