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3.10.06 15:16

한심한 기자들

조회 수 18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렇게 기다리면 ‘임 여인’은 절대 안 나온다”

2013년 10월 05일 (토) 02:53:50 [314호] 
김동인 기자

취재 대상은 ‘임 여인’이 아니었다. 데스크는 그녀를 감금하다시피 한 기자들을 취재하라고 지시했다. 10월1일 오후 3시, 임 여인이 거주한다고 알려진 그녀의 외삼촌 집(경기도 가평군의 한 아파트 3층)에 도착하자,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기자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현관문에 바짝 귀를 댄 채, 이른바 ‘벽치기’를 하고 있었다. 다른 기자들은 몇 걸음 떨어진 계단 근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간혹 문 앞에 자리가 나면 다른 기자들이 번갈아가며 귀 대기를 반복했다
9월30일 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추정된다는 임 아무개씨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자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채 전 총장 혼외 아들 의혹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는 이미 일주일 넘게 이곳에 진을 치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임씨의 자동차로 추정되는 ‘낯선’ 벤츠 승용차가 10여 일 전부터 세워져 있었고, 그 며칠 후 <조선일보> 차 세 대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4~5명이 돌아가며 24시간 취재를 이어왔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이어 도착한 한 기자는 “나는 차를 멀찌감치 대놓고 접근했는데, <조선>은 마치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시위하듯 차를 임 여인 집 가까이 대놓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신선영</font></div> 
ⓒ시사IN 신선영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신선영</font></div> 
ⓒ시사IN 신선영

10월1일 오후부터 10㎡가량 되는 아파트 복도에 기자들이 자리를 깔고 앉기 시작했다. 방송기자들이 뒤이어 올라와 ‘보도용 영상’을 찍어갔다. 저녁 시간이 되자 기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조선일보>, TV조선, <중앙일보> 등은 퇴각하지 않았다. 밤 9시 무렵 갑자기 한 기자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한겨레>랑은 통화했잖아요. 이 아줌마가 진짜…”라며 항의했다. 이날 저녁 <한겨레>는 임씨와 전화로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온라인으로 먼저 내보냈다. 조·중·동 소속의 한 기자는 “채동욱 총장처럼 ‘공인’도 아닌 ‘사인’ 집 앞에서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자조했다.

주요 방송사들은 풀단(공동취재단)을 짰다. 각 사별로 돌아가며 지킨 뒤 촬영한 영상은 서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밤 10시께 당번을 맡은 YTN 촬영기자가 현관문 앞에 아예 의자를 놓고 등을 기댔다. 안에서 문을 열고 싶어도 못 열 상황이었다. 방송사 당번 외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TV조선, 채널A, JTBC 등이 이날 밤 아파트 앞에서 밤을 새웠다.

