쥔장, 관리자, 그리고 누리꾼

by 김원일 posted Nov 14, 2010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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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벌써 새벽 한 시여서"에서 (#38)
이 누리의 출발을 축하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댓글 달고 싶고,

그리고 달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올라오는 글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물리적 제한이 있는 거 사실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그렇게 하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나대는 것은
이 누리가 마치 제 개인 블로그인양 착각하는
웃기는 행위일 수 있겠다 싶네요.

이 누리는 분명히 제 개인 블로그가 아닙니다.

몇 누리꾼이 저더러 농담조로 쥔장이라고 하니까
자칫하면
저부터도 제가 정말 쥔장인 걸로 착각할 수 있겠다,
그런 두려움이 생깁니다.

제가 쥔장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의미에서
달고 싶은 개인별 댓글을 생략하겠습니다.

(헤아려주십시오.)




관리자.

네, 관리자 두 사람 중 하나입니다.
다른 관리자님은 "기술 관리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데
저와 이메일로 나눈 대화에서
그분의 바라시는 바를 제가 그렇게 이해했기 때문이지만,
그러나 그건

그분이 기술 부문이 아닌 사항에 대해서는
관리자로서의 권리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IT에 관해 너무 문외한이어서
그분이 하시는 일을 전혀 할 수 없지만,
그분은
제가 "관리"하는 "내용" 부문에
얼마든지 관여하실 수 있고,
그것은 그분의 선택입니다.


어쨌든 제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영어식으로 표현해서
minimalist입니다.

최소주의자, 혹은 최소 간섭 관리자라고 할까요.
관리를 최소로 하는 관리자,
다시 영어식으로 표현해서
Heavy hand가 아니라 hands off 식 관리를 말함입니다.
"무거운 손"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것이 아닌,
손을 떼고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관리 스타일을 말함입니다.

제가 도교에 심취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도교는 흐르는 물을 흐르는 물 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흐르는 물도
돌연히 침체하여 썩거나
가면 안 되는 곳에 가서 무엇을 파괴하거나 하면
누군가가 그 물이 다시 흐르도록,
혹은 그 흐름의 방향을 틀기 위해
가끔은 삽질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삽질을 관리자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합니다.
관리자는 그의 의견을 말하거나
어떤 요청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관리자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것,
그의 요청을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누리꾼들의 몫입니다.


그것이 "삽질"의 본질입니다.

이 점을
저는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누리꾼.

네, 저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의 정체를
누리꾼의 정체로 이해합니다.

그 자세로
이 누리에 임할 것입니다.

초기인 지금은
비교적 자주 나와
이 누리의 어떠함에 대해 떠벌리지만
점차
옛 누리 카스다에서 그랬듯
한 누리꾼의 모습으로 가장 자주 등장할 것입니다.

이 누리가 존속하는 동안
다시는 단 한 번도 관리자로서 재등장하지 않는다 해도,
아니,
그럴 수 있다면
저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장은 결코 아니고,
관리자는 피할 수 없지만, absolute minimalist이고,
누리꾼은
제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저의 애인이고, 운명이고, 권리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을 여러분의 누리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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