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였다.
포도즙은 무슨.
그런데
포도주면 어떡할 거고
포도즙이면 어떡할 건데?
마시고 싶고
꼭 마셔야겠고
건강관리 자신 있고
내가 먹고 마시는 다른 것들에 비해 인류의 건강복지에 큰 지장 주지 않는다고 믿으면,
몰래 마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내 영혼에 흠집날 일 아니면,
마시다 들켜서 쫓겨나도 할 수 없다고 각오할 수 있으면,
그리고 무엇보다
알코올중독에 안 걸리고 음주운전 안 할 자신 있으면
알아서 할 일이다.
마시기 싫거나
위의 어떤 이유, 또 다른 어떤 이유로든 마시지 않는 쪽을 택하고 싶으면
그 또한 알아서 할 일이다.
술 마셨다고 내쫓는 공동체 지겨우면
생각 좀 다시 하자고 말할 일이다.
지방 교회에서 안 통하면
여기서라도.
(지금 로산 님이 하시듯)
포도즙?
무슨 포도즙씩이나.
예수가 뭘 만들어 마셨다고?
언제부터 우리 공동체가
예수의 행적에 그리 관심 있었는가.
예수가 한 그대로 하고 싶은가.
그래?
그의 파격적 정치관, 사회, 경제관까지 포함해서?
그러면서 포도즙 운운하면
애교로 봐줄 수도 있다.
유치하다 못해 찬란한
찬란하다 못해 휘황찬란한
포도즙 진탕 흘린 자국 무늬
우리의 누더기.
포도즙에 잔뜩 취해 해롱거리는 우리의 휘황찬란한 얼굴.
신학자의 양심선언 기다리지 마시라.
신학자의 양심선언이 우리 먹여 살리는가.
신학자가 뭐라고 씨부렁거리든
우리의 양심대로 살자.
몰래 마시는 것도 양심이고
당당하게 마시는 것도 양심이고
마시는 거 두고 제발 뭐라고 하지 말자고 하는 것도 양심이다.
어떤 이유로든 안 마시는 것도 물론 양심이다.
새 포도주 주머니에 새 포도주 넣는 일에나 신경 쓸 일이다.
신학자 아니고
그저 신학하는 흉내나 내는 이 놈,
가나의 결혼 잔치
그곳에 가고 싶다.
"언제부터 우리 공동체가
예수의 행적에 그리 관심 있었는가.
예수가 한 그대로 하고 싶은가.
그래?
그의 파격적 정치관, 사회, 경제관까지 포함해서?"
요즘 제가 갑자기 고민에 휩쌓였습니다.
뭐 특별히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는 자녀들이 3명이나 대학을 다니는데
나와 아내의 모든 월급이 몽땅 들어가고도 모자라 빚까지 내가며 가르치고 있는 것이 예수의 정신에 맞는가?
분명 머리로는 아니라고 말하는데
기왕하는거 내년이면 아들까지 4명이 군제대하고 복학하면 한꺼번에 마치고면
그 다음부터 생각합시다고 말하는 아내의 말에 더 이상 아무런 말을 못하게 됩니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사람들
북녘의 배곯는 아이들
수 많은 어려운 사람들의 소리는 귓등으로 흘러보내는
예수의 이름 석자를 입에 올릴 염치나 있는지..............
나를 무시하는 사람 때문에 무지하게 기분 나쁜 맘이 들어 그것이 원인이 되었는지 감기가 독하게 들었습니다.
나을 듯하더니 (원래 감기란 약을 먹어도 1주일 안먹어도 1주일이라 난 안먹고 보틴다)
다시 또 그 사람에게 더 기분 나쁜게 맘이 상했다.
울화통이 터지고 씩씩거리고 나니 새로운 감기가 덜컥걸렸다.
기침이 아주 심하다.
목이 심하게 아프다.
원수도 사랑해야 된다고 하는데
하찮은 일에 화를 조절 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다.
"언제부터 우리 공동체가
예수의 행적에 그리 관심 있었는가.
예수가 한 그대로 하고 싶은가.
그래?
그의 파격적 정치관, 사회, 경제관까지 포함해서?"
저는 그저 켁켁 콜록콜록만 하고 있습니다.
내 것만 챙기고 있으면서
내 성질도 못 죽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