다음 날 아침, 전날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일찍부터 현관 복도에 의자를 펼쳤다. 10월2일 <중앙일보>는 집 안에서 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며 “무엇보다 나쁜 건 자기 자식을 부정한 거라고…” 따위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취재 인원이 는 것이다. 한 기자는 “<중앙>에서 어쨌든 새 취재 내용이 나왔으니 뒤따라 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신선영</font></div>‘임 여인’이 머물고 있다는 ‘임 여인 외삼촌’의 아파트 앞에서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임 여인’이 머물고 있다는 ‘임 여인 외삼촌’의 아파트 앞에서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신선영</font></div>‘임 여인 외삼촌’의 아파트 앞에서 TV조선 기자가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임 여인 외삼촌’의 아파트 앞에서 TV조선 기자가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복도에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날 오후 주민대표가 취재진에게 철수를 요청했다. 주민들이 불편해하니 건물 밖에서 기다려달라는 요청이었다. 현관문 앞에서 철수한 직후 공중파 방송들은 풀단을 꾸리고 당번을 정해 움직이기로 했다. 당번이 정해지자 일부 취재진이 차를 몰고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주민 대표의 요청 이후 대부분의 기자가 밖에서 대기했지만, JTBC 기자가 홀로 현관문에 귀를 대기 시작하자 <조선일보> <한겨레>, TV조선 기자도 건물 안으로 다시 올라갔다. CCTV로 상황을 지켜보던 관리사무소 직원이 다시 올라와 승강이가 벌어졌다. 밤이 되자 <한겨레> <중앙일보> <조선일보>, TV조선, JTBC 기자들은 밖에서 밤샘을 준비했다. 이날 저녁 임씨 집 앞을 지키던 기자들의 사진이 한 포털 사이트에 떴다. ‘감금 취재’ ‘인권 유린’ 따위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10월3일 보도 인원이 그나마 줄었다. 전날 철야한 매체에 <경향신문>만 추가되었다.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길고 지루한 버티기가 이어졌다.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혔고, 불은 켜지지 않았다. 기자들도 떠나지 않았다. 한 기자는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한 절대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밤까지 이어진 대기 상태를 바라보던 한 주민이 불평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링 위에서 잽 얻어맞고 떠난 채동욱을 <조선일보>가 다시 링 위로 끌어올리려 하잖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01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49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5315 해외 韓人 학자들 "세월호 시행령, 위법적 내용" 노란리본 2015.05.10 244
15314 해와 달의 징조? 6 김운혁 2014.03.31 1205
15313 해와 달의 징조 2 김운혁 2014.07.21 755
15312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 3 목요클럽 2013.11.27 1586
15311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전1:9) 11 김균 2013.07.26 1307
15310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가족 고발 ‘사주’…‘배후’ 있나? 진실한근혜씨 2016.01.24 45
15309 해볼까? 해 보자! 3 2015.05.02 141
15308 해병대 면접과 교황권 12 아침햇살 2012.04.02 3960
15307 해방 신학에 대한 내 견해 2 로산 2010.11.27 2059
15306 해방 70년 특별기획 '친일과 망각' : 1부 친일 후손 1177 광복 2015.08.19 112
15305 해맑은 미소 아침이슬 2015.09.23 125
15304 해군함정, 세월호 사고 인지하기 전에 현장에 있었다? 4 민의 2015.10.03 150
15303 해결했습니다 2 로산 2011.10.25 1455
15302 해,달,별 창조.. 답답하네요. 김금복님의 말을 들으세요. 11 김금복 2013.01.24 2683
15301 해 넘어가고 어둠 덮히니 익영 2011.03.19 5048
15300 항상 미국이 문제아야 미국 꺼져라 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 꼴도 보기 싫은 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미국 확 망해라 민주주의를 가장한 강도 노략질 국가 미국 1 중요사항 2014.09.17 663
