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978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등록 : 2012.09.12 20:31수정 : 2012.09.13 14:19

보내기
인혁당 사형 이수병씨 부인 이정숙씨

[인터뷰] 인혁당 사형 이수병씨 부인 이정숙씨

남편 주검 고문 흔적 역력 
손톱·발톱은 찾아볼수도 없었고 
발뒤꿈치는 시커멓게 움푹 들어가 
“당국이 화장해 재로 만들어버린 
다른 피해자들 생각하면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당신 아기 얼굴 좀 봐요, 얼굴. 이만큼 컸어요. 얼굴 좀 봐요.’

돌을 갓 넘긴 어린 딸을 등에 업은 28살의 젊은 아내는 속으로만 되뇌었다. 1975년 4월1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구치소 안마당. 멀찌감치 남편의 모습이 보이자 아내는 등을 돌려 필사적으로 딸의 얼굴을 보였다. 1년 만에 본 남편이지만 소리내어 말을 걸 수는 없었다. “남편을 만나게 해준 것이 알려지면 내 목이 달아난다. 아는 척도 말을 걸지도 말라”고 교도관은 신신당부했다.

속으로만 외친 아내의 말을 들었을까. “많이 컸네. 많이 컸네.”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여 변호인 접견실로 끌려가던 남편이 말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우렁우렁한 목소리는 아내가 들은 남편의 마지막 육성이 됐다. 학원강사였던 남편 이수병(당시 38살)씨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4월8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고, 이튿날인 9일 새벽 형장에 끌려가 세상을 떴다.

“그렇게 빨리 죽일 줄 알았으면, 그때 붙잡고 무슨 말이라도 했을 텐데….” 이수병씨의 아내 이정숙(65)씨는 12일 <한겨레>와 만나 37년 동안 쌓인 한을 토해냈다.

구속 뒤부터 남편 얼굴 못봐 
교도관 도움으로 먼발치서 잠시 
두돌 안된 딸 들어보이고
말한마디 못했다 교도관 다칠까봐 
“그렇게 빨리 죽일 줄 알았으면 
무슨 말이라도 했을텐데…”

생전의 남편은 통일운동가였다. 1961년 5·16 쿠데타가 있기 사흘 전인 5월13일 서울에서 열린 통일촉진궐기대회에 참석해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유명한 연설도 했다. 이 일로 쿠데타 직후 7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박정희 정권은 유신체제 수립 이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조작해 이씨를 비롯한 8명을 사형에 처했다.

그들을 구속한 직후부터 1심·2심·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사형이 집행될 때까지, 유신 정권은 단 한 차례의 가족 면회도 허락하지 않았다. 교도관의 도움을 받은 덕에 오직 이씨만 수감중인 남편의 얼굴을 잠깐이나마 보았다. 사형당한 나머지 7명의 유족은 그런 행운조차 누리지 못했다.

“법정에서도 뒷모습밖에 못 봤어요. 아빠들 옆에 선 헌병들이 뒤도 돌아보지 못하게 했어요.” 환갑이 넘은 아내 이씨에게 죽은 남편과 그 동료들은 여전히 ‘아빠’다.

사형은 새벽에 집행됐지만, 시신은 오후 6시가 지나서야 넘겨받았다. 죽은 이의 몸뚱이에는 고문의 흔적이 역력했다. “등이 다 시커멓게 타 있었어요. 손톱 10개, 발톱 10개는 모두 빠져 있었고, 발뒤꿈치는 시커멓게 움푹 들어가 있었어요.” 그날을 회고하던 아내 이씨는 “당국이 시신을 화장해 재로 만들어버린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치를 떨었다.

박정희가 내 남편 죽였고 
박근혜는 우리 자식들 죽이려 하는 것 같아… 
자기 아버지 때문에 이만큼 됐지만 
자기 아버지 때문에 결코 대통령 될 수 없을 것”

이후 37년이 넘도록 매년 4월9일이 되면 이씨는 경남 의령에 있는 남편의 산소에 갔다. “박정희 살인마, 내 남편을 살려내라”며 울었다. 남편이 죽을 때 5살도 채 되지 않았던 어린 아들 둘과 딸도 엄마를 따라 이유도 모른 채 울었다.

