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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님,
뼈를 깎는 아픔에서
조금씩 헤어나고 계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걸릴 거라고 민초 누리에서 말씀하셨죠.
그 치유의 기간이
가능한 한 짧기를 바랍니다.
제 생각을 몇 가지 정리해 드리고 싶어서요.
이미 누리에서 말했듯이,
아드님 남탕 이야기에 대해
저는 전혀 문제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올릴 수 있는,
제가 바라는 민초 누리의 바로 그 자유로운 분위기를
확인해주는 글이어서
오히려 고마웠습니다.
제가 처음 올린 "문제"의 글처럼
이지안님의 글도
민초 사이트가 어떤 곳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실례였습니다.
제가 처음 올린 글로 실마리를 제공했으니 사과하라는 이지안님의 요구에
응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런 이유로 하는 사과는 논리적으로
이지안님이 올린 글에 대한 사과까지 포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꿈꾸는 민초 누리는
제가 처음 올린 글이나
이지안님이 올린 아드님 이야기가
적어도 어떤 누리꾼들에게는,
아니,
바라기는 많은 누리꾼에게
용납되는
그런 누리입니다.
"실마리를 제공한 사람"으로서 사과한다면
그누리에 대한 저의 저러한 신념과 꿈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이고
이지안님 글에 대해서도 사과한다는 뜻이 됩니다.
제가 사과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이지안님의 글이
"여자"의 글이었기 때문에 문제 삼은 글이 있었다면,
적어도 이지안님이 그렇게 느끼신 글이 있었다면,
그건 그 글에 대한 토론 과정을 통해 평가받았어야 할 일이나
자진 삭제를 거부한 한 누리꾼의 두 글 외에는
이미 모두 내려졌기 때문에 그 토론 과정은 불가능했습니다.
한 여성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느끼셨을 것이고,
그 고통을 이해한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으나
적어도 그 아픔을
어느 만큼은 함께 통감한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요구하신 사과는,
위에 말씀드린 저러한 이유로
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지안님,
여성,
그리고 엄마.
저는 해보지 못한,
해보지 못할 체험입니다.
여성이어서, 엄마이어서 겪어야 했던 아픔을
민초 누리에서 겪으셨다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요구하신 대로
누리를 시작한 사람이 이런 일에 책임을 느끼고 사과해야 한다면,
그런 사과를 하기는 쉬우나
그 누리를 책임져야 하는 어떤 "한 사람"이 있다는 개념을 소개하는 계기가 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누리의 성격을 명확히 규명하려는 것입니다.
누리에서 여러 번 말했듯이,
그 누리의 "한" 수장은 따로 없습니다.
또, 말씀하신 대로,
"실마리를 제공한 글의 작성자"로서 사과해야 한다면,
이미 말씀 드렸듯이,
그것은 그 누리에 대한 제 꿈과 신념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구이므로
응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글을 맺겠습니다.
이지안님이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안고 있는 과제와,
이 사회가 이지안님에게 안겨주는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그 과제의 고통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고
우리 모두의 고통입니다.
그런 뜻에서
이지안님에게 사과해야 할 원흉은
여성잔혹사를 이어온 우리의 역사이고,
그건
우리 모두의 고통이고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그 역사,
그 고통의 무게를
어깨에 얹고
우리는 오늘을 삽니다.
제가 이 누리의 테두리 안에서
제가 한 말에 대해 사과할 수만 있다면 하겠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이유들로 사과할 수 없음을
사과합니다.
그리고
이해를 바랍니다.
그러나,
여성, 엄마,
이지안님,
제 눈에 고인 눈물을
보실 수만 있다면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하시는 입김이
이지안님 영혼의
정수리와 가슴에
이슬비처럼 촉촉이 내려앉을 것을
기원합니다.
이지안님에게
민초 누리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Shalom, sister,
and again,
Shalom.
(댓글을 허용하지 않도록 갈매기 표를 없앴습니다.
누리꾼님들의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