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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대통령님께

 

 

저는 새마을운동으로 온국민이 신나게 바빴던 197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녔습니다. 거의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렸겠지만 저는 그때 배운 이런 노래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하시는 대통령 이 나라의 지도자 삼일정신 받들어 사랑하는 겨레 위해 오일육 이룩하니 육대주에 빛나고 칠십년대 번영은 팔도강산 뻗쳤네 구국의 새역사는 시월유신정신으로"

 

 

그렇게 우러르던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이 저격을 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마저 저격당해 서거하는 모습을 TV로 보면서 얼마나 분하고 안타까왔는지 모릅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박정희라는 이름은 진정 우리들의 최고 영웅이었습니다.

그 영웅의 따님이 대를 이어 이 나라의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앉으신 것은 참으로 경하할만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대통령님을 세상에 둘도 없는 효녀라고 생각합니다.

 

 

효는 백행지본야라고 하는 말을 중학교 때 처음 배우고, 그것은 저의 인생의 가장 중요한 좌우명 중에 하나로 세뇌되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사람들이 풍요를 누릴 수록 하찮은 가치관으로 전락하고 무시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효심이 깊은 대통령님에게 선친의 위업에 대해 사회적, 법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구국의 일념으로 일으킨 516혁명을 군사쿠데타로 몰아부친 세력들에 대해선 의분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을지라도 효녀 딸은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그 겹겹이 쌓인 욕과 저주를 자신이 대신 뒤집어쓰고라도 깨끗이 걷어내고 싶을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님이 그런 심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도 차라리 나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제 부모가 욕먹는 거는 참을 수 없거든요.

 

 

대통령님이 그렇게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이유도 바로 그렇게 실추된 선친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것이었겠죠. 그래서 각고의 노력 끝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여전히 잔존하는 비토세력들을 보면 속상하고 억울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여, 대통령님의 간절한 바램처럼, 선친이 역사에 두고두고 찬사를 받으시도록, 저 역시도 간절한 마음으로 간단하게나마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님은 연산군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머니인 폐비 윤씨를 그리워하여 왕후로 추존하는 데 노력하며 폐비를 죽이는 일에 관여한 대신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한 연산군에 대해 그를 효자라고 기억하는 사람보다 폭군이라고 기억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입니다.

 

 

그가 아무리 효심이 깊을었지라도 그 효심보다는 그의 군주로서의 자질에 너무 흠결이 많았다는 사실을 더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는 당대엔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했는지는 모르지만, 역사는 그를 폭군으로 평가하여 그 어머니를 또한 폭군의 어머니로 만들어버린 셈입니다. 이것이 그 어머니가 진정 원하던 것이었을까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는 전주이씨 후손으로서 저의 조상이 조선을 통치했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조선시대 왕들의 과오에 대해서도 무조건 미화하고 감쌀 수 있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저는 조선의 역사를 공과를 나누어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결코 조상을 욕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정한 평가를 통해 버릴 건 버리고 계승할 건 계승함으로써 조상들의 참뜻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게 과오가 있는데도 복종하는 것이 효도인가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부모에게 과오가 있으면 즐거운 얼굴, 조용한 목소리로 말씀을 드린다.

만약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경하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말씀 드리고 다시 말씀드린다.

부모가 노하고 화가 나서 매로 치고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원망하지 않고 공경하고 효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식이 부모를 모심에 있어 세 번을 간해도 듣지 않으시면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따라 간다."

 

 

이것은 부모의 잘못을 지적해도 안 들으시면 부모에게 복종하라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마지 못해 따른다는 것을 표시하여 부모가 그렇게라도 돌이켜 남에게 지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선친에게 진정으로 효도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선친의 명예를 진정으로 회복하고자 한다면, 공과를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가려 과오에 대해선 확실하게 인정할 때 공적이 제대로 빛이 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할 때 대통령님에 대해서 선친의 과오를 인정할 줄 아는 참 멋진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동시에 그런 딸을 둔 선친 대통령에 대해서도 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지 않을까요?

 

 

또한, 작금에 가장 민감한 부정선거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님은 자신이 모르는 일이라며 사법적인 판단을 기다려달라고 하셨습니다만, 이는 어느 누가 봐도 국정 최고책임자의 태도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사법적인 판단이 공정하게 내려질려면(과거의 판결이 역사가 흐른 뒤에 얼마나 많이 뒤집어지는지를 보면서 분통해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고, 또 근시일내에 내려질 판결에 대해선 거의 정치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를 인정하지 않는 반대파에 의한 더 큰 저항으로 정치적인 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검찰수사로 드러난 것만 봐도 너무나 명백한 부정선거임에도 사법부에 판단을 맡긴다는 것은 최고통치자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문제에 대해 책임감있고 진정성있는 사과와 조치를 취한다면 당장은 지지기반이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면 분명 더욱 공고한 지지기반을 얻게 될 것이고(그것이 역사가 가르치는 교훈이 아닙니까?), 결과적으로 선친에 대해서도 훨씬 우호적인 평가가 더해질 것입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님이 좀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반대편을 포용하여(그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이죠) 국정을 순탄하게 이끈다면 역시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고, 두말 할 것도 없이 선친의 명예에도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왕권시대는 독재가 통했을지 모르지만(조선 시대는 왕정인데도 독재를 막는 여러 장치들이 있어 상당히 민주적인 왕정이었다고 하죠), 민주주의 시대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통치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요? 비록 대통령님의 생각이 100% 맞을지라도 반대편의 의사를 존중하고, 또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사안이라도 대화를 통하여 설득하여 따라오게 하며, 때론 반대파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책을 세운다면 그야말로 온국민이 지지하는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요?

 

 

결국, 선친의 명예를 회복하여 효를 다하려는 바램은 명예회복 자체에 집착하기 보다 대통령님 자신이 보다 민주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선거에 대한 시비가 장기화되면서 비판여론이 결국은 지쳐 잦아질 줄 알았는데, 최근 며칠 사이에 종교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불씨를 되살리고 있네요. 이는 반드시 부정선거에 대한 배경을 밝혀내어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는 국민적 결의가 아닐까요?

대통령님도 인간적인 고뇌가 어찌 없겠습니까? 한마디 잘못했다가 진짜 책임이 없는 부분까지 온통 뒤집어쓸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고민은 훨씬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대통령님 주변 인사들 편이 아닌, 그리고 지지자들 편만이 아닌, 반대한 국민들까지도 품어주고 그들의 억눌린 감정을 풀어줄 수 있는 따뜻한 대통령님이 되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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