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밥상을 보니
작년에 딸 집에 간다고 김장을 안 했더니
집사님 댁에서 얻어 온 김치에
거기다가 얻어온 닭가슴살을 넣은 찌게에
또 얻어 온 삶은 계란-그건 유정란이고-과 나무두릅을 초장에 찍어 먹었고
구운 김도 얻어 온 것이고
점심 에는
전에 얻어와서 냉동고에 양념해서 얼린 노루고기-이건 불법으로 잡은 것-구운 것과
아침에 먹다 남은 것 섞어서 먹을 예정이다
이러고 보니
밥에 들어간 검은 콩도 공짜로 얻은 것이고
요즘 완전히 공짜로 먹고 산다
조금 전에 신 집사님 댁에서 김장김치를 한통 반이나 얻어 왔고
또 다른 집사님이 주신다니 또 얻으먹으면 되고
여긴 시골이라서 파 냉이 상추 등등 채소는 얻어서 먹고
산에가서 돈나물 뜯어 온 것 있으니
오늘 사 온 레몬과 호주에서 보내 준 견과로서 드레싱을 해서 먹을 참이다
들에는 쑥과 냉이 씀바퀴 민들레 널린 게 먹는 것이다
솟증들지 않을 만큼 소고기 한 조각 사서 먹으면 등 따듯하고 배부르다
주말은 비가 온다니 내일은 가까운 산을 올라야겠다
아빕월15일 떠들고 있는 김 운혁님은
젊은 나이에 개고생한다
우린 그 보다 더 험한 꼬라지 보면서 이 교단에서 잔뼈가 굵어졌다
이젠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면서
서산을 넘어가는 태양처럼 더 붉게 물들이고 싶은데
나이라는게 그걸 못하게 가로 막는다
어제는 자동차 청소하다가 10여년 전에 중국 국경에서 찍은 사진이 대량으로 나오는 바람에
내가 그 시절 그렇게 젊었었구나 하고 회상도 했다
인생은 미완성이라고 어떤 가수가 노래하더니
결국 미완성으로 마감하려나 보다
만났으니 헤어지고 헤어졌으니 다시 만날것이란 희망으로
예수 믿으면 그 이상 바라는 것 없는 것 같다
천국에는 인터넷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