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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서도 국회서도 '쪽잠' 신세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누인 채 쪽잠을 자고 있다. |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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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국조 계획서 채택 불발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됐다.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까지 여야 협상에 진척이 없는 가운데 취재진과 보좌진이 협상장 앞에 대기하고 있다. | |
ⓒ 남소연 |
[6신보강 : 28일 오전 4시 36분]
국정조사 협상 피해 도망 다니는 새누리당
유가족들은 밤새 기다리는데 새누리당은 완전히 입을 닫아버렸다. 세월호 국정조사계획서 협상을 벌이는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협상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측과 협상에 나선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조원진 국정조사특위 간사는 국회 의원회관 2층 회의실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다. 유가족 대표단이 와서 호통을 치고 나서 시작한 협상에서도 조원진 간사는 얼마 안 있다가 자신의 의원실로 올라갔다. 그 후로 1시간가량 나타나지 않았고, 급기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의원실을 찾아올라 가기에 이르렀다.
의원실 앞에서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원실 불이 켜 있고 닫힌 블라인드 틈 사이로 안에 사람이 보이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 일행이 문을 두드리자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숨어버린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약 5분가량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는 조원진 간사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있었고 박 원내대표는 "어떻게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인간성이 어떻게 이래?"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민망한 표정으로 문을 닫았다.
방안에서는 잠시 박 원내대표의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실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근본적으로 (국정조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며 "하나를 해결하면 딴 걸 꼬투리 잡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 채택) 때문에 못하겠다는 거다"라며 "그런 뉘앙스로 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기관채택 문제로 저러고 있다. 기관채택은 국조계획서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라며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또 "지금 시간끌기를 하는 건지... 10분 얘기 하고 가서는 한 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박 원내대표는 여야가 다시 협상을 시작한 오전 3시 30분경부터 30분 가량 회의실에 머물다 오전 4시경 국회를 떠났다. 오전 4시 20분 현재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조원진 국조특위 간사,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현미 국조특위 간사가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
한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머물고 있는 80여 명의 세월호 유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회의실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의 유가족들은 여야의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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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서도 국회서도 '쪽잠' 신세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누인 채 쪽잠을 자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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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8일 오전 2시 10분]
새누리당, 여전히 '증인 명시' 반대
여야가 국정조사계획서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회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의 호통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1시 30분경 여야의 협상에 아무 진전이 없자 유가족 대표단이 협상 상황을 보겠다며 회의실로 들어간 직후다. 회의실에는 "당신들은 정치인 아니야. 정치꾼이지. 아이들 2백 명이 죽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나"라며 ""우리가 어려운 부탁을 했나? 당신들이 이러면 안 되지"라는 절규가 울려 퍼졌다.
전날 오후부터 국회에 머물며 여야의 국정조사계획서 합의를 요구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내심이 다하는 순간이었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국정조사특위 가동에 앞서 계획서에 주요 증인을 명시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회의실을 방문했을 때 협상 주체인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이 들어가고 몇 분 후에 연락을 받고 급하게 회의실로 왔다. 사실상 아무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조사특위 의원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고 있다"라며 "그 이유가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특위 간사 논의를 진행했지만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합의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모든 진상을 밝히려면 반드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인사찰 특위,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에서 증인, 참고인, 대상기관을 사전에 합의하지 못해 국정조사가 파행된 경험을 똑똑히 기억한다"라며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제대로 진상규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전 2시 현재 가족들이 머무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는 불이 꺼졌다. 일부 가족들은 이불을 덮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또 다시 한뎃잠을 자게 된 것이다. 유가족 대표단이 항의한 이후 여야는 협상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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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서 밤 지새운 세월호 유족들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쪽잠을 자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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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8일 0시 39분]
