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이봉수 시민편집인 시각]‘대통령 지지율’의 함정, 누가 빠지게 될까
이봉수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hibongsoo@hotmail.com
  • 글자크기
  •  
  •  
  •  
  • l
  •  
  •  
  • l
  •  
  •  
  • l
  •  
  • 복사하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9262151115&code=990100&nv=stand


갤럽 편집장인 프랭크 뉴포트는 ‘여론조사의 역사는 한편으로 여론조사 반대의 역사’라고 토로했다. 여론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저서(Polling Matters)에 나오는 얘기지만, 여론조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 또한 만만치 않음을 방증한다.

여론조사와 언론보도가 자칫 빠져들기 쉬운 것이 ‘상반된 결과의 딜레마’이다. 2000년 3월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 ‘성적 관계’를 가져 탄핵 위기에 빠졌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는 63%였으나 클린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었을 때는 35% 지지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율 60%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지지율이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로 보도되는 여론조사의 설문은 대개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로 돼 있다. 이는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설문이기에 ‘대통령을 지지하느냐, 안 하느냐’라는 설문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극단적 예를 들면 무자비한 독재자도 직무수행능력 면에서 지지율이 높을 수 있지만 독재자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면 조작된 것이다. 유신 때처럼 독재체제는 얼핏 효율적으로 보이는 데다 언론 장악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 

클린턴과 달리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지지율에는 많은 거품이 끼어 있지만 우리 언론은 대개 이를 간과하고 높은 지지율만 반복해서 보도한다. 

첫째,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이 전임자와 비교되면서 생긴 거품이 있다. 전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반사효과를 후임 대통령이 누리는 것이다. 4대강 비리 등 전 정권의 실정이 수사를 통해 부각되자 비정상적인 것을 바로잡는 박 대통령의 결단인 양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죽이기’는 당시 여당 대표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박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크다. 행정수도 사례도 있지만, 수십조원을 강물에 처넣기 전에 제어할 힘을 가진 이는 박근혜 대표밖에 없었다. 

둘째,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지지율은 직전 시기와 비교되는 상대적 점수라는 사실이다. 집권 직후에 인사 무능 등으로 지지율이 40%대로 내려갔던 때와 비교해 그때보다는 잘한다는 평가가 지지율 반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등상보다는 노력상에 가깝다. 

셋째, 집권 초기에는 재임기간이 많이 남았으니 앞으로 잘할 거라는 기대치가 지지율에 반영된다. 대통령제에서는 의원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의 임기가 보장되니 야성향 사람들도 한동안 집권 가능성이 없는 야당보다 대통령에게 일단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넷째, 야성을 상실한 야당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생을 외면하는 장외투쟁이 국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박 대통령 말이 나오고 6일 만에 야당은 사실상 장외투쟁을 접고 말았다. 대통령 가능성이 있는 강력한 리더가 야당을 이끌어야 비교대상이 돼 대통령 지지율이 빠지게 된다.

다섯째, 지지율 상승의 일등공신은 언론이다. 안 그래도 기울어져 있던 언론 지형은 이명박 정권에서 보수일색의 종합편성채널을 허가하면서 완전히 기울어 박 대통령이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신화’로 남은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린 측면이 컸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수언론의 충성은 자발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뒤 보수세력의 응집력이 더욱 강해진 탓이기도 하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 바람피운 클린턴의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
‘지지율’에 근거한 박 대통령의 오만
‘이미지 정치’의 폐해 방치할 건가


일부 보수 신문과 방송은 박 대통령의 패션과 외국어 구사 등 지엽적인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10대의 팬덤 수준으로 정치를 희화화했다. ‘패션 외교’니 ‘투자 활성화복’이니 하는 신조어들이 쏟아지는데, 빨간옷을 입으면 투자가 활성화된다니 대통령이 영험있는 무당이라도 된단 말인가?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재래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했는데, 빈대떡이나 사먹는 ‘민생쇼’가 민생에 기여하는 것은 빈대떡값 말고는 없다. 쇼를 벌이며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사이 현실에서는 정작 민생에 도움이 되는 복지공약들이 계속 후퇴하고 있다. 만들어진 지지율만 믿고 대통령이 오만에 빠지면 본인과 국민이 불행해진다.

