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하기"민중은 개돼지"의 발언에 대한 단상

by 그램 posted Jul 16, 2016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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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찬/ 유병찬의 사진처럼 읽는 서재

http://blog.aladin.co.kr/768030147/8614734#comment_8614734


최근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 기자들과 오찬인지 뭔지 그런 자리에서 한잔 걸치면서 민중은 개돼지라고 허튼소리 작렬한 모양이다. 사석인 자리에서 누구나 얼마든지 헛소리하든 취중진담이든 무슨 소리인들 못할 것도 없다마는, 그 대상이 기자였단 거다. 보도를 목적으로 하는 기자와의 사석이란 없고 사석의 자리였어도 그 자리는 공적인 자리였다는 것을 인지 못 했다. 그러니 멍청하다는 거다.


기자도 개돼지에 포함되니 버럭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기자가 어떤가? 기자가 개라면  삽살개 급이 아니라 들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것이 직업인 것을 몰랐다. 돼지라고 양돈장에서 키우는 돼지가 아니라 멧돼지급인지를 몰랐다면 고위 관료의 인성이 멍청한 거다. 민중은 개돼지라면, 그 자는 멍청한 관료이다.


그의 성격 저변에 깔려 있는 사고의 관점이 더더욱 난감하다. 대충 사지 선다형의 시험 지문처럼 심리를 찍어 분석하자면 그 발언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인식은 조선시대 관료적, 봉건적 사고방식을 가진 선민의식을 나타낸 거라고 본다. 행정고시의 1%대에 통과한 자신은 그야말로 선택받은 사람의 자격을 가졌다는 의미겠지. 민중에도 개도 있고 돼지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설사 있다 손치더라도, 바라보는 시선의 지점은 신분제의 강고함이 그대로 표출된 경우이다. 기자들 앞에서 무얼 떨어질지 유도신문에도 제대로 걸린 케이스는 아니겠나 싶었다. 그러니 멍청할 수밖에.


이 사회는 공부 잘 하고 머리가 총명함만 가지고는 오히려 해악일는지도 모른다. 공부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가슴에 못이 박혀 있거나 오염되어 더러워져 있다면 큰 사건이 나던가 피해를 유발하는 원인 인자되기 십상이다. 공부 무지하게 잘해서 검사되고 판사 되고 고위 공무원이 되어도 자신의 후배들 앞에서 수갑 차는 꼬락서니를 보이는 쪽팔림을 못 느끼는 자가 인간됨의 도리가 무엇인지를 알기나 알겠는가 말이다.  뻔뻔한 인성, 후안무치의 표정, 수치심이나 부끄러움도 모르는, 소위 공부만 잘 한다고 해서 인간의 근본에 심각한 균열이다. 사회의 그릇이 쪽박이고 깨진 균열 사이로 사회가 허물어져는 똑같은 역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발언의 문제는 개돼지라는 발언 이후의 인식이 더 심각하다. 신분제를 정하고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게 놀랍다. 왜냐면 그 관료는 교육부에서 한 국가의 교육을 담당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이 무엇인가? 강건한 신분제를 타파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이 교육이다. 본래의 목적에 반대가 되는 셈이다. 역사적으로도 교육을 통하여 신분제를 극복하려 했던 것이 교육의 힘이었는데, 이를 정책하는 기관의 관료가 오히려 신분제를 더 강화해야 하겠다는 이 반교육적 인식이 충격적이었다.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육을 하겠다는 발상. 이것은 국가의 반역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교육으로 불평등의 카르텔을 붕괴 시키고 교육을 통하여 지식과 지혜를 전파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사육으로 1%의 독점적인 선민들과 99%에게 먹고 살 만큼만 주면 된다는 생각은 그의 인식과 관점이 이타적 헌신적 배려를 전혀 배운 적이 없는 불감증의 병적 증상이 아닌가 한다. 전형적인 내로 남불형의 교감 불감 공감 불능의 사고방식. 이익 앞에는 오로지 나만 이어야 되고 손해 앞에서는 오직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이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행동적 양태와 다를 바는 없다.


개인적으로 한마디만 더하자. 이봐 당신도 다 개돼지야. 대기업 총수처럼 자기 통장에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나 선민이지 당신 같은 관료라 해봤자 옷 벗으면 천민급으로 추락하는 건 뻔한 거라. 대기업 총수야 대를 물려 가며 자본으로 신분을 떠받히고 있고 자본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신분은 탄탄할 것이다. 더더욱 이 자본으로 신분은 강고히 대물림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들딸에게 당신의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 자고로 교육이라는 것이 이런 부의 세습을 막고 신분의 해방을 지향하는 것이라는 점을 몰라서 멍청하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 한 국가의 교육 정책에 대해 관장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에서 반 교육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데 그기서 뭘 하러고 이름표 달고 있냐는 거다. 교육부 자리를 나가서 차라리 사육부에 들어가시라. 이게 더 맞는 거 아닌가? 개돼지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받아 밥 사먹으니 쪽팔리지도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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