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3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곽병찬 칼럼] ‘박근혜보위비상대책위’ 체제 1년


곽병찬 대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많은 평가가 쏟아졌다. <한겨레> 역시 10개 면에 걸쳐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그날 한 독자로부터 항의가 왔다. 요컨대 “<한겨레>가 박근혜 홍보지냐”라는 힐난이었다. 도대체 평가할 것도 없는데 평가라는 이름 아래, 1면부터 10면까지 ‘박 대통령’으로 도배한 것이 불만이었던 것 같았다. 거명 자체가 문제였던 셈이다. 여전히 그에게 박 대통령은 우리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로 말미암아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건 비상체제들이었다. 5·16군사혁명위원회,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등. 세월이 좋아 ‘개콘’의 한 꼭지를 장식하기도 했지만, 그 체제의 본질은 폭력이었다. 최고권력을 장악했지만 정당성이 없었다. 이 때문에 그때 권위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은 폭력이었다. 그 과정을 담당한 게 비대위였다.


지난 1년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일어난 일을 간추리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국가기관의 선거부정을 은폐하고 왜곡하기 위해 저지른 억압과 폭력이었다. 이를 위해 동원된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왜곡 조작 누설 공작 등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이 등장한 말이 ‘대화록’ ‘엔엘엘 포기’ ‘불복’ 따위였던 건 그 때문이었다. 선거부정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사찰, 협박, 찍어내기 따위의 폭력은 그 연장에서 이루어졌다.


다른 하나는 노동 탄압이었다. 사실 노동 탄압은 모든 비정상적 비상체제의 통과의례였다. 노동이 권력에 길들여지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부정한 권력은 항시 자본과 결탁하기 때문이었다. 정당성을 결여한 정권은 자본의 지원 아래 이를 폭력으로 메우고, 지원을 위해 그 요구에 순응한다. 자본의 가장 큰 요구는 물론 노동을 길들이는 것. 그래서 정권은 제도적으로는 교섭력을 약화시키고, 공권력을 자본의 수족으로 넘긴다.


따지고 보면, 둘을 나눌 필요도 없다. 주권을 절도당한 피해자를 억압하는 것이나, 노동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결국 부당한 권력이 비판 세력의 수족을 묶는 것이었다. 노동 탄압이 집요했던 것은 지금 정권만이 아니라 다음 정권의 창출도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야당이란, 언제나 그랬듯이 그중엔 유진산, 이철승, 이민우씨 같은 이도 있기 마련이니, 적당히 눙치고 타협하고 넘어갈 수 있다. 사실 지금 ‘문재인’만 부각시켜줄 이 정권의 정당성 문제에 지금 야당 지도부가 왜 천착해야 하나.


박근혜 후보는 선거 때만 해도 노동계에 화장기 짙은 미소를 던졌다. “노사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노사관계가 정착되도록 정부는 공정한 조정 중재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노동기본권 강화 등 노사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공정하게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색은 정권을 잡자마자 드러났다. 노사정위원장에,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까지도 거부하던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을 기용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그 후 한때 긍정적이었던 공무원노조 설립을 지난해 8월 봉쇄해버렸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밀어냈다. 합법적인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화하고, 파업을 분쇄하는 데 공권력을 쏟아부었고, 민주노총을 침탈했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와 정부 정책, 정치권 개입에서 비롯된 공기업의 채무를 노조 탓으로 돌리며, 뿌리를 뽑겠다고 나섰다.


혹자는 한 일이 없는데, 혹은 답안지가 없는데 이 정부 1년을 평가하느냐고 반문했다. 맞는 말이다. 남북관계에서 잘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북쪽의 저자세 대화 공세에 따른 것이었다. 박 대통령이 한 유의미한 노력은 없었다. 북이 김정은 체제를 안정시키고 주변국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이판사판 저자세를 취한 것이었다. 남쪽이 하기에 따라서는 한반도 평화에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국면이었다. 그러나 한 일도 있었다. ‘박보위’ 차원이긴 하지만 노동의 무력화에 쏟아부은 정책적, 물리적 노력이 그것이다.


