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녹서를 읽었습니다.
에녹서는 위경입니다.
유대묵시문학 전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위경이지만 유다서가 에녹서를 직접 인용하고 있고
베드로전서가 노아 홍수 당시 타락한 천사들을 이야기하는데 에녹서의 내용과 같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에녹이 묵시중에 천국에 가서 유람하던 중
선악과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31장 4절
"타마린드 나무의 일종처럼 생겼는데 열매는 아주 작은 포도알 같고, 그 향기는 멀리 퍼졌다."
라고 합니다.
선악과는
중세시대 그림에서 보여주듯 사과같은 큰 과일이 아니라
포도와 같은 과일이라는군요.
타마린드
이것과 포도가 적당히 배합된 모습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에녹은 후각에 매우 예민한 사람인것 같습니다.
천국의 각종 과일을 언급하면서
그 향기를 많이 얘기합니다.
보암직 먹음직 탐스러움에 더해
향기까지 추가합니다.
에녹서에서 선악과 나무는 Tree of Knowledge 라고만 불려지지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 이라고 불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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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에녹서에는 타락한 천사들의 이름이 주루룩 나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사람의 딸들을 취한 하나님의 아들들.
그 중에 에덴동산에서 하와를 미혹한 천사는
가드렐 (Gadrel) 이라고 합니다. (68장 7절)
물론 선한 천사들,
가브리엘, 미가엘, 우리엘, 브누엘, 라파엘 등의 이름도 나옵니다.
타락한 천사들을 말하는 에녹서에는
흥미롭게도 루시퍼 (루스벨) 의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늘의 별 3 분의 1을 끌어내린 반역의 이야기도 나오지 않습니다.
에녹서(에녹1서)에는 특히 천사들의 이름과 그들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아마 당시 사람들은 천사들과 하늘에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슬라보어로 적었다는 에녹 2서에 보면
10 하늘이 나오고 각각의 하늘에 누가 사는지 묘사하는데
악한 천사들은 2째 하늘에,
그 우두머리인 사타나일(사탄)은 9째 하늘에
그리고 10째 하늘에는 하나님이 계신다고 합니다.
사탄을 아자젤(Azazel)로도 표현했군요.
어떤 이들은 위경이나 외경은 보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보아서 알고도 믿고 안 믿는 것하고,
안 보아서 몰라서 못 믿는 것하고는 다르겠지요.
외경과 위경을 보면 저술 당시의 그들의 생각과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들입니다.
히브리어가 원본인 에녹 3서도 아직 안 읽으셨으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에녹 3서에도 하늘과 천사들에 관해 많이 나오는데
특히 신비주의 문헌인 ‘카발라’의 핵심인 <조하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날씨가 더울 때는 이런 책을 읽는 것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