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글쭈글

by 백근철 posted Oct 01, 2013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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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지내서 

상자 속에서 쭈글쭈글 쪼그라들어

이제는 어쩌지도 못할 감자 몇 개

물 한 방울 흙 한 줌 없이

제 피와 살을 온통 짜내어

쭈글쭈글 - 복효근


싹을 키웠나보다

싹, 싹아지

제 어미의 살 속에 빨대를 박고

세상을 향해 먼저 고개 내밀겠다고

아우성이라니

 

홍삼 진액 한 상자를 내밀자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디

얼마나 더 살겄다고,

죽을 때 숨만 질겨진다고

느그들이나 갖다 먹어라 한사코 되돌려주는

쭈글쭈글 감자 껍질 같던 손,

 

그런다고 되받아 돌아오는 차에 챙겨 넣던

힘줄도 굵던 싹, 싸가지

바라보며 흐뭇한 듯

웃음 피워 물던 그 쭈글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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