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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트리노의 카를로 알베르토 광장을 걷던 한 신사는

마부가 마차를 끄는 말에 사정없는 채찍질을 해도 꿈쩍 않는

말에게 달려가 말의 목을 부여 감으며 울음을 터트린다."


헝가리의 거장 벨라 타르의 마지막 작품

‘트리노의 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렇다고 그 신사는 동물 보호론자는 아니다.

이 신사가 운 것은 자유가 속박 당한 상태로 무거운 마차를 끌며

꼼짝 못하고 채찍을 맞아야 하는 말의 신세가

자신과 동시대의 백성들이 처한 처참한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 있어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말에게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르는 마부는

그 시대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미쳐 있는 정치와 종교 지도자들이며,

귀족들의 권익만을 옹호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평민에게는 지독한 법과

성직자들의 횡포로 왜곡되어온 기독교 율법이고 교리였다.


신의 뜻을 왜곡하고 신의 이름으로 휘둘러지는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포장된 마녀사냥식 정죄의 채찍 아래

옴싹달싹도 못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비참한 인생들의 실존은

마치 거기 그렇게 서서 채찍을 맞으며 커다란 눈을 껌벅이는

말의 신세와 다름없다는 사실에 울음이 터진 것이다.


지금의 이집트나 중동 북한 등 세계의 곳곳에서 그리고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모이다 (물)총을 맞는 민초들과

1888년 트리노의 알베르토 광장의 매 맞는 말은

그 처지가 너무나도 같지 않은가?


지금 불의의 채찍을 휘두르는 정치권력자들과

그것에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종교지도자들은

100여 년 전의 알베르토 광장의 그 마부와 무엇이 다른가?


신자유주의와 신의 이름 아래 저질러지고 있는 저 미친 채찍질.

그 같은 채찍질을 신의 채찍으로 오도하고 침묵하는 자칭 성직자들.


경제적 성장과 종교적 구원을 앞세운 억압과 정죄의

채찍 아래 갇혀 있는 인생의 실존 의식.

그 같은 운명을 구원인양 노래하고

마부가 먹여주는 먹이에 은혜인양 감읍하는 것이

정의의 신 앞에 서 있는 고작 우리 인생이란 말인가!


구원이란 그 같은 채찍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 아닌가?

정의란 그 같은 속박의 사슬을 끊는 것 아닌가?


무엇으로 이 사슬을 격파할 것인가?

누가 이 트리노의 채찍을 멈추게 할 것인가?

트리노의 신사의 광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과연 누가 미친걸까?

결국 말의 예정된 비극적 운명은 거역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마부가 없어져야만 말의 노예적 운명도 해방될 수 있다는 말인가?


“신은 죽고 마부가 설치는 이 광기의 시대에”

역사의 수레바퀴를 부여잡은 나는

오늘 밤 슬피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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