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내서
상자 속에서 쭈글쭈글 쪼그라들어
이제는 어쩌지도 못할 감자 몇 개
물 한 방울 흙 한 줌 없이
제 피와 살을 온통 짜내어
쭈글쭈글 - 복효근
싹을 키웠나보다
싹, 싹아지
제 어미의 살 속에 빨대를 박고
세상을 향해 먼저 고개 내밀겠다고
아우성이라니
홍삼 진액 한 상자를 내밀자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디
얼마나 더 살겄다고,
죽을 때 숨만 질겨진다고
느그들이나 갖다 먹어라 한사코 되돌려주는
쭈글쭈글 감자 껍질 같던 손,
그런다고 되받아 돌아오는 차에 챙겨 넣던
힘줄도 굵던 싹, 싸가지
바라보며 흐뭇한 듯
웃음 피워 물던 그 쭈글쭈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