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교계, 발달장애에 빠진 건 아닌지 …

by 돌베개 posted Oct 29, 2012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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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교계, 발달장애에 빠진 건 아닌지 …

[중앙일보] 입력 2012.10.17 00:16 / 수정 2012.10.17 00:28

오강남 교수-월암 스님 쓴소리
27일 조계사에서 학술연찬회
자기 복만 찾고, 돈에 흔들리고 
바닥을 쳐야 제자리 돌아올 것

16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비교종교학자 오강남(왼쪽)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와 조계종 용성선원 선원장 월암 스님. “혼자만의 복을 바라는 기복신앙이 이 시대 한국 종교의 문제”라는 데 생각을 함께했다. 두 사람은 27일 학술연찬회 ‘믿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에서 각각 주제 발표를 한다. [김성룡 기자]

종교, 말 그대로 큰 가르침이다.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 이유는 삶의 위안, 마음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일 게다. 지금 상황이 고통스럽더라도 누군가 나를 따뜻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고 또 언젠가 복락(福樂)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은 오늘의 고단함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 하지만 현실 속 종교는 그런 소망과 때때로 거리가 멀어 보인다. 되레 갈등과 분쟁의 씨앗인 경우가 많다. 이른바 맹신(盲信), 혹은 광신(狂信)의 부작용이다. 지금 종교의 뒤꼍을 돌아보고 바람직한 믿음을 찾는 자리가 마련된다.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가 함께 개최하는 학술연찬회 ‘믿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다. 초기·대승·선불교와 종교심리학·비교종교학 등 5개 분야의 전문가가 나와 종교간 공통점과 동질성을 따진다. 27일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다.

 참가자 중 비교종교학자인 오강남(71)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와 경북 문경 용성선원 선원장 월암(56) 스님이 16일 오후 시간을 냈다. 연찬회 내용을 살짝 들려줬다. 오 교수는 종교다원주의 입장에서 종교의 본질을 캐묻고 현실 기독교를 비판해 온 대표적인 학자다. 월암 스님은 12년간 중국에서 교학 공부, 실참실수(實參實修·실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참선 대중화’에 힘써왔다.

 -불교와 기독교에서 믿음의 개념은 어떻게 다른가.

 ▶월암 스님(이하 월암)=선불교는 믿음이 곧 깨달음이라는 입장이다. 사람 누구나 자성(自性·본 바탕)은 청정하기 때문에 마음이 부처, 나아가 사람이 부처라고 본다. 이런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실제 수행을 통한 깨달음으로 나갈 수 있다. 특히 여러 수행 방법 중 화두 참선을 경절문(徑截門·지름길)으로 친다. 선지식(善知識·도력 높은 선승) 스승에 대한 믿음도 필수적이다.

 ▶오강남 교수(이하 오강남)=종교의 믿음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내가 잘 되기 위해 믿는 표층믿음, 지금의 나를 극복하고 더 큰 나를 찾는 심층믿음이다. 사람의 이성을 통하지 않고 무조건 믿는 건 미신, 광신, 맹신, 경신(輕信·쉽게 믿는 것)이다. 사람의 믿음은 표층에서 심층으로 이동한다. 그러려면 이성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밖으로 넘어가야 한다. 깊게 믿기 위해서는 이성을 초월해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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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으로 알 수 없는 세계가 올바른 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오강남=때문에 불교의 선지식처럼 역사적으로 바른 길을 갔던 분들이 필요하다. 믿음에서 이성을 초월하는 일은 생사를 건 신앙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간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오강남=최근 이슬람 모독 영화로 인한 갈등은 표층 이슬람과 표층 기독교간의 싸움이다. 표층믿음인 근본주의는 문자주의로 쉽게 빠진다. 조금만 자기들 교리에 어긋나면 안 된다는 식이다. 결국 상대방 종교에 대한 이해, 대화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월암=한국 불교도는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어깨에 십자가를 멘 게 아니고 손에 십자가를 든 것으로 여긴다. 손에 십자가를 들면 뭔가. 십자군이다. 대화 없이 소통하는 이심전심은 거저 되는 게 아니다. 충분한 관심과 소통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거다.

 ▶오강남=기독교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개신교 신학교에서는 다른 종교에 대해 가르치지를 않는다. 가르치더라도 기독교의 우월성을 말하거나 선교 전략 차원에서다.

 두 사람은 요즘 한국종교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특히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대화가 꼬리를 물었다. 오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종교적 발달장애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신자 대부분이 표층에서 심층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암 스님은 “자기 만의 복을 구하는 기복 불교가 요즘 한국불교의 문제”라고 했다.

 해결책을 묻자 월암 스님은 “물극반본(物極反本), 즉 한번 바닥을 쳐야 본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곪을 대로 곪아터져야 한다는 얘기다. 오 교수 역시 “요즘 기독교는 자본주의의 시녀”라며 “밀물 때 배를 아무리 밀어봐야 안 나간다. 썰물을 만나야 자정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밝은사람들연구소=불교학·철학·상담심리학 등 불교 인접 학문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단체. 불교대중화를 목적으로 2006년 결성됐다. 학술연찬회를 열어 그 결과를 책으로 묶어냈다. 올 11번째인 이번 연찬회 발표문도 『믿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운주사)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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