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 산에서 석박 산까지 달리고 또 달리기위한 여정에서
중랑천 변을 달린다.
날씨가 모처럼 환하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왔다
산책하는 강변 옆으론 씽씽 요란한 소음을 내면서 자동차들이 달려가고 강물은 얼음이 풀린 탓일까 유량이 많다.
대체로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산책을 하시고 더러는 앙증맞은 작은 종류의 개와 함께 하고 있다
젊은 새댁인지 힘차게 팔을 흔들면서 빠르게 걷고 얼굴에 마스크를 눈만 내놓고 다 가린 형태다.
아! 얼굴이 시커멓게 탈수가 있기 때문인가?
햇빛에 노출되면 주름이 더 빨리 많이 생길 수 있어서인가?
햇빛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햇빛을 가장 잘 흡수 하고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얼굴을 굴곡을 만드셨는데
모자로 가리고 마스크로 차단하고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걷는 모습이 아리송한 맘이 든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지나치면서 달리고 있다.
자전거로 휭 하니 지나치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힘을 내본다.
길가에서 눈이 녹아 달리는 길을 적시니 신발에 젖어 튀지 않기 위한 발 구름도 하며 달린다.
눈가로 땀이 흘러내린다.
짭쪼롬한 염기 때문에 눈이 쓰리다.
연신 땀을 닦아내면서 힘껏 달린다.
게이트볼을 치시며 즐기시는 노인 분들이 보인다.
게이트 장을 지나 7km 쯤 달리니 가을에 하얀 꽃으로 내 맘에 기쁨을 주던 메밀밭이 나온다.
한숨이 나온다.
그래 이젠 그저 관상용 꽃에 지나지 않는 그런 가치뿐이구나
서럽고 배고픔의 아련한 기억은 이미 잊어버린 그런 모양이다
수확의 흔적도 없이 메밀대가 겨울 눈비에 고시라 져버렸다.
메밀열매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땅에 떨어져 흙에 묻혔나보다
그 길을 더 달린다.
달리는 이유가 있다
가을에 보았던 푸르른 보리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든 식물이 생기를 잃고 삶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추위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생명의 기운을 드러내는 그 모습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9km 쯤 달려가니 보리가 보인다.
농사꾼이 심지 않은 관상용 보리밭임이 느껴지는 보리밭이다.
그래도 반가움은 같다.
이 겨울 그 많은 폭설 속에서도 살을 애는 듯 한 추위도 모두 이겨낸 보리
가슴이 짜르르하게
감동을 느끼며 달리고 10km를 반환점으로 삼아 되돌아서서 달린다.
다시 눈앞에 추위에 가을에 보던 푸른빛이 약간 퇴색한 누런 잎이 보이고 더 작아진 모습이지만 봄의 희망을 보면서 그 곁을 지나친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며 달리는 나의 달리기에 보리밭의 의미를 생각하였다
보릿고개도 생각이 나고
지독히도 가난했던 우리나라도 생각났지만
문득 동족상잔의 피비린내가 진동했던 6,25 전쟁이 쾅하고 내 머리를 친다.
현대그룹의 정주영회장의 전설 속에서 보리가 등장했던 이야기가 스친다.
1952년12월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부산의 대연동에 안치된 유엔군 묘소에 찬배를 하게 되어 있어서
황량한 겨울 묘소에 푸른 잔디로 이국땅에서 죽어간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싶어 하는 미군의 바램을 낙동강변의 보리를 캐어다가 묘소를 단장하고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찬배객들 헌화가 이루어 졌고
이후 정주영은 계약금액의 3배를 받았고 미군의 각종공사를 도 맞아 하게 되어 일약 한국의 거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달리는 내 머리에는 왜?
왜?
자꾸만 ????????????
왜란 의문이 생긴다.
왜 이 땅에 우리완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들이 우릴 위해서 싸웠을까?
미군은 정말 보잘것없고 이젠 갖 해방되어 가난한 대한민국을 그리도 사랑해서 싸웠을까?
미국은 과연 한국전에서 무엇을 위해서
유엔군은 과연 수만 명이 죽어가면서 싸웠을까?
인류의 자유를 위해서이었을까?
