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기자 보도국 발령은 수신료 가치에 대한 도전”
KBS 기자·PD·여성협회 등 “공영방송 주인인 시청자를 욕보인 일베 기자, 동정과 논쟁의 영역 아니다”
지난해 반사회적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헤비유저 출신으로 KBS에 합격해 논란이 인 이아무개 기자가 지난 2일 입사 1년 만에 보도국 발령을 받은 것과 관련해 KBS 직능단체 10곳에서 한목소리로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KBS 경영협회, 기자협회, 방송그래픽협회, 방송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여성협회, 전국기자협회, 촬영감독협회, 카메라감독협회, PD협회는 7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 사안은 인간에 대한 예의인 동시에 공영방송의 존립, 수신료 가치에 대한 중대한 흠결과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주인인 시청자를 욕보인 일베 기자에 대한 경영진 조치를 우리는 주시할 것”이라며 KBS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기자는 지난해 입사 이후 KBS 구성원들로부터 일베 전력이 확인되자 내부게시판에 공개 사과 글을 올렸다. KBS 경영진은 안팎의 논란을 감안해 그를 제작부서가 아닌 남북교류협력단으로 발령했다.
▲ 2015년 3월30일 KBS직능단체들이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일베 수습 임용 반대' 집회를 연 모습. 사진=정철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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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 2일 인사 발령에서 비롯했다. KBS는 이날 오후 이 기자를 보도국 소속 뉴스제작2부로 발령했다.
이들 직능단체는 성명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금처럼 수신료를 매월 낸다”며 “일베 논란은 크게는 공영방송의 뜻을 곱씹어 보는 문제이지만 작게는 생활인으로서 KBS 직원의 도리이기도 하다. 지금 다달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월급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 기자가) 특정 지역, 성별, 성향을 매도하고 조롱하고 멸시했다면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그들의 얼굴을 어찌 쳐다 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동정과 논쟁의 영역에 남길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도 4일 “이번 인사로 KBS로 향할 수많은 조롱과 비난,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모든 문제는 고대영 사장과 보도본부 인사 책임자의 몫”이라며 “우리 조합은 끝까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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