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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4:06

감자를 캐면서....

조회 수 1904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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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젠가 내 양말에 구멍이 났을때,
"산골님, 감자 나셨네요~"라고 강냉이 같이 웃으며

누군가 말을 건넸다.

참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에 캐두었던 말인데.

따스한 언어 속에는
실과 바늘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2.
감자는 가난한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흙처럼 묻어나는 대표적 작물이다.

봄에 일찍, 밭에다 감자를 심으면
장마가 오기 전에 캐내고 다른 작물을 심어
곳간을 더 많이 채울 수가 있어 좋다.

올해 농사로 감자를 심은 것은, 한 여름 하우스 안에서 캐느라
좀 고생했지만 잘한 일 같다.

강원도 감자바우 출신으로 감자를 워낙 좋아하지만
꼭 먹을 것이 많이 생겨서 만은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랑했던 화가,
빈센트반 고흐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들이 지은 감자를 먹는 농부들의 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라고 감탄을 했다고 한다.

그의 <감자먹는 사람들>이라는 대작에는
가난한 농부 가족이 어두운 호롱불 밑에서 거친 손으로 찐 감자를 먹는
장면이 그려져있다.


3.
신앙이란 무엇인가?
사도요한은 '알다' 곧 체험적 지식이라고 말한다.

이 땅에  살아가면서

진실되고 겸허한 양심의 호미없이, 허리를 구부리며 "진리의 보화"를
캐내어 갈 자는 없다.

땀을 흘리는 '노동의 수고'를 통해서 하늘을 분명하게 그려낼 수 있다.

그것이 고흐의 그림 속에 나타난 농부의 가족처럼
가난이며 고독이며 인생의 무게에 눌린 짐으로 인하여
어두워진 얼굴이어도 좋다.

 

 

 

4.
흙 밖으로 캐낸 햇감자처럼
선량함과 혹은 강건함으로 이 세상을 응대하고
주먹 불끈 쥐고 악과 투쟁하며 정직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말이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창조적 질서에 순응하는 일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다.

어둠 속에 심겨졌으나
빛 가운데로 캐내어진 흙 묻은 감자들.....

창세기의 고고학이라고 할까?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구속(救贖)의 사례들을
발굴해낸 것처럼 보인다.

 

 

 

 


 

  • ?
    cogito 2011.09.29 14:54

    정지용의 시를 읽는 것처럼 마음이 구수해졌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 마을의 풍경이 생각나네요....^^

     

    특히 아래의 글이 참 좋았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땅에  살아가면서

    진실되고 겸허한 양심의 호미없이, 허리를 구부리며 "진리의 보화"를
    캐내어 갈 자는 없다.

     

    흙 밖으로 캐낸 햇감자처럼
    선량함과 혹은 강건함으로 이 세상을 응대하고
    주먹 불끈 쥐고 악과 투쟁하며 정직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말이다.

     

     

  • ?
    passer-by 2011.09.29 14:57

    좋은 글입니다.

    제 장롱 속에도 감자 싹이 막 나는 양말들 많습니다.

    우리가 성경 겉만 핥을 게 아니라 본문 속에 숨어 있는 은혜의 감자들을 캐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 ?
    은하 2011.09.29 18:19

    Wonderful!

    오랜만에 민초SDA에서도

    사람사는 향기가 나는 아름다운

    Conte 읽을 있어 기쁩니다.

     

    특히

    "땀을 흘리는 '노동의 수고' 통해서 하늘을 분명하게 그려낼 있다. "   에서,

     

    요전에 빈배님과 헷갈림님의 하늘에 대한 대화가

    산골님의 경험적 신앙을 통해

    더욱 드러나는 천체속의 하늘로  

    Close-up됨을 느낍니다.

    어설픈 여느 종교학자나 목사의 신앙과

    Contrast됩니다.

  • ?
    반달 2011.09.30 00:01

    산골, 산골, 산골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민초 게시판에는

    댓글을 수정할수 있어서 . . 편리합니다.

    기술담당자에게 감사!!

  • ?
    김주영 2011.09.30 01:26

    산골님

    진짜 산골에 사시나보네요^^

    부럽습니다.


    어렸을 때 외운 동시가 생각납니다


    "할머니가 보내셨구나 

    이 많은 감자를

    야 참 알이 굵기도 하다

    아버지 주먹만이나 하구나

    ...


    화롯불에 감자를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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