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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셈의 카메라에 담긴 마지막 영상>

 옥상 위 저격수와 가림막 속 댓글녀

 

이집트에서 연일 비보가 날아든다. 지난 8일 이집트의 사진기자 아흐마드 사미르 앗셈은 옥상에서 시민들을 사살하던 저격수를 촬영하던 중 그 저격수의 총탄에 맞아 즉사했다. 그날 26살의 젊은 기자가 촬영한 마지막 영상은 전파를 타고 전세계인들을 경악시켰다. 이집트에서는 그날 이후 3000명(무슬림 형제단 발표) 가까운 시민들이 정부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80년 광주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던 우리 국민들이 그곳에 감정이 이입되는건 자연스럽다. 이런 야만은 이역만리 남의 나라나 오래된 기억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한국에서도 그와 비슷한 야만을 찾을 수 있다.

 

오늘(19일) 국정원 전·현직 직원과 경찰관 등 27명의 증인·참고인이 출석하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열린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오늘 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녀 김하영을 비롯한 현직 국정원 직원들을 '가림막' 뒤에 숨기기로 합의했다. 이 소식은 몇 가지 측면에서 놀랍다.

 

우선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천인공노할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던 ‘좌익효수’(본명 김하영)가 여전히 국정원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대단히 놀랍다. 검찰수사 결과 국내정치와 대선에 개입했던 혐의가 밝혀진 그녀는 지금도 국정원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댓글녀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가림막'이라는 기발한 장치를 동원한다는 사실과 그런 기괴한 은폐방식에 야당 특위 위원들이 동의했다는 사실까지, 상식을 초월한 이 ‘초현실’에 아연실색해진다. 혹시 육성을 보호한답시고 헬륨가스라도 마시게 하는건 아닐지 모르겠다. 

 

<오늘 국정원 댓글녀가 앉게 될 가림막 뒤편>

    

은폐된 국가폭력의 아지트 - 옥상과 오피스텔

 

옥상에 숨어 자국민들을 사살하는 이집트 저격병의 모습은 그야말로 경악스럽다. 근무시간에 오피스텔에 숨어 정치공작을 벌였던 국정원 직원의 모습 역시 상식을 뛰어넘는건 마찬가지다. 옥상에 몸을 숨긴 채 시민들의 목숨을 노렸던 이집트의 저격병과 역삼동 오피스텔에 숨어 정치공작을 벌인 댓글녀 김하영, 비열한 국가폭력의 말단이라는 점에서 둘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이집트 군이 비무장한 시민을 향해 저격병을 운용한 까닭은 무엇일까? 50만 병력을 보유한 이집트 군부가 화력이 부족해서 저격병을 배치한 것은 아닐 거다. 저격의 기본은 은폐엄폐다. 그들이 저격병을 배치한 이유는 언론의 카메라에 자신들의 총구를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길 원했기 때문이다. 총구를 숨긴 군부는 사망자 수를 1/5로 줄여서 발표했다. 전세계에 현장이 중계되는 상황에서 정규군이 비무장한 시민들을 향해 '당당히' 총을 쏘는 모습은 이집트 군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그들이 숨어서 총을 쏜 이유는 한마디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못한 권력은 은폐에 능하다. 스탈린의 비밀경찰이나 닉슨의 CIA, 박정희의 중앙정보부, 북한의 정치보위부 등등 권력의 야만은 주로 음습한 곳에서 일어났다. 국정원 댓글녀가 근무시간에 오피스텔로 '잠입'했던 이유도 그와 같다. 그곳은 댓글녀 김하영이 '작전'을 펼치기 위해 필요했던 범죄아지트였다. 공개된 장소에서 그런 부끄러운 짓을 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그녀에게 은폐엄폐된 역삼동 오피스텔은 이집트 저격병이 몸을 숨겼던 옥상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서태지도 울고 갈 신비주의 '좌익효수'의 모습>

 

영원한 '가림막'은 없다

 

댓글녀 김하영은 '잠금'돼 있던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빠져나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오피스텔에서 탈출하던 날 마스크에 가려져있던 그녀의 얼굴은 청문회장에서도 가림막에 가려질 예정이다. 국회가 공식적으로 '은폐'를 허용한 것이다. 여유롭게 가림막 뒤에 숨어 '종북세력'운운할 댓글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떤 자리보다도 명징해야 할 청문회장에서 증인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검찰수사에서 범죄혐의가 명백하게 밝혀진 그 국정원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핵심 증인들은 증인선거를 거부하고, '현장범'의 얼굴은 가림막으로 가려준다. 이런걸 국정조사라고 진행하고 있는 국회나, 떨리는 손을 진정시켜가며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이나 딱하긴 마찬가지다. 국회가 이 비극을 어떻게 마무리할걱정스럽다.  

 

옥상에 숨어서 시민들에게 총을 쏘는 자와 골방에 숨어서 댓글공작을 벌이는 자, 그런 자들이 공유하는 정서가 있다면 '부끄러움'일 것이다. 그들에게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수치심이 있다면 말이다. 댓글녀의 눈에는 눈앞의 가림막이 튼튼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영원히 '권력의 가림막'속에서 사는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녀는 깨달아야 한다. 권불십년이다. 민주주의를 유린한 대역죄인에게 영원히 보장된 '안전'이란 없다. 

 

오늘 청문회가 이 더운날을 얼마나 더 뜨겁게 만들지 모르겠다. 벌써 더워지는 아침, 어떤 호기로운 의원이 가림막을 패대기치는 시원한 상상을 해본다.

                             출처 -- 아고라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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