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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들이 나를 찾아왔다. 

야들이 우리 아이 준다고 빵이며 과자며 먹을 것 잔뜩 사들고 왔다.

떠들었다.

오랜만에 말문 터졌다.

그 망할 놈의 주디들 

야 이 시끼야 밖에 눈 내린다. 펑펑 내린다. 나가자.  


앞길 분간이 힘들 정도다.

운전하는 놈이 겁이 나 보였다.


그냥 가 짜샤, 졋도 겁은 많아 가지고...

이시키 지 운전 안한다고...


일동지나 백운계곡끼고 산정호수 돌아 나와 김화 쪽으로 달렸다.

여기까정 온거 걍 달리는 거다 마냥 고 다. 

기분 짱이다.   

 

김화 지나 북쪽으로 얼마 가니 겹겹이 쳐진 차단막 보인다.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차를 세운다.

승차한 사람 모두의 신분증 핸폰번호까지 적는다.

그 자리에서 세 명 모두의 셀폰에 일일이 다 전화를 걸어본다.  

통행허가증을 건네주며

“지금 출발해서 30분 이내로 다음 검문소를 통과해야 합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었나...


우리가 좌측에 끼고 달리는 산을 넘으면 북한이란다.

운전하는 시끼 30분내 주파하라는 명령에 쫄았나 죽어라 달린다.    

20여분 만에 주파했다. 경계삼엄지역을 벗어났다. 이시키 진짜 겁먹었단다.

남쪽으로 얼마 내려가니 화천이 나타났다. 그림 같은 강 옆에 끼고 얼마를 또 내달리니 춘천이다.


춘천, 아버지 고향이다. 아버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정확하게는 춘성군 서면 신매리....정가는 곳, 서면 신매리 그 동네를 지나갔다.

해는 이미 진지 오래다. 어둠 헤집고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가봤던

동네 아버지 뛰놀았다는 동네 눈에 담지 못해 안달이다.


아무데나 눈에 들어오는 닭갈비집 찾아 들어갔다.

떠든다. 끝이 없다. 지이랄병난 주디들...

어쩌다 대화가 집안 쪽으로 흘러갔다.


재춘아 참, 너 형은 어떠니?

.......

.......

 

형! 

형을 만나러 가면 형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재춘아!!! 엄마 아부지는 와 안 오는 기고!!!”

이 말은 꼭 한다. 다른 말은 안한다. 이 말만 한다. 그리고 더 이상 말 안한다. 


형, 이형 청춘시절(?)에는 이 형을 엄마가 껴안고 살았다. 

엄마 죽고는 아버지가 그랬다. 

아버지 돌아가신 다음에는 누이가 형을 돌봤다.

누이 죽은 다음에는 내가 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근데 말이다.

나도 이제 그 일을 할 수가 없게 될 것 같다 이 말이다.

내가 어딘가로 떠야 할 사정이 생겼단 말이다. 

얼마 있지 않아 나도 형을 주기적으로 볼 수가 없게 될 것 같단 말이다.


“형, 당분간 어쩌면 오랫동안 형을 보러 오지 못할지도 몰라.....”

여기에 생각이 미쳤나보다.


갑자기 울음이 터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시키들 이 여엄병할 놈들 앞에서 내가 운다고?

근데 한번 터진 눈물보는 그칠 줄 모른다.

옆테이블 사람들이 힐끔힐끔 훔쳐본다. 

그래도 운다.  


얘들 앞에서 울어본 적이 없다. 

이 미~친 시키끼들 앞에서 유재춘이가 울고 있다고?

정말이지 미치고 폴짝 뛰고 환장할 일이다. 


근데 운다. 또 운다.  


이시끼들? 갑자기 말을 안 한다.


내가 화제를 다른 곳에 돌리려 애쓰고 있건만

이 기놈으 시키들이 응하질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꽤 오랫동안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

.....


나는 구원이 있다 확신한다.

있어야 한다 한다.

무조건 있어야 한다 부르짖는다. 


하나님 당신이 존재한다면 당신에게는 구원해야 할 자들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뭔 성경구절 구차하게 디지지 않는다. 그 디질 짓 하지 않는다.

하나님, 당신에게는 조건 없이 이유 불문 무조건 구원해야할 인생들이 이 세상에는 널려 있단 말이다.


나 같은 인간은 죽어도 싸다.

하지만 말이다.

엄마 아버지 그리고 누구보다도 형은 하나님 당신이라면 구원해야 한다. 

엄마 아버지 그리고 누구보다 형을 당신이 구원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당신은 인간도 아니다.

 

--

 

신년에도 복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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