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일이다.
연락이 오랫 동안 두절 되었던 한 지인한테 수십 년 만에 전화가 왔다.
내 전화번호를 어찌 알았는가 했더니
내가 안식일교인인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미국에 와서 가까운 한인 재림교회에 문의 했더니
교우 주소록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미주 한인 교회 주소록에 등록만 되어 있으면
누구든지 쉽게 찾을 수 있어 좋다.
미주 교우 주소록을 만든 미주 시조사 관계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난주에 한 여인한테 전화를 받았다.
집 사람을 찾는 전화였다.
집 사람의 초등학교 동창이란다.
어찌 알았느냐고 하니
남편 이름을 알아야 찾을 수 있다 해서
여기 저기 물어 남편 이름을 알아서
재림교인의 도움을 받아 주소록에서 내 이름을 찾았다고
부인이 아무개가 맞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근 40년 만에 집사람은 옛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또한 미주 교우 주소록 덕분이다.
미주 시조사 관계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는 내 이름으로만 쉽게 찾았는데
집 사람의 친구는 어렵게 남편의 이름을 알아야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주 교우 주소록의 뒷부분 <찾아보기>에 나와 있는
가나다 순의 Index에는 남자만 나와 있다는 것을.
이는 모두가 당연한 듯 여기는 이제까지는 잘 몰랐던
-혹은 알아도 관심 없었던- 여인들만의 불편이었다.
교회에서 이런 말을 하니 인덱스에는 호주만 나와 있어서 그렇단다.
그러고 보니 혼자 사는 여인들은 나와 있다.
그야말로 호주만 나와 있다.
그래서 인덱스에 나오고 싶으면 따로 분가해서 등록을 해야 된다 한다.
호주제, 가장,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한국도 몇 년 전에 호주제는 폐지되었다.
지금 어디에 호주나 가장이 따로 존재하는가?
이제는 ‘호주(가장)별 주소록’이 아닌 이상
다음 ‘교우 주소록’은 교우 모두가 인덱스에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호주(?)나 가장(?)이 아니라도
남녀 누구나 평등하게 교우 주소록 <찾아보기>를 통해
쉽게 '교우'들을 ‘찾아보기‘ 할 수 있을 테이니까!
비록 종이 몇 페이지 더 늘어 나겠지만
그럴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 미주 교우 주소록 제작 관계자들께 더욱 감사하겠다!
남자의 권세가 줄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