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은퇴 목사나 장로라고 다 그렇지는 않으나, 게시판에 올린 글이나 댓글을 읽어 보면, 더러 실망스런 분들이 보인다. 주머닛돈을 내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말만 잘해도 좋으련만 도무지 체통이 서지 않은 상좌가 눈에 띈다. 헌금이나 잘 내고 교회 직분을 맡거나, 신학 과정만 이수하면 목사 안수를 받아서 요령껏 목회를 마치면 되는 것인지 모르나 카스다나 민초에 드나들면서 정말 실망스런 경험을 하였다.
옛날 우리 조상은 마을에 불미스런 일이 터지면, 그 마을 윗분(불교에서 말하는 '상좌')이 옳고 그름을 가려 마을의 미풍양속을 이끌었다. 이렇게 단순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보다도 더 중요한 몫을 감당하며 천국으로 인도하는 중책을 맡고, 양무리에게 성경 말씀을 전하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신실함이 나타나야 하니, 얼마나 어려운 자리가 목사고 장로일진대 대강 면허시험 보듯 하는 자리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목사나 장로도 사람인데 그런 사람도 있다고 항변하는 상좌도 있다. 70 중반에 이르니, 낯선 교우는 '장로님'이라고 깍듯이 대접하여 부를 때마다 깜짝 놀라서 '저는 장로님이 아니고 평신도라고 그때마다 송구스럽게 밝힌다. 사실 자기 집 단속하기도 쉽지 않은데, 수백 명 교인 수를 자랑하는 대형 교회는 고사하고 수십 명 안팎 교회에 시무하는 목사도 목양에 고충이 얼마나 클 것인가. 게다가 자기 교회 목사를 교계 자유 게시판에 올리는 추태도 있다. 물론 교인이라고 다 바르게 산다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형사 처분을 받은 사람도 참회할 수 있는 곳이 교회니, 그렇다.
그러나 목사나 장로도 사람이라고 핑계 댄다면 누구나 명찰 달고 그렇게 노릇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구차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평신도 아니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는 고충이리라. 은퇴건 아니건 말만 가려서 해도 존경받는 세상이다. 원로 신앙인에게 돈 달라고 구걸하는 것도 아닌데 교리만 따지지 말고 우선 인간성 회복을 간청한다. 전에 먹고사느라 바쁠 때 고객 중에 다른 개신교인이 하는 얘기로, 장로들이 자기 교회 목사를 떨어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세상에 원, 장로가 목사를 쫓아내? 그 교회 다된 교회구먼.'했다.
사람마다 교인마다 다를 테지만 안식일 교회에 나간다는 말을 대놓고 밝힌 적이 없다. 혹시 주위 사람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기에 그렇게 처신하고 있다. 조심한다고 하나 보는 눈에 따라 달리 비칠 수도 있으니까. 우리 안식일교는 다른 개신교와는 다른 교리나 선지자를 자랑하는 교회다. 평신도는 물론이고 교회 직분을 지녔던 적이 있거나 지니고 있는 분들은 한층 더 분발하기를 빈다. 몸소 앞서 실천하고 존경받는 분들도 정말 많다. 그런 분들이 옆을 지나기만 해도 진정 영광을 느끼게 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 분들로 꽉 차는 교회를 조심스럽게 바란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이렇게 당찬 소원을 빌다가 또 누구한테 물벼락을 맞을까 마음이 조여진다. '아무개, 말만은 그렇게 잘하더니만 별 볼 일 없구먼.'
* 우리 교계 게시판에만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