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교만 떠나려던 게 아니었다. 그런데 누가 떠나지 말라고 했게?

by 김원일 posted Aug 04, 2016 Likes 0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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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을 때
기독교에 희망 있는가
스스로 물었고 대답했다.

없다.



그때 내게 마르크스를 얘기해주던 후배는 떠나라고 했고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르크스를 함께 얘기하던 또 다른 친구가 있었다.
기독교인이었고
과정신학을 공부하려고
그 분야를 만들어낸 교수 밑에서 사사하기 위해 
나와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기독교를 떠났다.


떠나려는 나에게 그러나 그는 물었다.
왜 꼭 떠나려 하는가.


그보다 더 전에
다른 곳에서 석사 과정 밟고 있을 때
앞글에서 말했듯
이 교단을 떠났다.

그때 나더러 돌아가라고 하는 교수가 있었다.

감리교인.
Augustine 학자.
60년대에 신의 죽음을 이야기하던 그의 동료 Tom Altizer가
기독교에 남아 있는 신학자 중 가장 radical 한 신학자라고 불렀던 사람.

떠났다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네가 온 곳으로 돌아가라.

그때 그와 얘기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안식교에 남아 있었던 이유가
교리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돌아온 나는 지금
마르크스주의자이고
기독교도이고
안식교인이다.

그때 나더러 돌아가라고 했던 교수
지금은 타계하셨고

나더러 떠나라고 했던 동료 마르크스주의자와
왜 떠나야 하느냐고 했던 동료 마르크스주의자
모두
지금까지 절친이다.





돌아온 나는 지금
마르크스주의자이고
기독교인이고
안식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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