엊그제 부친을 흉내 내 급조한 경제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기회와 재원과 주도권을 자본에 몰아주겠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더욱더 기울게 할 모양이다. 더 이상 기대할 게 무얼까. 


곽병찬 대기자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83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14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1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121
7055 새빛에 대한 요약 정리 2 김운혁 2014.03.11 1014
7054 큰 안식일 회복운동에 대한 호소 : 교회 지도자들께(동영상) 11 김운혁 2014.03.11 1071
7053 Youtube.com에서 동영상 가져오는 법 우리동네 2014.03.11 1048
7052 레위기 23:11에 대해서 (동영상) 김운혁 2014.03.11 1081
7051 1700년의 역사의 폐허속에 묻혀 버린 "하나님의 희생으로 세워진 안식일" 에 대하여 6 김운혁 2014.03.11 959
7050 안식교, 또한명의 인간을 탈인간 해 버렸다! 2 악마의 트릴 2014.03.10 1083
7049 돈은 누가 내냐? 1 박양 2014.03.10 1471
7048 다니엘 9장에 대하여 3 김운혁 2014.03.10 947
7047 이런 교회가 부럽다. 라오디 2014.03.10 1039
7046 김 운혁님께(2) 1 무실 2014.03.10 1056
7045 인생은 리허설이 아니다! 눅 10장 3 fallbaram 2014.03.10 1125
7044 골빈당 당원 김원일이 골찬당 당원 "통일대박"님에게: 박근혜 언어의 궁핍, 그 본질 김원일 2014.03.09 1008
7043 개혁자 엘리야(뉴스앤조이 이영재 목사) 1 빈민 2014.03.09 1216
7042 전원일기의 순박한 청년이 왜 이렇게 망가졌나? 검단 2014.03.09 1331
7041 윤달 주기표 file 김운혁 2014.03.09 1683
7040 김 운혁님께 3 무실 2014.03.09 1047
7039 초실절의 문제 1 왈수 2014.03.09 1303
7038 싸바톤과 수난 주간 속의 안식일의 실체 2 file 김운혁 2014.03.08 1329
7037 유월절 날의 문제 2 왈수 2014.03.08 1194
7036 [마음 산책]발밑의 행복 교회청년 2014.03.06 891
7035 kasda.com도 미쳤고 대한민국도 미쳤다 1 악마의 트릴 2014.03.06 1499
7034 우리는 모두 불고지 죄에 빠져있다 " 를 읽고 3 등대지기 2014.03.06 1653
7033 예수가 한 소리 또 하는 논객 16 김원일 2014.03.06 1429
7032 당신이 바로 마귀야! 3 악마의 트릴 2014.03.06 1069
7031 진리에 대한 믿을만한 증거들 5 김운혁 2014.03.06 992
7030 아, 우리는 지금 모두 “불고지 죄“에 빠져 있다! 2 아기자기 2014.03.05 1439
7029 [평화의 연찬 제104회 : 2014년 3월 8일(토)] 평화의 연찬 104회, 2년(2012년 3월 3일~2014년 3월 8일) 그리고 3년을 향하여 (사)평화교류협의회 2014.03.05 906
7028 유월절이 어느 날인지 찾기를 포기하며..... 4 무실 2014.03.05 1069
7027 일단 5.00$ 기부금 내놓고 "썰?"풀겠읍니다 11 fm 2014.03.04 1529
7026 믿음은 깨닫는것이다. 18 김운혁 2014.03.04 1088
7025 새누리 김진태 “정미홍 출마에 겁먹어 합당하는 것” 게다 2014.03.03 1229
7024 재림교회란 무엇인가? 1 작은동산 2014.03.03 1004
7023 엄마의눈물 file 2014.03.03 1168
7022 곽 건용 목사님께 7 fallbaram 2014.03.03 1318
7021 재미있는 비교 허 와 실 2014.03.02 1284