한나 아렌트가 “정치의 절반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사람들이 그 이미지를 믿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꼬았는데, 진보언론은 그런 ‘이미지 정치’의 폐해를 바라보기만 할 건가?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것이 외교와 대북관계라는데 그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 진보언론은 왜 제대로 짚어보지 않는 건가? 개성공단과 이산가족 상봉만 하더라도 남북한 당국이 서로 을러대다가 제자리로 돌아간 것밖에 없는데 어떤 업적을 새로 쌓았다는 건가? 어쩌면 남북한의 최고권력자가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내치의 경우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취임 반년 만에 거짓공약임이 드러나고 말았다. 원래 야당의 정책이었으니 선거 때 잠시 차용한 짝퉁공약이었나? 그런 점에서 경향신문이 23일 시작한 ‘퇴행하는 경제민주화,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는 부분적이긴 하지만 의미있는 접근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은 감사원·국정원·경찰청·국세청에 이어 5대 권력기관장을 모두 ‘권력의 충복’으로 교체하려는 시도임에 틀림없다. 최고권력에 맞서는 사람의 사생활을 들춰 밀어내는 것은 전래의 수법이다. 그러나 비열하게 정치하는 이들의 종말은 비슷하다. 클린턴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자멸한 사람은 성추문을 이용해 탄핵을 주도한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었다. 미국과 다른 것은 우리 언론이다.
  • ?
    백두옹 2013.09.26 12:52

    어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야제.

    믿고잡은 디로 믿어야제.

    용빼는 재주가 있간.

    잘헝께 잘헌다 하는것이제.

    고거슬 요로코롬 되도않은 야그로 평가절하 헌들

    실상이 바뀌당가.

    암 믿고잡은 데로 믿어야제.

    찬 땅바닥에 노숙하는 백두옹 바지성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닝께

    우덜도 좀 먹고 살아야 쓰지 않것소.

    충분히 박통 잘허고 있응께 잡스런 주둥이 닥치드라고!