날을 넘겨 기다리는 유가족, 대답 없는 새누리당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들이 국회에서 국정조사계획안 합의를 요구한 지 11시간이 지났다. 가족들은 26일 오후 1시경 국회에 도착해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야대표들과 면담을 하고 즉각적인 국조특위 가동, 조사대상과 증인 채택 사전합의 등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여야협상은 진전이 없다. 가족들이 "여당이 요구하는 것, 야당이 요구하는 것 모두 포함해 국조를 시행하라"라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이 "국조특위 가동 전에 증인을 명시할 수 없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6일 오후 10시 경 가족들은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며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다음 행동에 나설 것을 밝힌 상태다. 이후 새정치연합 측의 요청으로 조금 더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지만 자정을 넘도록 새누리당 쪽에서는 아무 움직임이 없다. 이날 11시 30분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가족들을 찾아와 협상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곧 이완구 새누리당 대표가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함께 가족들을 만나기로 해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그 후로 40여 분이 지나도록 이 원내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라며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후 9시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간 어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다"라고 말했다. 여야가 협상테이블에 앉아서 어떤 논의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직접 이완구 대표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현장에 나와 있는 새누리당 관계자들도 권한이 없어 알고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족들은 이러한 새누리당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그동안 있었던 국정조사에서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한 적이 없었다며 관례상 불가능하다는 새누리당이 사실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가족은 "새누리당은 청와대 결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라며 "가족들이 양측이 요구하는 모든 기관과 증인을 국정조사에 넣을 것을 요구했는데, 법령도 아니고 관례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27일 0시 10분 현재 국회에는 70여 명의 가족들이 남아 있다. 일부 가족들 사이에서 청와대로 가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국회에서 여야 협의 소식을 기다리는 방향으로 의견이 정리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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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오래 기다리시게 해 죄송하다"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 불발된 27일 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상타결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희생자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등에게 협상 난항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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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7일 오후 10시 20분]
세월호 유가족 "박근혜, 악어의 눈물이었나"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여야 합의를 기다리던 유가족들이 다음 행동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오후 9시 50분 현재 이들은 이날 오후부터 여야대표단 면담을 통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 전에 조사대상과 증인 등을 합의할 것으로 요구했지만 여야 논의가 진전이 없자 청와대 항의방문 등 이후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유경근 유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변호사와 함께 여야 특위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협상 장소에 들어갔다 온 후 "양측이 아까의 입장 그대로다. 새누리당은 특위를 시작하고 증인을 정하자는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증인을 정하고 특위를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합의되기 전까지 여기서 한 발짝도 못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현재 새누리당이 국정조사계획서에 주요증인을 명시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김기춘 비서실장 등을 증인으로 세우는 문제를 놓고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다음 행동으로 청와대 항의방문을 거론하는 가족들이 많았다.
유 대변인의 말을 들은 가족들 사이에서는 "계속 기다리지 말고 청와대에 가서 얘기를 하자", "길바닥에서 자자", "대통령이든 국정원이든 다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 "박근혜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나 보다, 쇼 한 것 같다"라는 말들이 터져나왔다. 현재 가족들은 기자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자체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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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들 항의 받는 김재원 의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27일 국회를 방문해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를 즉각 가동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여야가 국조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 불발됐다.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명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피해자 가족들이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질타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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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27일 오후 7시 25분]
김재원, 유가족에게 "협의하겠다" 하고 사라져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들이 국회를 방문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촉구하는 가운데, 여야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조 증인을 계획서에 명시하는 것을 계속 반대하며 가족들의 공분을 샀다. 게다가 가족들 요구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한 여야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회의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석연찮은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가족들은 격분하며 김 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야 간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는 와중에 오후 6시 즈음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왔다는 소식에 급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가족분들께서 심재철 새누리당 국조특위원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상의한 끝에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가족이 심 위원장의 자질 문제를 거론했지만 교체를 요구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 가족들은 "우리가 그런 걸 요구한 게 아니다, 본질을 흐리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 즉각 국조특위 가동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라 ▲ 여야가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 증인, 자료공개, 이를 강제할 방법 채택하고 성역 없는 투명한 국조에 임하라 ▲ 국회 국정조사 요구서, 계획서 채택 형식과 무관하게 위 특위 가동과 증인 자료 공개 등 채택에 사전 합의해 본회의와 국조특위를 같은 날 개최하라 ▲ 국조특위는 업무개시와 동시에 진도 내려가 실종자 목소리 청취하라는 네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국조계획서에 주요 증인을 명시하라는 야당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는 "다 받아 들이겠다"라며 다시 심재철 위원장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가족 분 가운데 한 분이 심각하게 특위원장 문제를 말씀하시기에 불신하신다고 생각해 (교체했다),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시 가족들 사이에서는 "본질을 흐리지 마라, 그만 말해라"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지킬 건 지키면서 말씀해달라. 굉장히 고뇌하면서 말씀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조특위 계획서 합의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을 오히려 더 자극하는 말이 되고 말았다.
