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3.09.07 10:57

징그러운 목사님들

조회 수 19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징그러운 목사님들  
 
유치원 나이의 아이들이 엄살이 많은 것처럼 자칫하면 기독교인들은 ‘엄살이 심하다’는 느낌이다. 

즉 남들이 다 겪고 당하는 문제를 가지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는 경향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무난히 겪어내는 문제들에 대해서 기독교인들은 민감하게 반응해서 팔딱거리고 덩달아 목회자는 거기에 장단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교인들의 비위에 맞추어야 하므로 예수의 뜻을 그대로 전하고 따라서 살기 보다는 교인들의 관혼상제는 기본이고 백일잔치, 돌잔치,
이사, 개업, 입원, 퇴원 등등 ,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 쫓아 다니면서 복을 빌어 주기에 바쁘다.
목회자들의 머릿속에 이런 자잘한 일만 가득하니 자연히 자질구레한 기도만 늘고 역사,
민족, 환경, 정의, 평화, 기아문제 등등 굵직한 일에는 관심을 가질 수가 없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느라고 힘이 든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혹시라도 삐질까 싶어서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
이러다 보니 자기 속을 쉽게 내보이는 솔직담백함 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속을 들어 내놓지 않는 능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앉아 있어야 목회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목회 현장은 사방이 지뢰밭이라 어디서 언제 문제가 터질지 몰라서 그저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라서 전후좌우 위 아래로 눈치 살피기가 바쁘다. 

내가 알던 한 프랑스 신부는 한국에서 사목을 할 때 국회의원에 당선된 본당 교우가
“신부님께서 기도해주셔서 당선될 수 있었기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런 기도는 한 적이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는데 목사라면 그럴 수가 있었을까?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생존 원칙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의 원칙이고 다른 하나는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즉 교회들도 무한경쟁 사회 안에서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받고 있는 비난의 많은 부분은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부조리와 함께 뒤섞여 있다. 즉 아무리 ‘교회의 본질’을 외치고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쳐도 부조리와 모순이
가득한 세계에서 기독교만 독야청정 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00년 기독교 역사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특수현상인 이런 사실을 알면 아마도 예수도 놀랄 일이다.

영화할렐루야.jpg
*영화 <할렐루야>


이런 상황에서도 운좋게 어떻게든 목회에 성공해서 큰 교회를 맡고 는 목사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이 목소리에 묘한 권위가 들어가 있다.
물론 어느 직종이던 한 가지 일을 오랜 동안 하고 그 속에서 나름 성공을 했다고 하면 관록과 권위가 붙게 마련이다.
그러나 목회에서도 그래야 하는 걸까? 아마 그럴 것이다. 더욱이 목회는 전적으로 사람을 다루는 직업 아닌가?
그러나 진짜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권위'가 아닌 '겸손'이다. 그래서 예수가 '머리가 아닌 꼬리'가 되라고 하지 않았던가? 

참으로 유치하게도 일반적으로 목사들은 자기가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항상 설교를 하거나 예배를 주도하던 습관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가 여려 명 모이면 행사 순서를 배정하는 것이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목사들이 모이는 웬만한 조직에는 공동 회장이 있고 대표 회장이 있다. 참으로 유치찬란한 일이다. 

나름 수 십년 목회를 하고 은퇴를 몇 년 앞 둔 동료 목회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목소리에 개기름이 흐르는 것이 느껴져서
나만 겸손하게 나가면 비굴한 것 같아서 본의 아니게 내 쪽에서도 목소리에 버터 칠을 하게 된다.
주변에서 대 교회 목회를 하고 사람들 가운데 '저런 정도의 인격으로 저런 정도의 목회를 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로 기적이다'라고 느껴지는 이들을 종종 본다. 

목사들은 좋은 말을 준비하고 좋은 말을 많이 하느라고 좋은 행동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이 선포하는 말씀으로부터 정작 자신의 영혼이 유리된,
자신이 증거하는 하나님 나라의 기쁨에 정작 자신은 참여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건달들의 속어에 립서비스,
즉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뜻으로 ‘접시 돌린다’는 말이 있다.
목사들은 직업의 특성상 좋은 말만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우를 범할 가능성이 많다. 

