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벌써 아름다운 첫눈이 왔다고요?
우리는 첫눈하면 마냥 하얗고 아름답다고만 생각하는데...
요즘 아이들의 눈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천재적 감수성이라고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어린아이에게 벌써 이런 어두운 모습을 보게 한
이 사회를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아무튼 놀라운 통찰력의 시입니다!
포탈에 올라 있는 어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숙제로 10분 만에 썼다는 시.
첫눈
주제 :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
주)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그야말로 할 말을 잃게 하는 통찰력과 표현력 입니다!
“첫 날에 내린 진짜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이 아이가 눈을 좋아할 날이 과연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