김재원 "다른 협의 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가족들 분개
이 자리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있는 것도 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약 한 시간 전 여야 대표단과 가족들의 면담자리에 참석했고, 가족들의 요구로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한 국조특위간사,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당연히 가족들은 김 원내대표가 여야 간 회의 결과를 밝히기 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김 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한 시간 동안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국조특위 간사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이렇게 하는 것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김 수석부대표는 회의실에서 잠깐 나간다고 했다가 방금 전에 들어왔다"라며 "사실 한 시간동안 아무 협의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이어 "어디서 연락받고 와서 심재철 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것으로 해서 특위를 가동하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가족들은 김 수석부대표를 향해 "뭐하는 거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김 수석부대표가 해명을 하려고 하자 "마이크 주지 말아요"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겨우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수석부대표는 "우리당 국조특위 간사(조원진 의원)가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 밖에서 여러 가지 협의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회의를 안 했다고 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조특위를 개최해 증인채택과 조사대상을 논의하면 된다, 이러고 있는 사이 특위를 열어서 협의를 했다면 다른 결론을 얻을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가동 이전에 조사대상, 증인을 사전에 합의하라"는 가족들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의 의견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한 유가족은 "(김 수석부대표가)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증인이 누가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고와 관련된 사람을 분명히 채택해서 청문회를 하라는 말"이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김 수석부대표 자녀가 세월호에 빠졌다고 생각해 봐라"라고 덧붙였다. 그 사이 자리에 있던 이완구 원내대표가 자리를 떴고 가족들은 또 다시 "얘기 안 듣고 어디가냐"라며 소리쳤다.
가족들은 또 다시 여야협의를 요구하면서 "국조계획서 채택이 안 되면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수석부대표가 자리를 떠나면서 상황이 종료 됐으나, 여야 협의가 제대로 진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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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만난 여야 지도부 이완구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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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27일 오후 4시 57분]
'김기춘 증인' 논란 국조 파행...세월호 유가족 분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들이 27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는 여야를 모두 질타했다. 이날 국회는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새 국회의장 선출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이하 국조) 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을 계획서에 명시하는 부분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이견으로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대표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앞으로 국정조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당장 합의를 보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의논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조원진 국조특위 간사,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현미 국조특위 간사 4인이 국조계획서 합의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청문회 증인 명시에 여야 이견... 가족들 "새누리당 양보할 수 없나?"
당초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이날 오후 1시 국회를 방문해 각 의원실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여야대표단 면담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후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해 개최되는 본회의를 참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야 이견으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내부 논의를 벌였다.
논의 결과 가족들은 가족대표단과 여야대표단 면담 대신 여야 대표를 의원회관 대회의실로 불러 이날 국회를 찾은 가족 100여 명 전체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대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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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에 고개숙인 여야 대표단 여야 지도부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이완구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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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여야는 국조계획서를 채택 못한 것과 관련해 가족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전달했다. 쟁점은 국조계획서에 청문회 증인 명시 여부였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있었던 국조에서 그런 관례가 없다며 국조계획서에 조사기관을 명시하고 이후 특위에서 청문회 증인을 결정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새정치연합 측은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지 않고 국조가 진행될 경우 이후 증인채택을 놓고 의미 없는 공방만 벌일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세월호 참사에 의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하고, 책임자가 반드시 문책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 부분은 여야가 이견이 없지만, 새정치연합 측에서 요구하는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자는 것은 그동안 관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사이에 작은 의견차이로 국조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현미 새정치연합 국조특위 간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했다. 김 간사는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국조에서 증인을 명시한 관례가 없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야말로 지금까지 없었던 참사였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루는 국회의 자세도 달라야 한다"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할 때 국조 날짜를 정해놓은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안 하겠다고 세월만 보내면 진실 근처에도 갈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여야의 의견에 가족들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작은 차이라고 얘기했는데, 증인 신청 부분에 대해 미리 선정하고 진행하는 부분에 양보할 생각은 없나"라며 "조사대상에 국정원과 청와대가 포함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또 "진상조사에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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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만난 여야 대표단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에 앞서 나란히 앉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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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한길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조 예비조사과정에서 가족 참여와 함께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범국민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가족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증인 명시를 양보할 수 없는지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국조특위를 열어 합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반복해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면담자리 이후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협상단에 두 가지 절충안을 제시했다. 관련한 논의를 한다고 들었다"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오늘이라도 곧바로 본회의를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후 4시 50분 현재 가족들은 국회 의원회관 각 층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0만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이날 여야가 국조계획서 채택에 합의할 때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을 예정이다.