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그들을 향해 발포해 놓고,
그리고 아직도 계속 발포하면서,
왜 우리 쪽으로 그리도 무자비하게 포를 쏘아대느냐고 묻는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잘 지적해주셨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우리와 그들이 서로에게만 발포하는 게 아니다.
기독교 자체가
타 종교, 비 종교인들에게
발포해 왔다.
이천 년 동안.
"성서적 상식"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사실 바로 그 "성서적 상식"이
기독교인이 아닌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쏘아댄 기독교 대포의
화약고다.
문제는 성서야, 이 바보야! 라고
누군가 말하고 있을 것 같다.
성서.
우리는 이 성서를 어떻게 읽고 적용할 것인가.
교단끼리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싸우듯
기독교도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비기독교인을 정죄한다.
곽정환 목사에게 묻고 싶다.
아니,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우리는 어떤 성경 구절을 읽고 적용하면서
어떤 "성서적 상식"을 이야기하려는가.
일관된 "성서적 상식"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가.
곽정환 목사에게 묻고 싶다.
아니,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이단 아니니까 붙여줘,
이렇게 애걸하는 우리 호소의 그 대상 중,
그 수많은 기독교 교단 중,
도대체 어느 교단하고 같이 놀고 싶은가?
다 그놈이 그놈 아니던가.
한반도의 밤하늘 절반을 징그럽게 도배질하는
저 빨간 네온 십자가
역겹지 않은가.
정말 그 십자가에
예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저기서 뽑은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안식교를 이단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들이나
여기저기서 뽑은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우리 이단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안식교나
오십 보 백 보다.
노는 꼬락서니 보면
우린 모두
과연 개독교다.
우리 좀 달라져 보자.
여기저기서 뽑은
또 다른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모든 교단을 향해
모든 비기독교인을 향해
송창식의 "우리는 연인"을
목청 높여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이단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안식교나
너 이단이라고 박박 우기는 그들이나,
기존의 "성서적 상식" 과감히 내팽개치고
여기저기서 뽑은
또 다른 성경 구절 들이대면서
또 다른 "성서적 상식"을 과감히 접수하여
우리 송창식과 함께 목청 높여 노래하자.
인류 모두에게
저 노래를 선물하자.
우리는 연인.
우리가 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