미국이 그렇게 한국 사람들을 사랑했다면 당초 전범국가인 독일처럼 일본을 나누고 대한민국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품안에 안기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일본을 미국의 공장으로 만들 계획아래 일본을 독식하고 조선 반도를 분할한 꾀는 무엇인가?
갑자기 가슴이 미어져온다.
김구선생이 땅을 치고 원통해 했던 일이 떠오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식 이름으로 참전선언이 미루어진 것 말이다.
이 땅에서 350만 명이 죽어간 6,25
2000만 명의 18% 국민이 죽어간 참혹한 비극 다섯에 하나가 죽었다는 이야기지 않은가?
왜? 이 땅에서 이런 비극이 있어야만 했던가?
?
?
갑자기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렇다.
이건 소련과 미국이 조선 반도에서 이데올로기 대리전을 치렀구나.
오오 이런 이런 통탄할 일이여!
지상낙원을 이루겠다는 유무상통의 이데올로기와
1,2차 세계대전으로 급속하게 커져버린 자본주의 맞대결이 이 땅에서
대리전으로 이루어졌구나? 아.
독재자 스탈린의 강력한 경제 부흥과 팽창주의는 한국을 잃으면 미국의 공장으로 육성하는 일본을 순식간에 잃게 되는 위기감이 미군의 참전으로 이어졌구나?
내 머리는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했기에 그렇게도 무자비하게 융단 폭격을 행하였구나?
초토화 작전은 인간이 행할 수 없는 작전이고
절대로 행해서도 안 되는 작전인데도
참전과 함께 이 땅에 인명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더러운 전쟁을 수행하였구나?
가슴에 울화가 치민다.
보리야
너의 푸르름이 이국땅에 잠든 젊음을 포장했구나?
영문도 모른 체 죽어간 젊을 포장했지만
위정자들 그 위선자들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우리를 배제한 체 정전협정으로 실험적 전쟁은 막을 내렸구나?
이 비통함이여
그런 비통함이 아직도 우리민족의 허리를 두 동강낸 채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구나?
한쪽에서 아직도 빨갱이
종북을 외치는 이 더러운 위선자들에게 놀아나는 국민이 참 불쌍하구나?
오!!!
하나님 이런 선을 가장한 위선자들이 왜
선량한 조선땅
대한민국에서 있어야했습니까?
그리고 아직도 이 땅에 많은 사람들은 왜 우리가 6,25의 참극이 있어야만 했는지도
모른 체 아직도 남과 북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종북타령에 빨갱이 타령으로 우매해져야합니까?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진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자유라는 이유로 이 나라를 초토화시키는 합리화로 이어졌고
선거 때만 되면 그런 인간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버젓이 이용되는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
무릎이 아파온다
아직은 20km는 무리인가보다.
까짓것 무릎이 아프면 봉침 맞으면 될 걸
지난번에 20km를 달리고 무릎 통증에 고생하다 봉침으로 신기하게 좋아진 기억이 난다.
결국 2km는 달리지 못하고 걸어야만 했다
보리피리 (한하운시 백창우 작곡)
보리피리 불며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그리워
삐일 릴리리 릴리리 릴릴
보리피리 불며 불며
꽃 청산 어릴 때 그리워 그리워
피~일 릴리리 릴리릴릴
보리피리 불며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일 릴리 필리리~~~
보리피리 불며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을 지이나아
삐이 릴리~~
릴리리 릴리리 릴리리릴릴~~~
노래가 울음 섞인 노래로 내입에서 흘러나온다.
설음이다
우리의 역사가 남의 손에 의하여 좌지우지하였고
아직도 아프게 흘러가면서도
뭐가 어떠냐고 너무나 떳떳해하는 친일파와 사대주의자들을
문둥이의 처참한 인생에서 자유까지 속박당한 시인의 노래가 보리피리다.
찢기고 상처 나면 당연히 아파해야 하건만 문둥이처럼 우린 자신의 동족의 아픔에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한다.
350만의 생명이 이데올로기의 극한 대립의 희생양이 되었는데
아직도 전쟁을 들먹이는 악독한 이들이 남북에서 이를 드러내고 있다
아파하고 쓰려할 양심이 이 땅에서 사라져 버릴 것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