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

by 둥근세상 posted Dec 14, 2010 Likes 0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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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댄스도 아니고

강강수월래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동도 아닌 

노래에 맞춘 곤봉 율동을

학교에서 시켰다.

가끔씩 "뚝"하고 나무와 머리가 부딪히는 소리와 동시에

"악!"하는 비명이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결국 

우리 안식교인들은 춤을 안춘다고 

(노래도 팝송이었다)

엄마가 학교에 얘기해서 

곤봉체조에서 "면제"되었다.


성인이 되서

어느 유럽나라 민속 춤을 시범보이는 장소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차출되어 끌려나갔다.

춤을 못춘대도 춤 못추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다짜고짜 시키는대로 하라고

보고만 있더라도 가슴이 설레지는

파란 눈의 아가씨가

내 허리를 아슬아슬하게 붇잡고 

강무(?) 시켰다.

아가씨가 무안해할만큼 빼고 빼서

결국은 "면제" 받았다.


두어달전 ...

직장 상사 집에 밥 먹으러 갔는데

춤 파티가 되었다. 

전혀 예상을 못했다. 

계속 권하는데

애플 사이다만 마시며 

계속 뺐다.

별 야한 춤도 아니었는데 

물끄러미 구경하다가 슬며시 일찍 나왔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나는 세상과 뺄셈의 춤을 추고 있었다.

빠지고 빼고 면제받고.

와서 추라고 하면 못한다고 실랑이하는게 

내 안식교식 춤이었다.


마음으론 원이로되

이젠 육신이 따라주지 못하여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한번 빼는

나만의, 제멋의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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