그에게 ‘박정희’와 ‘박근혜’는 같은 이름이다. “(박근혜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 볼 수가 없어요. 꺼야 해요. 한동안 텔레비전에 안 나올 때는 살 것 같았어요. 요즘은 텔레비전을 거의 못 봐요.”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남편이 사형당했던 그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껏 언론에 나선 적 없는 이씨가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한겨레> 인터뷰에 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재심 무죄 판결로 조금이나마 위안받나 했는데, 대통령 나온다고 우리를 들먹여도 되는 건가요? 또 우리를 이런 데까지 나오게 해야 하는 건가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한 심경을 묻자 이씨는 그만 울어버렸다. “아아, 박정희가 내 남편을 죽였고, 박근혜는 우리 자식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손에 쥔 휴지로 눈물을 닦아낸 이씨는 “이 말은 꼭 하고 싶다”며 꼭꼭 힘주어 덧붙였다. “박근혜는 자기 아버지 때문에 이만큼 됐지만, 자기 아버지 때문에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겁니다.”

글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 ?
    arirang 2012.09.13 01:20

    울어야 합니다. 네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위하여 울라.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라. 이것이 내가 죄악된 세상에서 너희들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것이다.

     

    예수께서 이 땅을 내려다보시면서 하는 말씀은 이것이 아닐까요?

     

    저 여인은 '행운녀'이네요. 남편의 그 처참한 모습이라도 기억하면서 한 많은 세월을 살아왔을테니까요. 나머지 가족들은 고문 받은 마지막 처참한 모습을 보지 못해 오히려 '행운'일까요?

     