나는 첫 목회를 감리교에서 시작했고 감리교 감독을 지냈다나 하려고했다나 하는 김 모 목사, 강 모 목사와 젊은 시절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믿는 예수는 그들이 믿는 예수와 점점 달라져서 그들과 내가 같이 갈 천국도 없겠지만
만나더라도 같은 방을 쓰기는 어색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 탓이 아니라 전적으로
평범한 목회자로서의 삶을 살지 못하고 길거리 목사로서 살아온 내 탓이다.

목회가 먹고 살만한 직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목회로 먹고 살아야만 하는 목회자들은 힘겹다.
평생 동안 목회를 해온 목사가 은퇴 후 거처할 집, 먹고 살 생활비가 보장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내 배가 부르면 남이 배고픈 것을 잊어먹는 경향은 목회자 세계라고 해서 별로 다를 바가 없다.
배부른 목회자들은 자기 교회를 돌보기에 바빠서 실추하고 있는 한국 교회 이미지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다.
대형교회는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잠식하듯 중소규모의 지역 교회까지 영향을 미친다.
작은 교회는 목회자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큰 교회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대형 교회가 작은 교회 잡아 먹고 크는 것, 이미 오래된 현실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경제민주화가 억지로, 본의 아니게, 마지 못해, 할 수 없이,
견디다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화두로 떠오르면서 ‘갑을 관계’가 잇슈가 되고 있다.
애초에 ‘乙(을)’에 대하여 별관심이 없을 새누리당이야 그렇다치지만 심지어 민주당이 ‘乙(을)을 위한 정치’를 내세우는 형편이다.
甲(갑)乙(을) 관계라는 것이 사람 죽이는 경제적으로는 불편한 관계이지만 한 인간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데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을의 입장에 서보아야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입으로는 을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철저히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이 대교회 목회자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83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18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18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123
9435 기가막혀 탱크 2013.08.26 1829
9434 안타까운 탈북자 이야기 2 이흥모 2013.08.26 2012
9433 개와 고양이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6 아기자기 2013.08.26 1799
9432 檢 "원세훈, 댓글 민간요원 동원·관리 직접 지시" 1 모퉁이 돌 2013.08.27 1986
9431 여성 고무신에 좌우가 없는 이유는? file 아기자기 2013.08.27 2308
9430 金氷三 (김빙삼)옹 > 다시 보는 예언 ㅋㅋㅋㅋ 1 金氷三 2013.08.27 3025
9429 당신의 00가 궁금하다. 2 음모 2013.08.28 1878
9428 말할 수 있는 사회. 1 프로젝트 2013.08.28 1809
9427 매우 정치적이신 연합회장님? 6 김주영 2013.08.28 1905
9426 느낌 아니까 1 탱크 2013.08.28 2189
9425 전우가 남긴 한마디의 허성희와 최종오가 독도에서 만나다! 1 file 최종오 2013.08.28 2007
9424 머저리들2. 2 박휘소 2013.08.29 1969
9423 영기(靈機; Intelligent) 와 영기(靈氣; Reiki) 1 5 무실 2013.08.29 1922
9422 [평화의 연찬 제77회 : 2013년 8월 31일(토)] ‘우리의 책임과 의무’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8.29 1553
9421 김종찬 - '산다는 것은'(1995) 1 serendipity 2013.08.29 2329
9420 머저리들3. 3 박휘소 2013.08.29 1742
9419 슬픔이 기쁨에게 4 좋은말씀 2013.08.30 2006
9418 유명 목사님의 육성 사랑고백(Happy Losers) file 최종오 2013.08.31 1969
9417 내 앞에서 화살에 맞았다며 아파할 때... 4 file 아기자기 2013.09.01 1802