7020 재림 성도 여러분 (필독) 3 김운혁 2014.03.02 1182
7019 유월절 날의 요일 문제 13 왈수 2014.03.01 1346
7018 1979년 12월 8일 비공개 재판 김재규 진술 신생 2014.03.01 1408
7017 박정희가 경제를 살렸다에 관한 진중권 토론 4 신생 2014.03.01 1119
7016 리허설과 공연: 설교 같은 설교 6 김원일 2014.03.01 1040
7015 색동옷(12)-전사의 노래 2 열두지파 2014.03.01 1251
7014 Il Silenzio 4 hm, 2014.02.28 1066
7013 김운혁님, .자존심을 버리시고 이제는 생각을 고치시지요. 20 file 왈수 2014.02.28 1158
7012 [평화의 연찬 제103회 : 2014년 3월 1일(토)] ‘해외 NGO들의 북한에서 활동과 한국의 북한 구호 현주소’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4.02.28 1156
7011 시할머니 2 바다 2014.02.27 1001
7010 안식교를 떠난지 2달째 6 떠난이 2014.02.27 1337
7009 "추천하고 싶은 남" 님의 요청에 따라 기술담당자 2014.02.27 1311
7008 한 건축가의 죽음 5 southerncross 2014.02.27 1257
7007 편파적인, 너무나 편파적인? 웃기는 주관의 객관 6 김원일 2014.02.26 1105
» 박근혜에게 더 이상 기대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김원일 2014.02.26 1315
7005 우연이 지난 신문을 읽다가. What shall we do with 'NEW START'. 2 tears 2014.02.26 1232
7004 궁금한 내용 3 E 2014.02.26 1057
7003 교합 (articulation)-무엇을 먹느냐 VS 어떻게 먹느냐 1 fallbaram 2014.02.26 1037
7002 "안식후 첫날"(막16:2,눅24:1,요20:1) " 안식일이 다하여 가고"(마28:1) 번역상 오류에 대해 46 김운혁 2014.02.25 1361
7001 운영자에게 질문 4 fallbaram 2014.02.24 1021
7000 [마음의 순결을 얻기 위하여-1] . . 하나님을 아는 지식 . . 1 hm 2014.02.24 1236
6999 색동옷(11)-제사장 까뮈 열두지파 2014.02.22 1276
6998 어메.!! 징~ 한것.... 1 file 박희관. 2014.02.22 1494
6997 ◎정도령의 출생 연원 - 아계 이산해 선생의 사동기(沙銅記)...《해월유록에서》 문 명 2014.02.22 1020
6996 연아야 울지마라! 1 1.5세 2014.02.22 1252
6995 눅23:56 ="계명을 좇아 안식일에 쉬더라"= 무교절 안식일= 아빕월 15일=04/15/2014 7 김운혁 2014.02.22 1328
6994 1844년 10월 22일을 새삼스레 말하는 장로교 목사 12 김원일 2014.02.21 1502
6993 [평화의 연찬 제102회 : 2014년 2월 22일(토)] ‘아시아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의 경험’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4.02.21 845
6992 새빛 file 김운혁 2014.02.20 1214
6991 교합 (articulation)에 대한 나의 소고-조금더 복잡하게 말해도 욕을 먹지 않을까? 2 fallbaram 2014.02.20 1203
6990 혁명의 교리문답-미하일 바쿠닌 2 백근철 2014.02.19 1477
6989 골빈당 박노자, 김원일 듣거라! 3 통일대박 2014.02.19 1235
6988 통일 대박론의 실체 1 김원일 2014.02.18 1003
6987 “기사 지웠습니다” 삼성에 사과한 언론사 대표 유착 2014.02.18 1156
6986 박정희 재평가 난장토론 토토로 2014.02.18 1125
Board Pagination Prev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