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정치와 기 싸움.

by 김재흠 posted May 15, 2013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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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나이 들고 이젠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는 게 다행이다. 어쩌다 욕심에 빠져 설치고 살다 보면 건강, 가정, 재산 다 잃는 수가 흔하다. 그러나 이재 솜씨가 없어서, 주색에 골아 탕진하며, 살지 못하니 이 게 복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남에게 추색 하지 않고, 하루 적어도 4-5시간 집안 잡일 하면서 이메일이나 경우에 따라 화상 통화, 한국 인터넷 게시판, 개인 블로그, 교계 게시판을 넘나들며 11, 1대 다중 의견 교환을 하다 보면 하루가 짧다. 교회 출석과 더불어 주말이나 초에 두어 번 번개 등산도 하니 이런저런 얘깃거리가 생겨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게시판에는 정치 얘기도 피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치다. 미국 정치? 미국 정치인들은 대화와 타협의 귀재고 각 당의 색깔이 다르다고 해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방법의 차이는 있어도 여론을 절대 중시하니까 한국적 추태보다 덜하다. 국민은 정치인의 활동을 눈여겨보고 다음 선거에서 에누리없이 주권을 행사한다. 평소 생각하는 바는 한국은 민주 정치고 나발이고 북한식 왕정은 아니더라도 국민이 선거한 원로원 50명의 원로회의가 왕을 견제하는 통치 구조가 어떨까 싶다.


정치는 국민 생활의 바탕이고 이 안에서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등 국가와 국민 생활 전반을 아우르게 되니, 정치 후진국 한국에는 자연히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인터넷 공간이나 공공장소에서 정치 얘기가 으레 화두다. 그만큼 정치 비중이 크지만, 민주정치가 참으로 미숙하기에 국회나 일반 국민도 양자택일이고 상대를 비참하리만큼 공격한다. 사생결단 의지로 육박전이 벌어지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한국이 낄 것이다. 다수결 원칙은 교과서에나 있는 원리고, 웃기는 건 다단계 지방 자치와 지방 의회 구성이다. 그래도 본 건 있어서 지방 의회를 구성하고 많은 의원 정원은 능률을 무시하고 마치 실업 구제를 연상시킨다. 더구나 악취가 안 나는 곳이 없고, 재수가 좋아 들키지 않으면 다행이다.


국민 의식도 문제다. 인터넷이 사림 사이 간격과 시간을 좁혀, 여기서도 싸움박질이다. 정계나 SNS 나 눈에 띄면 집중포화고, 그 와중에 또 다른 전장을 만들어 가관이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중동 지역 자살폭탄 테러보다는 생명을 중시하나 언어 폭행으로 자살하는 개인은 있어도 무차별 살해는 없다.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윤창중은 거국적 인물이라 그렇다고 하지만, 인터넷 토론장 같은 데서는 더러 특정 누리꾼 이름 제하에 공개 처형하듯 하는 작살 투척은 참으로 안타깝다. 부모를 죽인 원수도 아닌데 그러니 이 걸 어쩌면 좋을까.


이렇게 내 주장에 응하지 않으면 죽을 줄 알라는 식이다. 자기 의견의 정당성이나 공익성, 또는 정의라고 해도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고 비타협적이라면 평행선을 이해할 수밖에 없잖은가. 때려죽일 수도 없고. 설령 자기 자식이라도 할 수 없다. 상대를 설득하려고 다른 지명인사나 언론을 인용하는데 이것 또한 하나의 해답일 수는 있어도 정답이 아니다. 자기 화장실 두루마리가 아니라고 마구 두루마리를 풀어대듯 장황한 자료를 컴퓨터 자판 키 하나로 복사해서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해명하려고 한데, 이건 그 증빙 자료를 보지 말라는 격이다. 자신의 주장보다 주석을 그렇게 길게 풀어놓으니 독자가 질리고 말 것이다.


특히 민주 정치에서 대화법이 기본이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대화할 때 상대방의 취지를 알려고 하지 않고 일단 거부하고 본다. 이 게 기선 잡기, 기 싸움이다. 거부한 말 뒤에는 얼마든지 갖다 붙일 말이 무수하다. 예컨대, '나는 그를 사랑한다.' 하면 이를 듣는 쪽에서 '사랑할 것도 많다.', '사랑에 굶주렸느냐?', '[나는 증오한다.', '그는 빨갱이다.' 등 즉흥적으로 상대를 한 번에 날려보내려고 한다. '사랑한다니, 무슨 뜻이냐?', 어떤 점에 빠졌느냐?', '그렇게 좋다면 나도 그를 사랑할지 모르지.'등 상대를 인정해야 대화가 진행될 것이다. 안 그런가?


그래 상대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고 하자. 그러면 결국 관계 단절이다. 참으로 이런 성질은 어디서 나왔을까?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에서 협동과 책임, 지도자 훈련, 인성 교육 등을 하지 않고 시험만 잘 보면 출세한다는 의식만 고취하고 집단생활 요령을 배우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뒤늦게라도 교회에서 보이스카우트, 야영회, 그룹 활동을 통하여 삶의 본질을 터득시키는 종교 활동이 인성 교화에 도움이 되리라.


남녀노소, 종교인이나 비종교인, 정치인이나 국민, 누구도 민주 생활 태도를 익히는 데서부터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정치 선진국이 되리라. 여러 사람의 의견 수렴이나 사안별 공정한 여론 조사가 가능하다면 국정 방향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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