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풀뿌리 인생?
하루 벌어 목숨 하루 연명하는 인생
진찰비 3000원 약값 1200원-틀렸다 보험 효력정지 당한지 오래다-머리에서
떠날 수 없어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않는 인생
달동네 인생
쇠망치 불도저에 하루아침에 그 동네조차 박살나고 거리로 내몰리는 인생
얼굴모습 자체가 삶의 찌듦인 인생
인생이 박살난 인생
죽지 않아 숨 쉬고 있는 인생
그게 민초다.
나?
민초 아니다.
풀
밟힌다.
이유가 없다 조건이 없다.
뿌리째 뽑혀 죽는 거 다반사다.
그냥 당한다.
생명 축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말 안한다 말 하지 못한다.
그게 민초다.
나?
밟는다.
닥치는 대로 밟는다.
이 꼬라지에 너 밟는다.
그 꼬라지에 너 죽이고 나 살라 그런다.
나?
민초 아니다.
민초?
여기에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올 수가 없다.
그럴 재간이 없다.
놀 일 없다.
그건 부르주아의 가증스런 놀음이다.
니들끼리만 모여 하늘간다고?
이 독사의 자식들아!
이 마귀의 소굴아!
나?
민초 아니다.
어림도 없다.
나는 민초의 탈을 쓴 악마다!
넌 딴 데 가서 놀아라.
참 민초여
참 불쌍한 민초여
이 가증스런 가짜 민초에다 대고 욕을 퍼부어라.
이 뻔뻔한 거짓 민초의 얼굴에 침을 뱉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