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기름 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라는 인사 한 마디 남길 뿐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애당초 어느 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 신동엽 "산문시(散文詩)1" 전문 (월간문학 1968.11. 창간호 수록)
48년이 지난 지금까지.아직 우리도 그런 대통령을 갖고싶다 라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는 대통령을 다진적은 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