15299 항문성교와 건강 위험 1 의문 2016.07.05 136
15298 합회발 유언비어 2 - "부시와 오바마도 일요일 법을 제정해야 함을 안다" 1 단장 2015.02.21 442
15297 합법인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정보공개청구'를 해 사실 정보를 얻어 싸우세요. 2 file 정말 오래만 2016.03.08 88
15296 함세웅 신부 “조선일보 없애달라 하느님께 기도한다” 기도 2015.05.26 217
15295 함께할 줄 아는사람 2 잠수 2014.12.16 488
15294 함께 걸어요 우리 2015.08.31 85
15293 함께 얼싸안고 5 file 박성술. 2016.06.20 176
15292 할일이 없으니 1 팍팍한 이 2014.12.18 398
15291 할아비와 손녀의 대결 효녀 2016.01.07 99
15290 할아버지와 손자 1 할아버지 세대 2014.10.18 453
15289 할아버지 00가 자꾸 때려요 1 김균 2014.05.06 1111
15288 할수 있는게 이것 뿐이다 투표 2014.06.03 925
15287 할수 없는 이 의인 5 justbecause 2015.01.24 440
15286 할매여, 나는 그대의 된장찌개보다 예수의 소주 한 잔이 그립다. 9 김원일 2012.10.27 1603
15285 할매수녀의 귀환 4 여적 2016.02.02 134
15284 할매녀언아, 듣거라. 5 하나님 2014.03.25 1301
15283 할매 듣그라 (FB(fallbaram) 듣그라! 에 대한 대답) 2 fallbaram 2014.03.24 1162
15282 할매 니 머라카노. 니 노망 묵었나.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이 할망구야. 9 김원일 2012.10.27 1773
15281 할만큼 했거든 !!! 9 김 성 진 2012.07.13 3894
15280 할례, 금기 음식, 안식일 3 해람 2012.10.24 1633
15279 할렐루야!!! 아리송 2012.12.19 1182
15278 할렐루야! 삼육외국어학원교회 선한사마리아 2011.10.15 2099
15277 할렐루야 핸드벨 앙상블 - 민스다 모든 가족에게 드립니다. . 1 잠 수 2010.12.23 2278
15276 할렐루야 1 나그네 2011.02.18 1707
15275 할레와 행위에 대해서 올립니다 2 하주민 2014.10.20 508
15274 할 일 없는 행정위원들이 한 일들 2 arirang 2010.11.25 1475
15273 할 일 드럽게도 없네..!!! 2 김 성 진 2011.06.02 1486
15272 할 수 있는 한 나쁜 짓은 다 하고 살자 8 김균 2013.06.26 1512
15271 한탄스러운 현실 17 김운혁 2014.07.19 787
15270 한치 앞도 못 내다 본 선지자 7 로산 2011.09.21 1924
15269 한철호장군의 천안함 설명 국민진실극 2011.03.28 6291
15268 한지붕 세가족 (퍼옴 신완식의 목양노트) 4 새소망 2012.01.23 1932
15267 한일장신대 차정식 교수, 심리학적으로 김철홍교수 비평 신장 2015.11.07 157
15266 한인 안식교인 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11 아기자기 2014.12.21 783
15265 한인 분들이라면 필요한 곳 file 지은이 2011.03.26 8319
15264 한이 서린 승리의 피아노 연주 최종오 2012.07.04 1920
» 한심한 기자들 시사인 2013.10.06 1801
15262 한심한 기독교인들 로산 2010.12.18 2283
15261 한심두심님, 한 가지는 맞았고 3가지는 틀린다고 아뢰는 바입니다( 건강과 예언 전도 문제) 3 KT 2011.06.17 1714
15260 한세대만 지나면 스다는 해산! 6 exadventist 2014.05.29 860
15259 한성보목사님 주안에서 잠드심 3 동명사 2010.12.06 3017
15258 한선교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의혹...손 놓은 수사기관 친일청산 2016.01.18 83
15257 한상일 - 웨딩드레스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아름다웠소 ......" serendipity 2014.03.23 1507
15256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3 도데체 2012.06.08 2107
15255 한번 죽을것인가? 두번 죽을 것인가? 5 김운혁 2015.08.28 175
15254 한번 장로이면 영원한 장로인가? 5 발해를 꿈꾸며 2010.11.14 6515
15253 한번 잘못 배우면 깨어나기가 2 바이블 2013.02.01 2085
15252 한번 읽어 보세요.(펌) 1 박희관 2013.11.28 1635
15251 한번 웃고 삽시다. 바이블 2011.11.21 1028
15250 한번 오기 시작한 비는 결국 쏟아지고 만다. (When it rains, it pours!) 6 student 2011.12.06 1516
15249 한번 보시면 좋습니다. 1 바이블 2012.10.20 2402
15248 한번 보세요. 바이블 2013.01.11 2449
15247 한번 반등한 죽은 고양는 다시 밑으로 추락한다. student 2011.12.25 1251
15246 한번 반등한 죽은 고양이는 다시 밑으로 추락한다 2 student 2011.12.27 136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