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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9 20:30

문디이 같은 자슥들

조회 수 1325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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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디이 같은 자슥들

 

오늘 구상유치했던 과거사 한 토막 하려 합니다

참 대책 안서는 결단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환자들 수용소(우린 어릴 때 이렇게 불렀다)에서

한 주일을 사경집회를 했는데

내가 나름 결심을 한 것입니다

 

“아버지 저가요

모든 것 버리고 나환자촌에서 평생을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그 말 듣고 계시던 부모님이

“그래 대단한 생각했다” 하실 줄 알았는데

그 날 이후 며칠 간 몽둥이찜질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 야 네가 우리 집안의 6대 장손이야

그런데 뭐라고?“

어머니는 죽는다고 야단나고

그 뒷수습을 하느라고 며칠을 개고생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성 다미엔의 이야기 단행본을 읽고 있었거든요

하와이에서 환자의 피를 수혈 받고서

“내 형제여” 했다는 구절이 맘을 쏙 빼는데

그 나환자촌에는 내 눈을 확 끄는 어떤 처녀가 있었어요

그래서 내 생각에는 그 처녀와 결혼하고 나도 그 피를 받고

성 다미엔처럼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차단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종의 취기였지만 그 당시에는 여간 큰 맘 먹은 게 아니었거든요

 

그 취기 어린 생각을 접고 몇 년이 지난 후에 그곳을 갔더니

그 처녀는 그곳 총무와 결혼했는데 병이 도져서 벌에 쏘인 것처럼 되어있었습니다

다미엔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박명호는 창기십자가=문둥이십자가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환자촌은 외딴 곳에 있었습니다

어릴 때 그곳에서는 보리가 익을 때쯤 아이를 잡아가서

간을 내어 먹고 병을 고친 사람이 있다고들 하는 바람에

가까이 하는 것은 사스보다 더 어려운 환자를 만나는 것이었는데

내가 그곳에서 제일 처음 한 것이 그들이 까 주는 삶은 달걀을 그들 앞에서 먹는 것이고

그들이 깎아 주는 사과를 그 앞에서 기분 좋게 먹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만나면 악수도 하고 그들과 음식을 기쁘게 먹지만

그 당시에는 크게 인심 한 번 쓰는 신앙인이라는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렇게 문둥이도 못 되고 문둥이에게 장가도 못 들고

문둥이에게 빚만 잔뜩 지면서 인생을 살았습니다

겉으로는 말짱하지만 속으로는 문둥이보다 더 곪았고

육신이 말갛게 보이지만 속사람은 더 없이 부패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입은 살아서 잘난 척은 혼자 다 하고

작은 소리로라도 나를 깔보는 것은 못 봐주고

그게 신앙인 줄 알았던 시절이 더 많았습니다

 

문둥이가 되어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문둥이 마음 고친다고

문둥이 구경도 못한 사람들이 문둥이 흉내 낸다고

나는 깨끗하다고 외치고 다니는 세상에서

성경도 그 병을 천형으로 여기지만

그를 도운 사람은 창기와 세리를 친구 삼았던 분이였다는 겁니다

 

보리가 익을 즈음 우리들은 정말 아이들 잡아먹는지

그 움막 근처로 잠행을 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사방은 쥐 죽은 듯 조용하고

금방 옆에서 문드러진 손가락이 튀어 나올 듯 했는데

몇 달 전 그분들의 친척이 돌아가시고 공원묘지에서 만났을 때

내가 그들보다 더 속이 검댕이보다 더 타고

겉만 번지러한 인간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경상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장난삼아 하는 말이 바로

문디이 같은 자슥이란 말입니다

그건 욕도 아닌 토속어에 불과합니다

그 문디이 같은 자슥 하나가 “카“에서 기분 상해 “민”으로 오더니

지금은 다시 “카”에서 자랑질 하고 있습니다

 

들판은 이제 파란 싹을 내는데

내년 봄 되어 보리가 익을 즈음이면

그 친구들 만나러 한 번 걸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주의 섬이라던 소록도 한 바퀴 돌 생각입니다

평생 목회해도 하나도 변한 것 없다는

내년 봄에 은퇴하는 녀석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문둥이(서정주)

 

해와 하늘 빛이 서러워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
    보리문디 2013.12.09 20:48
    그라요 영감 날 데리고 가이소마 ㅋㅋㅋ
  • ?
    fallbaram 2013.12.10 01:47
    장노님
    소록도는 양성 나환자 촌이고 애조원(충무 가까이)과 영신원(하동 가까이)은 음성 환자(고침을 받았으나 그 후유중이 외관상으로 보이는 사람들)들이 살았지요. 지금은 담담하게 얘기히시는 것이지만 대단한 과거사 하나가 있었군요. 요 앞에 누가 보리문디라고 했는데 "아이고 문디야!" 하다가 조금 더 강조할때는 "이 보리 문디야!" 하지 않습니까. 저희 부모님이 영신원에서 한 여름 봉사하시다가 이런저런 연유로 그동네 음성환자 두가정 하고 하동 횡천이란곳에서 밤나무 과수원을 평생 하셨지요. 어느 안식일 가정 예배가 끝이나고 저의 어머니랑 그 음성 나환자 여집사님하고 오손도손 얘기 꽃을 피우는데 그 얘기중에 울 어미님이 상대의 신분을 망각하고 어떤 말에 동의하면서 "아이고 문디야!" 하시는 것입니다. 문디보고 문디라고 하는데 그순간 제가 얼마나 놀랬는지요?

    성경은 문디이 라는 특정한 병을 이야기 하려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문디이(좨에 감염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교회는 소록도와 애조원이 섞인 곳이고요. 문디이 장노님! 소록도에 있는지 아니면 애조원에 있는지는 주님만이 아시겠지요. 지금의 그 후회스럼과 회개와 겸손의 증세가 확연하게 나타나는것 보니 교회가 복을 받겠습니다. 내년 2월에 목회에서 제대하는 그 보리문디이 아직은 대단히 젊으니 소록도만 아니고 남은날 함께 어런저런일로 기쁘게 사십시요.
  • ?
    김균 2013.12.10 20:49
    네 그래 볼 생각입니다
    이 문디야
    ㅋㅋ
  • ?
    우수 2013.12.11 08:07
    본래 문동(文童) 즉 글을 배우는 아이 가 문둥이로 변해서 나쁜뜻이 아니고 귀엽고 유머스러운 의미로 해석
    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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