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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11 19:20 수정 : 2013.03.12 11:32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의 말과 소통] 아무도 모르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여권 안에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정부조직법 개정, 내각·청와대 인사 등과 관련해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은 여권 사람들에게도 낯설다. 기묘한 일이다. 당 대표를 지내고 지난 7~8년 동안 대통령 후보였는데도, 새삼스럽게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상황이 됐으니 말이다.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은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아 그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보수 정당의 지도부가 됐다. 다섯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그의 의정 활동을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치적 동지’로 꼽을 만한 사람 역시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금 모습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과는 큰 거리가 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 실제 모습 사이의 안개가 걷히면서 상당수 국민이 당황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진짜 모습이 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심층구조’라고 할 만한 몇 가지 연결선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권위주의다. 그는 판단을 내리고 지시할 뿐 토론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와 새누리당 인사들은 갈팡질팡한다. 그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오랜 고심과 세심한 검토 끝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 이 한마디로, 야당 쪽이 ‘99% 합의했다’고 표현한 여야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내가 지시하면 여러분은 실천해야 한다’는 공식의 적용 범위가 정치권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둘째는 국가주의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의 마음’을 강조한다. ‘경제 부흥’을 내세우고 ‘하면 된다’고 말한다. 야당 쪽에는 “사심 없이 국민만을 생각”하라고 압박한다. 그 한가운데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있지만, 생소한 이름의 이 부서가 어떻게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성장엔진’이 될지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나를 믿고 따라오라’는 식이다. 민주적인 절차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국가주의의 한 특징이다.

셋째는 위계적 질서(hierarchy)다. 박 대통령은 육사와 고시 출신을 선호한다. 둘 다 우리 사회에서 위계질서에 익숙한 집단이다. 내각과 청와대의 요직 가운데 60대가 많은 것도, 이들이 상하 관계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 질서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 그는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보면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권위주의와 국가주의, 위계적 질서는 당시 정권의 핵심 요소였다. 물론 구조가 닮았다고 해서 내용이 다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경제민주화와 국민행복은 옛것이 아니다. 하지만 부차적인 데 그친다. 경제민주화는 이른바 창조경제의 아래에 있다. 그가 말하는 법치와 ‘안전한 사회’는 국가주의와 위계적 질서를 전제로 한 하위개념이며, 국민행복은 시혜적인 성격을 갖는다. 공약 수정이 거론되는 상황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 박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그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지금처럼 계속 가서는 더 심각한 한계에 부닥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임기 초인 만큼 충분한 기회가 있다. 박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정치적으로 빚진 게 없다고 말해왔다. 야당 쪽과의 소통력, 복지 확대와 경제민주화 등은 그의 진짜 모습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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