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에게 화답합니다.
ㅡ슬픔을 떨치고 주저 없이 나가련다ㅡ
도올 김용옥,
일찍이 헌법재판소 영감들의 행정수도 이전 불가 판결을 맹폭한 데 이어, 국방부 냉전 군인들의 천안함 발표를 0.0001%도 믿지 못하겠다고 선포했던 그 이, 그가 이번에는 세월호의 충격을 통렬하게 아우르는 격문을 뿌렸다.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사회문제에 정확한 식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바로 지식인이다. 이런 점에서 도올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지식인다운 지식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도올은 임진왜란 때의 선조와 한국전쟁 때 이승만이 벌인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기만적이었던 도피행각을 박근혜 정권의 세월호 참사에 빗대어 질타했다. 물론 세월호 참사는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만 한 대란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보인 이 나라 권력부의 행태에는 선조나 이승만에 못지않은 패륜들이 점철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이 그랬듯이 세월호 참사 역시 물러나야 할 자가 제때 물러나지 않음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더 큰 민족적 환란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씨는 ‘자기도 가족을 잃어 보아서 가족 잃은 슬픔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고 했는가? 이것이야말로 개도 소도 웃을 일 아닌가? 끝없는 엽색행각 끝에 주지육림의 환각파티를 벌이다가 응징 당한 자기 가족의 죽음을 거의 학살 수준으로 수장 당한 여린 원혼들에게 등치시키는 그의 두뇌에는 뭐가 들어 있다는 것인가?
박근혜 씨는 모든 책임을 ‘아랫것들’에게만 돌리고 있다. 그는 무기력한 선장과 선원들을 ‘살인자’로, 하부 공직자들을 ‘철밥통’으로 내몰았다. 심지어 그의 입에서는 현장범인 ‘해경’이나 ‘언딘’조차도 발설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그는 비열하게도 바지총리에게 대역을 맡겨 꼬리를 자르려 했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그랬듯이 자기와 자기 시종들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맹자는, 모르는 아이일지라도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구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 구하지 않는 자는 승냥이에 불과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볼 때 지금까지 박근혜 씨는 물에 빠진 사람들 대신 자기를 포함한 승냥이들만을 구하고자 하는 언동을 일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이 아주 거세된 것은 아니다. 희망은 절망의 심연에서부터 솟아오르는 법이고 질서는 무질서로부터 창출되는 법이다. 한국전쟁 발발 후 가장 약삭빠르게 짐을 꾸린 자들은 정부 여당 관리, 지주, 경찰, 대한청년단 간부, 면서기, 친일경력자, 미군정 참여자들이었다. 이승만 정권은 서대문형무소에서 형을 살던 죄수 중에서도 극우만을 골라 구출하는 기민성을 보였다. 김구 살해범 안두희마저 이때 구출되어 남하한 현실은 한국사회 절망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런 절망적 현실에서도 진정한 의인 역시 적지 않았다. 공직자 또는 지식인으로서, 비겁하게 도망치기보다는 백성과 고락을 함께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잔류한 사람도 있었던 것이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국민을 내버리고 남하하여 개인의 구명만 꾀하는 비겁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고 하며 잔류를 결의했다. 국회의원 조헌영은 반공주의자였지만 “오늘 오전에 국회를 열어 서울을 사수한다고 해 놓고 내가 어찌 서울을 떠난단 말이냐? 시민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서울을 지키라고 해 놓고 내가 어떻게 서울을 버리고 가느냐?”고 거듭 말하며 잔류를 선택했던 것이다.
도올은 격심한 자책감으로 제자들을 따라 죽음을 선택한 강민규 교감 선생님을 거론했다. 우리는 이런 의인이 우발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안다. 강민규 선생님은 조선 망국의 시기에 스스로 목에 칼을 들이댄 민충정공, 절명시 4수를 남긴 채 한 움큼의 아편을 먹고 자결한 매천 황현 선생, 부하를 잃은 자책감으로 스스로 호흡을 중단시켜 숨을 거둔 북로군정서 총재 서일 장군 같은 분들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다.
우리 민족만큼 악인도 많지만 의인도 많은 역사는 없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의인이지 악인이 전혀 아니다. 지금 시간부터 악인은 거세의 대상일 따름이다. 미래의 역사에 그들은 인멸될 것이다. 도올은 우리더러 의인이 되라고 촉구했다. 하여 그는 거리로 나가라고 외쳤다. 도올은 민족 구원의 빛줄기는 있다고 확신했다. 그의 확신을 전폭 지지하면서 우리는 거리로 나간다. 우리는 인도가 아닌 차도를 선택할 것이다.
김갑수.
이숙경이라는
그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젊은 여자가 쓴
"노자를 웃긴 남자" 돌 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석학, 석좌교수
이 석자가
설마 돌석자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