9416 Try to remember 2 바다 2013.09.01 1643
9415 베리칩 받으면 지옥 갈까요? 2 jhdh 2013.09.02 1901
9414 인본주의 2 김균 2013.09.03 1406
9413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2 김균 2013.09.03 1537
9412 '이석기 사건' : 종북 사냥에 대해 가장 잘 쓴 글 중 하나 김원일 2013.09.03 1772
9411 사회원로들...“국정원, 이석기 수사 여론호도용으로 악용말것 1 모퉁이 돌 2013.09.03 1381
9410 사상의 자유와 매카시즘 안티매카시즘 2013.09.03 1456
9409 노벨문학상에 추천된 허성희의 독도찬가(허성희와 최종오 진행) file 최종오 2013.09.03 2237
9408 탄자니아 다종교가 평화로운 이유는 김다해 2013.09.04 1752
9407 입이 백개라도.... 여기에, 그 잘난 입을 가진 분들 다 어디 갔나???? 9 User ID 2013.09.04 1990
9406 유신의 추억 망령 2013.09.04 1562
9405 [꼭 퍼가주세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꼭 봐야 할 동영상 <백년 전쟁> 망령 2013.09.04 1664
9404 종교 너머 아하! 재림교회에 침투한 종교다원주의.... 2 file 마린 2013.09.04 1879
9403 아씨 노씨 그리고 아씨 단군왕검 4 김균 2013.09.04 1883
9402 선사와 크리스찬 4 김균 2013.09.04 1471
9401 관리자님께 - 실종신고 2 아기자기 2013.09.04 1873
9400 세계의 알몸을 보라 3 삼식유파 2013.09.05 1730
9399 나는 꼴통이다 꼴통 2013.09.05 1755
9398 메카시즘의 광기 ( 펌글 ) - 한겨레 신문에서 7 꼴통 2013.09.05 1498
9397 평화의 연찬 제78회 : 2013년 9월 7일(토)]‘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선비들의 책임과 의무’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9.05 1660
9396 생각하고 살아가자 꼴통 2013.09.05 1328
9395 국정원 직원, '박근혜 대선캠프' 홍보글 직접 퍼날랐다 1 거지 2013.09.06 1898
9394 용감한 아가씨 그리고 아름다운 참빛 2013.09.06 2158
9393 영국도 등돌린 美 시리아 공습, 한국은? 다락방 2013.09.06 1605
9392 천암함 상영중단. 3 암흑기 2013.09.06 1729
9391 천사1515의 외침. 외침 2013.09.06 1983
9390 머저리들4(잔치는 끝났다) 박휘소 2013.09.07 1883
9389 닭털~~ 닭털의부활 2013.09.07 1595
9388 '천안함' 측 "상영중단 통보, 민주주의 후퇴" 처남 2013.09.07 1753
9387 생각할수록 우습기만 하네. 또라이 편식쟁이들만의 게시판... 3 달수 2013.09.07 1874
9386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살아가는 것 꼴통 2013.09.07 1696
» 징그러운 목사님들 꼴통 2013.09.07 1939
9384 쉼도 그 곳에서는 쉬어간다 . - 원철 스님 꼴통 2013.09.07 1961
9383 더듬이가 긴 곤충 되어 거짓말을 타전하다 4 아기자기 2013.09.07 1883
9382 천국에 가려면... 3 박희관 2013.09.08 1495
9381 "나는 왜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나" 모퉁이 돌 2013.09.08 2150
9380 나는 오늘 국정원에 신고 당했다 2 안티매카시즘 2013.09.08 1504
9379 권순호목사 vs 안드레아 보첼리 file 최종오 2013.09.08 3367
9378 천국과 지옥 - 박희관님에게 화답 1 김주영 2013.09.09 1569
9377 Herem or Hesed southern cross 2013.09.09 1284
9376 한국 천주교회가 심상치 않다 4 꼴통 2013.09.09 2053
9375 독도는 한국 땅 한국은 일본 땅 꼴통 2013.09.09 1863
9374 우리가 ‘개인’이 되지 못하는 이유 6 꼴통 2013.09.09 1794
9373 User ID 님에게 5 꼴통 2013.09.10 1413
9372 백조가 되어 날아간 학림다방 달팽이와 거위의 고해성사 2 아기자기 2013.09.10 1569
9371 예수가 목사 안반가워한다 1 김균 2013.09.10 1462
9370 생태계는 말한다 김균 2013.09.10 1618
9369 어디서 살면 제일 좋을까요? 2 김균 2013.09.11 1871
9368 어느 국문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김원일 2013.09.11 1715
9367 때가 되면 보여 주리라. 7 박희관 2013.09.11 1486
9366 기가막혀 기가막혀 기가막혀 1 꼴통 2013.09.11 2409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