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오후 4시.
자폐아 승리가 네바다 주립대학을 졸업했다!
이건 예능인 타블로가 스텐포드를 졸업한 것보다 더 크고 의미 있는 사건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승리가 자폐아 진단을 받은 건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되었지만 일부러 병원을 찾지 않았었다.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탓이었다.
승리가 중학교 1학년을 마쳤을 때 우리 가족은 미국에 들어왔다.
미국학교 진학을 위해 성적표를 발급받아보았더니 체육점수 ‘양(D)’을 제외한 전 과목 ‘가(F)’였다.
난 그때 승리에게 너무 한 과목(체육)만 편중되게 공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라스베가스로 이사 오던 해 승리는 자폐아를 위해 마련된 특별반으로 편성이 되었다.
교사들 셋이 상주하면서 8명의 자폐아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반이다.
교육이라 봐야 집에서 가져온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무탈하게 돌보는 일이 거의 다다.
그렇게 장애인 반에 출석하던 어느 해에 학교 측에서는 승리를 정상인 반으로 올려 보냈다.
우려와는 달리 승리는 고등학교를 무난히 졸업하고 네바다 주립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일곱 살 때부터 지금까지 컴퓨터 게임이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승리.
승리는 매일의 삶은 물론 시험 당일, 심지어는 졸업식 당일 식장에 갈 시간 직전까지 컴퓨터 게임을 했다.
그런 그가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히 대학을 졸업한 것이다.
승리는 장래에 우리 없이 혼자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거리 말고는 우리 부부의 마음에 걱정거리를 준 적이 없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도 없었다.
권태기도 반항기도 없었다.
그렇게 승리는 언제나 우리 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잘 지내주었(?)다.
자폐아 같지 않은 자폐아 승리.
승리는 대학의 각 부서에 돌아다니면서 서류를 발급받아 OPT 신청을 했고 또 내년 여름학기부터 대학원 과정을 이수할 거라 한다.
이 모든 일을 자기 스스로 처리했다.
승리의 졸업식에 함께 한 축하객은 나와 승리엄마 그리고 수민이 밖에 없었다.
그래도 승리는 우리와 눈 맞추며 기쁨과 행복감을 나누었다.
또 정상인의 과정을 마친 자신을 무척이나 대견해하는 듯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온 승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난 승리의 아빠지만 승리의 마음을 모른다.
지난 10년간...
수많았을 승리의 기구한 사연들을 그의 대학 졸업장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승리는 오늘도 의연(?)하게 그만의 길을 가고 있다.
정말 의젓하고 든든해 보이네요.
그동안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이렇게 좋은 결실을 보게 된 것은 가족들의 소중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아드님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보호하심이 늘 함께 하셔서
아드님의 꿈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추운 겨울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사역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빌면서....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