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한 눈으로 세상읽기

by 제자 posted Jul 25, 2011 Likes 0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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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라고 호언을 하기에 훌라운드를 예상한 체력의 안배를 하고 있었는데 졸지에 닭 쫓던 점령견이 되어버렸습니다. 상대는 온데 간 데 없고 기운은 남고 영 개운치 않은 뒷맛입니다. 100개 정도의 교담은 작심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영 맹물이네요. 그쪽에 배팅한 분들 입장도 헤아리지 않고...

 

환장했다는 조소가 그렇게 언짢게 들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앞서 환장한 선혈들의 그 환장이 걸어간 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장을 애써 지울 필요도 없는 것은 마치 눈멀고 무지한 자들이 삶의 선각자들에게 달아주는 순혈계보의 표찰과 훈장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화기에 꽃아 거칠게 쏟아내려 했던 담론을 조금 다듬어 내려놓습니다.

 

인간세계 속의 절대가치에 대한 환장한 자의 투박하고 눈 뒤집힌 논조입니다. 인간의 가치관과 추구의 정점은 동서양, 유색인종의 그 다름만큼이나 각양각색입니다. 환장한 자에게도 역시 중히 여기는 가치가 있는데 그것은 유형의, 속물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적인 속성이고 대단한 것이 아닌, 초보신자들에게도 흔히 회자되는 성육신이라는 테마입니다.

 

어떤 속성이든 체계화하기 좋아 하고 용어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육신이라는 거창한 테마를 걸고 하염없이 똑같은 어조로 사람들을 학습시켜 왔습니다. 오늘날 강단위의 수많은 설교자들도 허구한 날 기계 돌리는 소리로 성육신의 심오함을 고성방가 하듯 외쳐보지만 모든 세기를 아우르는 그 심미적 의미는 저들의 가슴을 전혀 파고들지 못하는 뻔뻔한 설교로 남겨질 뿐입니다. 테마는 장엄하지만 그 학습은 치졸하기가 짝이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애를 지배하고 교정시켜 주는 그 통찰과 깨달음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지가 않습니다. 줄줄이 성경절 꽤어 엮는 학습형 이론으로 절대 얻어지지가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창살의 틀 안에서는 그 단순하지만 심오한 주제에 대한 접근이 어렵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모든 선입견에서 떠난, 3자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갈급한 자들에게 그 심오함의 문은 활짝 열려질 수가 있습니다. 천국을 못 믿는 자는 자연 천국의 주인을 알 방도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진실은 천국이 있다는 것이고, 우리의 세계를 다녀가신 예수께서 천국의 주인이요, 왕으로 계시다는 것입니다.

 

고등먹물들에게는 아이들이 이해하는 이 단순명쾌한 사실도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믿어지지가 않는 것입니다. 뇌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전혀 모르는 이상 구조 속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들은 천국, 예수는 직업상  필요에 의한, 단지 불가피한직업용어에 불과한 것입니다. 강단에 올라갈 때만 챙겼다가, 내려올 때는편하게 내려놓는 휴대용 교리인 것입니다. 현대에 들어서 이 직업용어를 들고, 그 거북한 쇼를 해야만 하는 가장 가련한 직업군에 속한 자들이 부지기수인 것입니다.

 

이 환장한 자에게도 그 장엄한 주제를  학습으로 배우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환장한 자는 그것을 암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주야장창 골똘히, 그야말로 환장한 자처럼 사색하고 묵상하고 다녔습니다. 그 압도적인 주제의 여파는 일상생애를 단정하게 정리시켜 주었고 그 주제와 조화되는 모든 표준을 자연스럽게 채워주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인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타자는 단지 학습용 이론만을 던져 주었지만 환장한 자는 그 이론을 발효시켜 천국을 실감하고 소망하는 풍요로운 사상가요 제자들의 반열에 오르는, 혜택받은 자가 되었습니다. 이 환장한 자는 성경의 페이지를 넘어 세상을 다녀가신 분의 못 박힌 손바닥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제의 일처럼 여겨지고 그 나라에 가는 날도 얼마 멀지않은 날로 여기는 아이들의 셈을 하는 순진한 자가 되었습니다.

 

정말 환장했네!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사람에게 가르치지 않으셨나요?

그게 진짜니? 환장한 자야! 책으로만 배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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