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신발

by 저녁마을 posted Nov 29, 2010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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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발장에는 아직도

이력서 같은 쾌쾌묵은 헌 신발 한 켤레

한 때 우아한, 엘레강스 표 신발이

버림받은 여인처럼 누워 있다

젊은 시절 한 여자에게 발목이 잡혀

질질 끌려 다니던

그 현장의 유일한 증인이

굳게 잡았던 발목을  슬며시 놓아 주었다

이제 마음이 붙잡혀 있는

주름살이 깊게 파인 낡은 신발,

느슨한 인연의 줄을 차마 놓지 못하는

조강지처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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