    박근혜 보고 이런 말 해볼까요?^^ 가까이 가서 속삭여봅시다. "근혜야, 저 여인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64513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93538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109013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140974
11885 나쁜 넘은 되지 말라 2 로산 2012.09.05 2485
11884 고환 떼면 여자되나? 6 아리송 2012.09.06 3324
11883 삼육동에 들리는 하늘의 음성 - ““네 형제 ㅈㅇㅁ집사는 어디 있느냐 ? " 이동근 2012.09.06 2864
11882 롬니의 외교정책 (토마스 프리드만) 강철호 2012.09.06 2972
11881 폴 라이언의 흑심 (폴 크루그만) 강철호 2012.09.06 3198
11880 롬니의 진정한 모습 (데이빗 브룩스) 강철호 2012.09.06 5490
11879 한 번만 할 수도 있다는 롬니의 갬블 (로스 도하ㅌ 강철호 2012.09.06 5186
11878 골트, 황금, 그리고 신 강철호 2012.09.06 2663
11877 76년대 식 성정신 1 강철호 2012.09.06 3038
11876 정치보다는 원칙이 우선 (프랭크 브루니) 강철호 2012.09.06 2998
11875 잔인한 자가 귀여움을 가장함 강철호 2012.09.06 3873
11874 존경하는 미주한인교회 협의회장 김동은목사님께 올리는 글 3 이동근 2012.09.06 2802
11873 [평화의 연찬(제26회, 2012년 9월 9일(토)] 내가 달린 13,000km. 내가 오늘도 달리는 이유|박문수(마라토너, 은퇴목사) | 요슈카 피셔(1999) ♣ 『나는 달린다』|선주성 역(2000) | 궁리 (사)평화교류협의회 2012.09.06 3018
11872 호작질 15 file 박성술 2012.09.08 3151
11871 보드카는 넉넉하지만 고기가……. 3 김원일 2012.09.08 2420
11870 하루 42.6명꼴 자살…여전한 'OECD 1위' 오명 arirang 2012.09.08 2187
11869 교회 비리란 예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버렸을 때 3 지경야인 2012.09.08 2640
11868 박성술님, 멋있습니다.^^ 11 김민철 2012.09.08 2877
11867 지경야인님께! (예수가 강도 소굴인 교회를 뒤집어 엎다) 2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08 2430
11866 십일조 창고 도둑은 평신도가 아니다 - 신약 교회의 십일조와 헌금제도는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벧전 2:9) 11 이동근 2012.09.08 3018
11865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arirang 2012.09.09 2378
11864 박근혜의 기함할 발언--우리는 그렇게 사람을 죽여도 좋은가. 1 김원일 2012.09.09 2532
11863 빛의 천사로 가장한 Policy-Monster와 두 개의 저울 추 16 이동근 2012.09.09 2864
11862 재림의 적은 재림교인? 24 로산 2012.09.10 3422
11861 두 손 들고 앞에가 3 로산 2012.09.11 2250
11860 나는 어이가 없어부러야 3 나도 빗물 2012.09.11 2567
11859 한 목사가 목격한 사형수 8명의 최후 2 김원일 2012.09.11 4290
11858 우리는 이런 설교를 얼마나 자주 듣는가. 거의 못 듣는다. 9 김원일 2012.09.11 2585
11857 목사님! 그자의 부랄을 잡아야 합니다. 6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1 2991
11856 야 이 xx 넘 아 2 선 거 2012.09.12 2578
11855 아이폰5 발표 철통 보안 … 공개 전“소문난 잔치일까 진짜 대박일까”추측 무성 arirang 2012.09.12 2023
11854 아이폰5 나오기 전 ‘일단 팔고 보자’ arirang 2012.09.12 2148
11853 조금 불편한 이야기. "그 자의 부랄을 잡아야 합니다" 의 표현과 관련하여. 18 샤다이 2012.09.12 4022
11852 신과 나와 나르시스의 쉽지 않은 협상--또 하나의 좋은 설교 3 김원일 2012.09.12 2323
11851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기 때문 2 로산 2012.09.12 2261
11850 왕위찬탈을 노린 부부 1 로산 2012.09.12 4655
11849 수신제가 1 로산 2012.09.12 2167
11848 5.16이 4.19.3.1운동을 살렸다 2 로산 2012.09.12 2634
11847 딱 걸렸다 이 넘 1 로산 2012.09.12 1897
»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1 소금 2012.09.12 1978
11845 저자와 독자가 함께하는 '평화의 연찬' - 주에스더와 김동원 목사의 평화의 어울림 연찬 콘써트 - 2 (사)평화교류협의회 2012.09.13 2731
11844 나성중앙교회 50주년 안내 - 동영상 추가 - 4 file 권영중 2012.09.13 2747
11843 지 ~ 딴 에는, 7 file 박성술 2012.09.13 2853
11842 이런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 2 설악동 2012.09.13 1898
11841 누구 곡을 붙여 주실분 6 로산 2012.09.13 1891
11840 '뉴라이트(New Right)'의 실체 1 하일동 2012.09.14 2963
11839 진짜 목사 박형규와 대한민국 검사 임은정. 1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4 3148
11838 가슴 뭉클한 사진입니다. 9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5 2248
11837 아태지회 전 지회장 전병덕목사의 종신직 행정위원이 대총회 규정이라고? 도덕성이 전무한 양아치 짓에 다름 아니다. 11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5 2556
11836 십일조 때문에 하나님을 많이 슬프게 할 수는 없지......쌀 반 됫박과 말라 비틀어진 배추 한 잎. 1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5 2148
11835 우리 시대 최고의 석두를 위하여.... 2 로산 2012.09.15 1901
11834 개보다 나은 사람들을 위한.... 1 로산 2012.09.15 1916
11833 안식일 유감 5 김주영 2012.09.16 2305
11832 어느 목사의 전화위복 6 김주영 2012.09.16 2334
11831 선배, 스승에게서 배우는 교훈은 뭘까? 1 로산 2012.09.16 1885
11830 변하면 죽는다 2 로산 2012.09.16 2025
11829 야곱의 팟죽 그릇에 그만 코를 처박고 죽자 ! 12 박성술 2012.09.16 2436
11828 내 삶을 바꾼 한 권의 책 18 불암거사 2012.09.16 2613
11827 미안해요.함께 할께요. 4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7 1881
11826 여자라서 햄님 3 입봉 2012.09.17 2460
11825 ㅋㅋㅋ 1 소금 2012.09.17 4483
11824 생생한 뉴스 -이동근 무고죄 제6차 공판 소식 : ㅈㅇㅁ집사는 무덤으로, 이동근은 감옥으로..(?) 또 성공하는가 ? 6 이동근 2012.09.17 2618
11823 이렇게 생각들이 다를수 있나? 2 아리송 2012.09.18 2325
11822 ims - sdarm 2 sdarm 2012.09.18 3143
11821 나는 거짓말쟁이 괴수이다. 13 불암거사 2012.09.18 2493
11820 송영선 금품 갈취 협박 녹음 파일, 유튜브에 공개 3 남양주 2012.09.19 2621
11819 나성 중앙교회 선교 50주년 기념 음악회 순서 안내 입니다. 1 file 권영중 2012.09.19 2751
11818 침례 시문이 과연 필요한가 ? 7 불암거사 2012.09.19 2741
11817 그들은 매우 신기해하며 이렇게 되물었다.당신들은 누구세요? 3 여자라서햄볶아요 2012.09.19 2082
11816 2011.1 신영관님의 글 1 소금 2012.09.19 2038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