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이정하

by 백근철 posted Oct 22, 2013 Likes 0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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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헤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 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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