  • ?
    김균 2013.09.26 14:19

    뭘 그렇게 잘 했는지는 몰라도

    원래 잘 허는 사람이 사과하는 뱁이지오잉????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82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14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1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121
9365 저 무죄한 어미와 아이의 고통은 어찌할 건가 ? 1 꼴통 2013.09.11 1851
9364 넉넉한 친절이 사기꾼 을 감동 시킨 훈훈한 이야기.^^ 박희관 2013.09.12 1930
9363 푸틴 "美, 시리아 공습하지 마라" NYT 기고 5 모퉁이 돌 2013.09.12 1519
9362 ‘노무현 대통령’ 발언 이명희 교수, ‘사자 명예훼손’ 제2 조현오 되나 뉴라이트 2013.09.12 1721
9361 식민지 근대화론 - 우린 왜 이럴까 ? 꼴통 2013.09.12 1764
9360 1939년 9월 1일 김균 2013.09.12 1661
9359 내가 없는 구원이 무슨 가치 있는가? 8 김균 2013.09.12 1531
9358 영기(靈機; Intelligent) 와 영기(靈氣; Reiki) 2 1 무실 2013.09.12 1521
9357 [평화의 연찬 제79회 : 2013년 9월 14일(토)] ‘재림성도의 책임과 의무’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9.12 1566
9356 검사들 “권력의 시녀 되란 말” 격앙 꼴통 2013.09.13 1959
9355 국정원, 대학생 무차별 사찰의혹까지 나왔다 2 나그네 2013.09.13 1862
9354 보이지 않는 권력의 손, 조선일보는 도구였을 뿐 나그네 2013.09.13 2167
9353 이 남자 가 왜 맞아야 하는지 누가 좀 알려줘요. 2 file 박희관 2013.09.13 2303
9352 그 죄지은 여인이 고마운 이유 김원일 2013.09.13 2148
9351 위대한 시인은 달관하지 않는다. 3 김원일 2013.09.13 1777
9350 비지니스 교회의 쇠락 1 file 김주영 2013.09.14 2409
9349 퍼오려면 이런 글을... 이 글 참 조오타.... 달수 2013.09.14 1797
9348 퍼올라믄 이런 글을... 참 조오타... 달수 2013.09.14 1804
9347 이런 글이나 퍼와서 지구 환경을 고민해보자. 달수 2013.09.14 1822
9346 비열한 것들!!! ...........청와대 그리고 좃선일보 비열한거리 2013.09.14 1881
9345 대검 감찰과장 “못난 장관과 모사꾼들…” 사의 비열한거리 2013.09.14 2088
9344 “청 인사가 채동욱 여자문제 뒷조사… 9월 중 날아갈 것” 검찰 간부 “조선일보 간부가 보도 한달 전에 알려 줘” 비열한거리 2013.09.14 2126
9343 "검찰 존립의 위기... 장관님 왜 그러셨어요?" 비열한거리 2013.09.14 3334
9342 따뜻한 차 한잔 같은 말씀을 소개합니다. file 구닥다리 2013.09.15 2442
9341 그럼 그렇지 4 꼴통 2013.09.15 2890
9340 버린 자식 같은 Happy Losers 1 file 최종오 2013.09.15 2050
9339 딱딱한 삶에 윤활유 같은 유명인들의 유머들. 3 박희관 2013.09.15 2468
9338 확실한 금연경고문 3 김균 2013.09.15 2525
9337 국물도 없어. 2 박희관 2013.09.15 2219
9336 우리가 물이 되어 김균 2013.09.15 2199
9335 웅크린 인간 2 삼식이네 2013.09.15 1994
9334 미운 버뮤다.?? 박희관 2013.09.15 1854
9333 이런분께 꼭 권해드립니다 카사블랑카 2013.09.16 2622
9332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꼴통 2013.09.16 2429
9331 주체사상을 ‘커밍아웃’하라는 주장이 섬뜩한 이유 김원일 2013.09.16 1959
9330 "국정원, 댓글 수사하던 서장에게도 전화" 당시 수서서장 법정 진술 국가걱정원 2013.09.17 2227
9329 前수서서장 "국정원 중간수사 발표 문제 있다" 국가걱정원 2013.09.17 1799
9328 [평화의 연찬 제80회 : 2013년 9월 21일(토)]‘평화의 모습’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9.17 1874
9327 세계 최초로 개[멍멍]가 쓴 칼럼 3 개만도못한 2013.09.17 2240
9326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에 대한 재림교인의 인식은 이 정도는 되야 재림교인 2013.09.17 1904
9325 요즘은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는데 9 김균 2013.09.17 2676
9324 30일치 식품비축 경고 (미국) 모퉁이 돌 2013.09.18 2544
9323 인간은 입과 항문이다. 삼식이네 2013.09.18 2201
9322 ‘부통령’ 김기춘..................'더러운 권력'의 한 복판에서 박근혜 2013.09.18 2389
9321 거기 누구 처방 가진 사람 없소? 3 file 아기자기 2013.09.18 2546
9320 너와 나의 우왕좌왕 4 김주영 2013.09.19 2645
9319 달밤... 신라의? 김주영 2013.09.19 2531
9318 사제단 시국미사 시작하다. 1 사제단 2013.09.20 2412
9317 예수님을 떠올리게 하는 김영미수녀님. 수녀님 2013.09.20 2543
9316 태국식 줄서기? 이게 아메리카의 줄서기다 !!! 2 file 김주영 2013.09.21 2846
9315 "새로운 교회"의 탄생을 응원하며(접장님 죄송합니다. 설교가 너무 좋아서 제가 그만...) 14 백근철 2013.09.21 2683
9314 재림교단 최초의 여성 합회장 4 file 김주영 2013.09.22 2545
9313 채동욱, 靑 향해 '사표 수리 촉구'…입장 전문(종합) 더티댄싱 2013.09.23 2108
9312 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국정원 의혹 규명" 더티댄싱 2013.09.23 2029
9311 "검찰, 황법무와 줄다리기 끝에 정치적 결정했나" 의혹 커져 더티댠상 2013.09.23 2114
9310 "검찰, 황법무와 줄다리기 끝에 정치적 결정했나" 의혹 커져 더티댄싱 2013.09.23 2683
9309 [칼럼 36.5°/9월 24일] 채동욱 사태의 진실은 더티댄싱 2013.09.23 1648
9308 조선일보의 이름없는 기자의 수준 높은 기사 " 새누리당 최고위원 정우택 '박지원-채동욱-김윤상 커넥션 의심' " 더티댄싱 2013.09.23 2354
9307 프란치스코 교황을 응원하며... 4 southern cross 2013.09.24 2067
9306 아흐 ~ 미치겠네.. 박 희관 2013.09.24 2113
9305 변하려고 몸부림조차 치지 않는 사람들 4 김균 2013.09.24 2061
9304 민주당 국정원 개혁안 발표 입니다 모퉁이 돌 2013.09.24 2383
9303 성공한 사기는 사기가 아니다 1 꼴통 2013.09.25 2319
9302 찍지 마라.!! 2 박희관 2013.09.25 2493
9301 잡종 날라리 주례사-친구의 재혼식에서 생긴 일(19k) 12 fm 2013.09.25 2687
9300 기독교의 애고이즘 1 김균 2013.09.25 1960
9299 재혼에 부쳐서 1 막바지인생 2013.09.26 2490
» So Coooooooooooooooooooooool! [이봉수 시민편집인 시각]‘대통령 지지율’의 함정, 누가 빠지게 될까 2 가을이다 2013.09.26 1697
9297 일요일 교회 김성수 목사의 빛과 소금의 비유 설교 영상 착한행실 2013.09.26 2355
9296 [평화의 연찬 제81회 : 2013년 9월 28일(토)] ‘역사란 무엇인가?’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9.27 1664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