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 전향한 건가요?”
지난 23일 오후 7시 서울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 경남대 김근식(정치학) 교수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사회민주주의연대(대표 주대환)가 주최한 북한·통일문제 관련 토론회에서 ‘합리적 대북관과 현실적 통일과정의 고민’을 발표한 자리였다.
토론회 전에도 김 교수는 북한·통일문제 전문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외교부·통일부 관리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본지 2면에 “현실적인 통일방안으로 북한 흡수통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발표 요지가 보도되면서다.
진보 성향의 북한문제 전문가로 알려진 그가 진보 진영의 금기어이자 보수 진영의 핵심 의제인 ‘흡수통일’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학생운동 시절 NL(민족해방을 강조하는 노선) 계열의 이론가(서울대 정치학과 83학번)였던 그의 이력이 파장을 배가시켰다.
토론회에서도 김 교수의 입장은 분명했다. 흡수통일론을 인정했다.
독일을 비롯해 세계사의 모든 통일과정은 힘센 쪽이 약한 쪽을 흡수하는 식이었고,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리라는 시각이었다.
상식 수준의 얘기일 수 있지만 그런 말조차 꺼내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일종의 ‘전향’처럼 비쳤던 것이다.
물론 반론도 제기됐다. 청중 가운데 한 명이 그를 향해 “기회주의자 같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진보 쪽에선 전향했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제 이야기는 한반도의 현실을 바로 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정통, 고전 마르크스주의는 이미 트로츠키 때부터 모든 스탈린주의적 체제를 격렬하게, 목숨 걸고 비판해 왔습니다.
현 남한의 정통,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하영의 <북한은 어떤 사회인가? ― 북한 체제에 대한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비판>이 그 한 예입니다.
사실 저는 NL을 한 번도 "진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