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올리는 글은 제가 요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이곳으로 퍼옵니다.
blog.naver.com/josep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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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는 여러 시작에 관한 책이다. 세상의 시작, 인간 문화의 시작, 그리고 구약 성서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시작에 관한 책이다. 고대근동 (Ancient Near East)의 세계에서는 시작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간주 되었다. 기원 혹은 시작은 그들의 성격과 목적을 드러내주는 것으로 생각되어졌기 때문이다.
창세기는 또한 하나님께서 앞서 언급한 세상, 인간, 그리고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스라엘 민족과 언약관계를 맺고 이들이 어떻게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면서 그분의 뜻을 이루는지 자세한 내용들이 'story', 'record', 그리고 'line'을 통해 하나 둘씩 전개된다.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Gen.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1:1
우리가 잘 알다시피, 여기서 말하는 태초의 시작은 세상의 시작 (the beginning of the world)이다. 보통 기독교에서는 이 창조를 무로부터의 창조 (Ex nihilo)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드라쉬에서 Bar Kappara는 하나님이 이미 존재하는 물질 (preexistent material)으로부터 세상을 만드셨다고 해석한다. 이런 주장은 창세기 1장 1절의 히브리어 본문을 시간의 종속절 (Temporal clause)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 주석가인 Rashi 역시 같은 주장을 내세웠고, 1절의 본문을 완전한 문장으로 보지 않았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던 때, ~ "
창세기 1장 1절이 시간의 종속절이라고 주장 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는 Enuma Elish 창조설화에서 찾을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창조 설화로 잘 알려진 Enuma Elish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시작하는데, Enuma는 "when" 즉, 시간의 종속절을 이끄는 기능어이다. 다른 말로 하면, "when절로 시작하는것은 고대 근동의 창조 나레이션을 시작하는 관습적인 장치인셈이다.
요컨데, 창세기 1장 1절을 두고, 두 가지 해석이 충돌하는데, 기독교적 해석은 신학적 해석이라고 볼 수 있고, 유대교에서의 해석은 언어적 해석인 셈이다. 덧붙여 말하면, 기독교에서 보는 창조의 하나님은 무로부터의 창조를 뭔가 의미 있는 모습으로 보았다면, 고대근동의 문화에서는 그런 모습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고 보여진다. 오히려 고대근동의 사람들에게서는 카오스 Choas 상태에서 질서를 잡아 가는 신에게 최고의 찬양을 돌렸다.
참고자료: The JPS TORAH COMMENTARY GENESIS
감사.
문법적으로는 꼭 종속절로 이해하지 않아도 되고,
그래서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해석해 왔지만,
요즘은 종속절로 보는 것이 추세이죠.
물론 아시면서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 생략하셨겠지만 footnote 하나.
기독교가 "무에서 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유대인들도 같은 말을 했죠.
예를 들면 기독교가 생기기 한 세기도 더 전에 마카베오서가.
창세기 1:1과는 다른 이야기임에도.
2 Maccabees 7:28 I beg you, my child, to look at the heaven and the earth and see everything that is in them, and recognize that God did not make them out of things that existed. And in the same way the human race came into being. NRSV
아이야, 내가 권고하건대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보고 알지니, 하나님이 그것들을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지으시지 아니하셨느니라. 사람도 같은 방법으로 존재하게 되었느니라. 마카베오 2서 7:28
제가 영어에서 한국어로 직접 번역했습니다. 지금 옆에 한국어 외경이 없어서.
새해에는 더 자주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